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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연기만도 못한 국내 안경가격
  • 김태용 기자
  • 등록 2024-04-30 17:51:57
  • 수정 2024-05-02 08: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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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만원짜리 안경 2년간 착용할 때 담뱃값은 2년간 평균 2백4십만원 지출
  • 일선 안경사들, ‘안경가격 최저 10만원 이상 받자’ 한목소리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 성인 남성의 평균 흡연률은 약 34.7%(2021년 기준)이고, 하루 흡연량은 평균 15.2개비로 나타났다. 

 

국산 담배 한 갑의 가격이 대략 4,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3,420원을 담배연기로 태워 한 달간 흡연에 들어가는 비용은 102,600원에 이른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 달에 10만원 이상을 담배연기로 날리는데 비해 국내의 일반적인 안경가격은 고작 2만원에서 5만원에 불과해 한 달치 담뱃값도 안 된다. 

 

인체의 소중한 시력을 보전하는 안경의 가치가 담배연기만도 못한 것이다. 

 

더구나 국내의 안경 평균 교체주기가 2년임을 감안할 때 2년간 안경 구입에 5만원을 사용하는 반면, 담뱃값은 2년간 무려 2,462,400원(월102,600×24개월)이 소요된다. 

 

국민의 시력을 보전하는 의료기기인 안경이 담뱃값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안경가격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최저가격인 것은 몇몇 나라와 비교해도 금세 알 수 있다.

 

미국 소비시장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소비자협회의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의 ‘평균 안경가격(2019)’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장에서 도수안경의 평균가격은 검안료 140달러(약 19만 2천원)를 추가해 약 203.6달러(약 28만 2천원)이다. 

 

이 안경가격이 2019년 조사임을 감안할 때 현재의 가격은 이 보다 훨씬 높을 것이란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영국의 안경가격도 우리보다 훨씬 비싸다.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NHS(National Health System, 국가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아 시력 검사료는 들지 않지만, 안경 프랜차이즈인 스펙세이버즈(Specsavers)의 경우 도수안경의 평균 가격이 200~220파운드(약 34~38만원)이고, 

 

영국의 최대 안경 프랜차이즈인 데이비드 클라우드(David Clulow)도 웨일즈 지역에서 2018년도 평균 안경가격이 183파운드(약 31만 6천원)으로 우리나라보다 6배 이상 비싸다. 

 

일본의 안경가격도 우리나라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다. 

 

도쿄상공리서치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일본 관서지방에서 안경테와 안경렌즈를 포함한 평균 안경가격은 약 2만엔(약 17만 3천원)으로 나타났다. 

 

근래 일본시장이 진스와 조프 등 저가 안경체인의 득세로 ‘가격 적정선이 무너졌다’고 아우성이지만, 이 역시도 가격을 비교하면 한국 안경이 얼마나 저가에 형성돼 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저가격의 안경을 대량 생산하는 중국도 안경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편이다. 

 

중국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엔 ‘베이징의 안경가격은 얼마인가’란 문의가 올라와 있는데, ‘일반 도수테는 500위안(약 9만 7천원) 정도이며, 고급품은 1,000위안(약 20만원) 이상’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 

 

결국 한국의 안경가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게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안경가격, 외국에 6분의 1 수준 불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최하 0.4%(2019년)에서 최고 5.1%(2022년)까지 평균 2.6%를 기록하고 있다(표1 참조).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월에 발표한 2022년 1월과 12월의 ‘8대 외식품목 평균 가격’, 즉 1년간의 물가 상승을 비교하면 ▶자장면 가격은 5,769원에서 6,569원으로 12.2% 상승했고 ▶삼겹살은 16,983원에서 19,031원으로 10.8% ▶김밥은 2,769원에서 3,100원으로 10.7% ▶삼계탕은 같은 기간 14,308원에서 15,923원으로 10.1%, ▶칼국수는 7,769원에서 8,538원으로 9% 상승했다. 이 밖에 ▶비빔밥(7.9%), ▶냉면(7.8%), ▶김치찌개(5.9%) 등 주요 외식품목 모두 연초와 비교해 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처럼 모든 생활물가가 1년 만에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과 달리 안경가격은 인상은커녕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기이함을 보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30년째 안경원을 운영 중인 한 원장은 “1998년경에 일반 메탈테는 적어도 5~7만원 사이에 판매했는데 지금은 이 금액을 받기 힘들다”며 “지금 많은 안경원들이 유지되고 있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말했다(표2 참조). 

 

사실 수년 전부터 현장에서 근무하는 대다수 안경사들은 턱없이 저평가되고 있는 안경의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비록 주변 안경원과의 경쟁으로 안경사 스스로 가격을 떨어트렸지만, 연평균 물가상승률과 인건비, 각종 물품비 등의 인상으로 안경 최저가격이 10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경기도안경사회의 제21대에서 부회장을 역임한 용인시의 한 원장은 “전체적으로 가격 인상이 힘들면 분회 단위로라도 도수테를 최저 10만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여론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일선 안경사들은 앞다투어 안경의 가치와 효용성, 또 최소한의 전문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안경의 가격이 최소 10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국내의 안경가격이 담배 한 보루의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 안경사들이 안경의 최저 가격이 10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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