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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느냐 사느냐… 오직 안경사의 변화에 달렸다
  • 양문규 이사(룩옵틱스)
  • 등록 2017-01-17 12:02:48
  • 수정 2017-01-17 12: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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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다변화•고객 니즈의 변화로 일선 안경원 매출 계속 하락
  • 안경사 전문성 강조한 아이케어 개발이 침체 탈출구


▲ ㈜룩옵틱스 전략마케팅실 이사 양문규

모든 상품과 장소는 그것을 구입하고 찾는 이유가 명확해야 성공할 수 있다. 최근 안경원은 소비자가 찾아야 하는 이유가 조금씩 상실됨으로써 커다란 구조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안경원의 수익 구조는 크게 안경테, 선글라스, 안경렌즈, 콘택트렌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안경테는 이미 오래 전에 라식과 라섹으로 안경을 벗겠다는 여성고객들이 크게 늘어나며 효용성이 떨어지는 아이템으로 전락했고, 콘택트렌즈는 카테고리 킬러로써의 전문숍이 등장한 이후 안경원은 기존의 콘택트렌즈 고객을 잠식당했다.


선글라스도 최근에는 백화점의 노세일을 내세우던 브랜드부터 저가 선글라스까지 할인 공세와 백화점의 각종 프로모션 행사의 영향으로 안경원을 찾는 고객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 마디로 고객에게 안경원을 찾아야할 이유가 시간이 지날수록 적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안경원의 위기 상황은 불리한 고용 조건을 만들고, 그 결과 안경사들의 기피현상과 안경광학과 졸업생이 안경업계 이외의 취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우수한 실력의 안경사를 배출하는 것으로 명망이 높은 경기도의 U대 안경과도 학생들의 취업률 저조에 영향을 받아 올해엔 모집 정원수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대학교는 아예 안광과를 폐쇄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다.


결국 안경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위상이 높아진 안경원을 만들지 못하면 이 같은 이탈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 분명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안경사의 노령화를 촉발시켜 젊은 고객과 호흡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는 등 산업 전체의 노령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를 타개할 방법은 없을까. 2000년 초 한국의 GMS(General Merchandise Store), 쉽게 말해 오늘날의 할인마트는 마케팅 변신의 좋은 사례이다.


1990년대 초기의 할인마트는 열악한 매장 환경으로 많은 양을 묶어서 싸게 판매하는 번들 판매가 기본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홈플러스와 이마트, 그리고 롯데마트 등의 대기업 할인마트는 가치점*의 구현을 비즈니스 전략으로 세우고 마트를 백화점과 같이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혁신해 유명 브랜드의 몰(mall) 형태 입점 시킨 후 편의시설과 다양한 프로모션 제공, 문화 이벤트 등으로 백화점의 지위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백화점이 프리미엄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 등으로 중고가 고객을 상당수 다시 찾아 왔지만, 당시에는 많은 백화점 고객이 할인마트로 발길을 돌리면서 마트가 백화점보다 하루 매출이 높았다.



눈 보호 시장 개발에 적극 나서야

오늘날의 안경원은 히트상품 등을 내세우며 고객에게 반드시 방문해야할 당위성을 주어야 한다. 단순히 값싸고 유행하는 제품을 구비한 수준으로는 고객의 발길을 되돌릴 수도 없고, 안경시장이 괄목하게 성장할 수 없다.


시력이 낮은 소비자에게 안경을 판매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그 시장의 성장속도는 너무나 느리기 때문에 안경사가 새롭게 주목해야 될 다른 시장은 무도수를 이용하는 눈 보호 시장이다.


일본의 진스안경은 2011년 청색광을 차단하는 PC안경을 개발해 대박을 터트렸다. 시력이 낮은 사람을 뛰어넘어 PC를 사용하는 많은 현대인에게 새로운 PC안경을 제시해 누적 판매량이 500만장 이상을 상회할 정도로 빅히트를 기록한 것이다.


사실 안경원은 본연의 기능인 눈 건강에 대한 마케팅을 전개하기에 가장 적절한 장소이고 매개체이다.


비록 자외선을 차단해야 하는 중요성을 소비자가 인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자외선에 노출되면 백내장이나 피부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면 선글라스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자외선을 넘어 가시광선 중에서 눈에 가장 치명적인 것이 청색광이라는 사실을 대중이 인지해야 하고, 또 예전과 달리 휴대폰 등으로 청색광에 대한 노출이 과거보다 수십 배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안경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대부분의 안경원은 안경테를 세척해 주지만, 눈의 세척을 서비스하거나 권장하지 않고 있다. 만일 안경원에서 안구 건조에 가장 큰 원인인 리드를 세척하고, 눈 안마 등으로 눈이 편안해지는 것을 수시로 서비스해준다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까.


또한 눈 피로도를 측정하거나 눈에 대한 배려를 코칭해 주는 안경원이 있다면 고객은 무엇을 느낄까. 아마도 눈 건강에 대한 고객 문진이나 검안에 대한 세심한 상담을 진행하면 고객은 이 안경원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이 신뢰도가 안경테와 선글라스에 대한 신뢰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안경원 고유의 업무를 확대하는 서비스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만이 현재의 백화점과 면세점, 그리고 경쟁 안경원과의 출혈경쟁을 종식시키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안경원 대부분이 아무리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사은품을 고객에게 제공해도 매머드급의 백화점과 면세점을 이길 수는 결코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고객의 눈 건강을 세심하게 케어하고 상담하는 안경원이라면 안경과 선글라스의 가격이 큰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안경업계 모두가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안경원의 성공은 별다를 것이 없다. 오로지 본연의 업무를 경쟁력 있게 개발 운영할 때 그 공간의 주역인 안경사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우리의 고객들도 안경원을 분명하게 인정할 것이다.


이제 안경사 손에는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계속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면서 근원적으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해 재도전할 것인가의 두 가지 방법이 놓여 있다.


선택은 오직 안경사의 몫이다.




*가치점(價値店, value store) : 백화점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할인점보다는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파는 새로운 개념의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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