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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면세점 對 가라앉는‘안경원’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5-04-30 20: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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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점 사업권 입찰 앞두고 안경업체들 입점 경쟁… 아이웨어 공룡 면세점 확대 설치로 안경원 먹구름
15년만인 오는 6월 1일에 새로 허가가 나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을 앞두고 대기업 간의 면세점 대전(大戰)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세청이 올해 중에 면세점 3곳을 서울에 추가로 허용키로 하면서 호텔롯데, 호텔신라, SK네트웍스 등 기존 사업자는 물론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등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관세청은 신규 면세점 3곳 중 2곳은 대기업에, 1곳은 중소기업에 사업권을 줄 예정이다.

관세청은 6월 1일까지 신청을 받아 7, 8월 중에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현재 서울시내에는 롯데 소유의 3곳과 신라, 워커힐, 동화 등 총 6곳의 면세점이 있다. 호텔롯데의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은 비싼 임대료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2% 정도 밖에 안 되지만, 시내면세점은 10%를 상회한다”며 “현재까지 입찰을 위한 대강의 밑그림은 그려놨고, 다음 달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지정되는 온라인 면세점에도 불길이 옮겨 붙으며, 아이웨어 업체들의 눈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백화점과 함께 선글라스의 주요 구입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면세점 입점은 커다란 사업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해 업체들마다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면세점만 유일하게 두 자리수 성장
정부의 면세점 추가 지정은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해외여행 붐에 따라 세계 면세점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2013년 세계 면세점 시장 1위(매출액 기준)인 한국을 찾은 유커 중 63.6%가 1인당 500달러(한화로 약 53만원) 이상 쇼핑을 했는데, 이 가운데 60%가 면세점을 쇼핑 장소로 선택했다. 한국관광공사는 2020년 ‘유커 1500만 명 시대’가 오면 이들이 한국에서 쇼핑에 쓰는 돈은 3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뛰어난 성장성 때문에 주요 유통업체들은 면세점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로선 면세점이 거의 유일하게 안정적 성장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돌파구로 판단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규모는 총 7조 5천억원으로 2013년보다 10.3% 증가했다. 면세점 시장규모는 ▶2010년 4조 5천억원 ▶2011년 5조 3천억원 ▶2012년 6조 3천억원 ▶2013년 6조 8천억원 ▶2014년 7조 5천억원 등으로 최근 해마다 두 자리 수 안팎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신규 출점효과를 배제할 때 백화점과 마트의 매출 증가율이 2~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면세점 영업이 얼마나 매력적인 시장인지 알 수 있다.

국내 안경시장의 규모가 1조 6천억원(통계청, 2013년)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면세점은 이보다 80% 가까이 더 큰 시장으로써 대형 유통업체들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안경시장에서 안경원 입지 갈수록 위축
여기에 현대백화점과 한화갤러리아 등은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 동시에 온라인 면세점을 오픈할 것으로 알려져 안경업계에서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재 온라인 면세점은 롯데, 신라, 그랜드, 신세계, 동화, 워커힐 등으로 지금까지 면세점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안경업체는 확인된 업체만 7곳 이상이다.

국산 하우스브랜드를 유통하는 서울의 한 업체 관계자는 “업계 통계를 보면 면세점 이용고객의 40% 이상이 온라인 면세점을 이용하고, 따라서 면세점 입점은 사업적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라며 “면세점 선정을 노리고 있는 해당 업체와 올해 초반부터 온라인 입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세점 입점에 매달리는 업체들을 바라보는 안경사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면세점에 많은 수의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안경원의 입장에서 면세점 입점에 열정을 쏟는 업체가 곱게 보일리 없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안경사는 “구입은 면세점에서 하고, 피팅은 안경원을 찾는 고객들이 많은데, 이 같은 시장 변화는 결국 안경원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드는 것이어서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에서 면세점이 3곳 더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경사가 가져갈 몫이 줄어드는 것을 뜻하고, 그 결과 안경원은 전문성을 배가시키는 기능성 렌즈, 안경의 조제•가공 등 타 유통처가 손댈 수 없는 전문성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상이 숨가쁘게 변하면서 안경의 유통도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Tip. 온라인 면세점?
면세점은 공항 면세점, 오프라인 면세점(시내백화점, 호텔 등에 위치), 온라인 면세점 등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면세점은 출국 일정이 확정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면세점의 경우 온라인에 올려진 제품을 보고 결제를 한 이후 오프라인에서 해당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데, 제품 받는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의 출국심사대 밖에 있어 출국할 때 받게 되어 있다. 그 외 수령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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