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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까지 성큼 들어온 인터넷‘해외직구’
  • 특별취재반
  • 등록 2014-07-31 16: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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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소비자들 해외직구로 전 세계 유명 아이웨어 손쉽게 구입… 중국 사이트서 국내 인기 브랜드 G아이웨어 해외직구로 저렴하게 구입
 
인터넷을 이용한 직접구매(인터넷 직접 구입)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는 가운데, 해외 인터넷 직구가 안경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일반인들에게 유독 인기를 보이고 있는 패션분야 이외에 선글라스를 비롯한 아이웨어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인터넷에서 아이웨어의 해외직구는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본지는 최근 인터넷 직구와 관련된 기사를 취재하던 중 놀랄만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사이트인 타오바오(http://i.taobao.com)에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젠틀몬스터(GM)의 컬렉션이 절찬리에 판매 중인 것을 발견한 것이다.

처음에는 GM이 중국 시장에 진출, 국내처럼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GM은 지금 현재도 중국에 일체 유통을 하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타오바오에서 영문으로 GM을 검색하면 제품을 48개씩 떠오르는 창이 거의 50페이지가 연달아 나올 정도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검색 상품이 무려 2,000여건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 진출하지도 않은 GM이 타오바오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지는 이들 제품이 정상품이 아닐 것이라는 의심을 갖고 해외직구로 제품을 직접 주문했다.

주문 제품은 최근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극중에서 착용한 GM의 선글라스였다.

중국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많은 유사품과 카피가 유통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단순한 호기심에서 인터넷 직구에서 제품을 주문한 것이다.
해외직구 시 국내가격보다 1/10 수준 구입

그러나 인터넷 직구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포탈에서 인터넷 직구를 검색하자마자 역시 각종 팁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걱정했던 언어 문제도 구글이 해결해 줬다.

구글에서 타오바오를 검색한 후 접속하면 바로 한글로 번역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포털사이트의 블로거들의 친절한 포스팅의 도움을 받아 중국의 배송 대행지를 통해 물건을 받고, 다시 한국으로 재배송 받기로 했다.

이러한 모든 주문과정은 대략 다섯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으나 한번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주문시간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

본지가 주문한 GM의 선글라스는 3종류로 Ro*** Holi***, A** Wi**, The absol***.**이다.

다만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는 모델들의 가격은 각기 달랐는데, 본지는 최저 가격대는 피하고 중간 가격대 이상의 제품만 골라 주문했다.

참고로 이 모델들은 현재 GM의 공식 사이트에서 개당 20만원대에 판매되는 고급 모델들이고,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3가지 제품을 구입하려면 소비자가 총 64만원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타오바오에서 결제한 3품목의 가격은 123위안(20,295원), 199위안(32,835원), 278위안(45,870원)으로 총 600위안(99,000원)이 들었다.

배송도 중국내 배송 대행지로의 배송료 22위안(3,620원)을 포함해 총 622위안(102,630원)이 들었다.

그러니까 국제 운송료로 미화 13.85달러를 포함하더라도 제품까지 총 12만원 내외, 즉 국내 가격의 18%만 투자하면 GM 선글라스를 세 종류나 구입할 수 있었다.

제품을 받는 기간은 상품 결제일로부터 7일간 중국을 거쳐 본지에 배달되는 2일 등 총 9일이 걸렸다.

더구나 택배상자를 열었을 때 깜짝 놀랐던 것은 주문한 선글라스 이외에 케이스와 클리너, 심지어 인증서까지 갖춘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물론 진품 여부는 미확인).

그러면 이 제품들이 진품과 동일한 것이라고 가정할 때 어떤 경로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것일까.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중국에서 안경제조업에 종사하는 업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이들 제품은 모두 GM사가 과거에 거래했거나 현재 거래 중인 공장에서 제조돼 유통하는 것’으로 모아졌다.

과거에 GM을 거래하던 공장에서 아직까지 이곳에서 기존 제품들을 계속 생산하든지 아니면 현재 거래하는 공장에서 뒤로 빼돌려 중국에서만 유통하는 제품일 수 있다는 의견들이었다.

이로써 GM이 중국 시장에서 생산관리에 구멍이 생기고 실패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제품 주문 후 9일이면 안방에 도착

해외직구는 GM에게도 뼈아픈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정식 라이선스로 중국에 진출하기 전에 이미 동일한 브랜드의 제품이 중국에서 버젓이 자신들의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십분의 일에 불과한 초저가에 인증서까지 포함된 동일한 진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가 해외직구를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이번 제품들처럼 셀룰로이드나 아세테이트로 생산된 프레임은 중국의 어느 공장에서나 만들 수 있는 재료이다.

더구나 GM처럼 특유의 로고플레이에 의존하는 아이웨어는 훨씬 더 생산과 판매에 유리하다.

하지만 진정한 피해자는 GM을 출시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안경업계와 일반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GM은 국내에서 몇 년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홍익대학교 앞쪽에 쇼룸을 오픈하면서 그동안 안경업계에서는 볼 수 없던 현란한 퍼포먼스를 펼치며 소비자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젠 홍대거리의 볼거리가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될 정도로 성공을 거둔 기업이 된 것이다.

이런 인기 여파로 일선의 안경사들은 앞 다투어 GM의 제품을 구비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까지 되다보니 소매업자나 소비자 모두가 안절부절하며 제품을 구입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GM은 거래하는 거의 모든 안경사에게는 벌크로 물건이 나오기도 전에 선금을 받아놓고 있으며, 제품도 약속 시간에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반 소비자들은 예약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마냥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3~4시간 정도만 인터넷 직구에 시간을 투자하면 국내 소비자가의 십분의 일의 가격으로 G브랜드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제 누군들 일반 안경원에서 G브랜드의 아이웨어를 구입하겠는가.

또 상당기간 G브랜드를 믿으면서 고통을 감수한 특약 안경원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본사의 철저한 브랜드 관리가 중요

이번 취재로 확인된 것은 브랜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또 브랜드 관리는 무형적 관리와 유형적 관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무형적 관리는 브랜드 사업 시작단계 때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 초기에 국내 시장에 집중하여 국내에 매몰되면 정작 안정 단계인 해외 진출 시 이미 자사의 고유 브랜드가 현지 생산업체나 제3자에 의해 등록되어 정작 자신의 브랜드는 해외에 판매할 수 없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의 안경제조업자들은 항상 한국을 예의 주시하면서 한류를 역이용한 돈벌이로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또한 브랜드가 특정 로고에 너무 의지하면 브랜드가 양날의 검을 든 것처럼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정 로고의 로고플레이는 직관적이어서 일단 인기가 높아지면 로고만 새겨도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의 구매력이 떨어지면 로고가 들어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외면 받을 수 있다. 특정 로고는 유사품을 만드는 대상이 되기도 쉽다.

브랜드 관리는 제조와 유통에 실익을 주는 실질적인 관리가 되어야 한다.

아이웨어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공장들이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지 오래이다.

전 세계 아이웨어 시장을 호령하는 룩소티카나 사필로 등 굴지의 회사들도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 일부 생산하는 아세테이트 계열의 프레임 역시 중국에서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의 제조환경은 거래하는 공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다른 루트를 통해서라도 완성품을 유통시킬 수 있는 시장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웨어를 생산하는 업체는 보다 더 철저한 유형적 관리가 필요하며,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아이웨어를 개발해야 한다.
해외직구에 날개 달아준 조치로 판매율↑

GM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상당한 네임밸류를 확보하고 있는 여러 브랜드가 인터넷 직구로 절찬리에 팔려 나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온라인 마켓 플랫폼인 ‘아마존’에서는 근래 안경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R브랜드의 214** 컬렉션의 경우 115달러(한화로 약 11만 6천원, 배송비 4.95달러(약 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시안 피팅 컬렉션으로 이번 여름 트렌드세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 모델은 현재 서울지역의 안경원에서 평균 18~25만원, 평균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래 최대 트렌드인 미러렌즈를 장착한 크리스털 브라운 핑크의 미러렌즈 선글라스는 무료배송의 혜택까지 더해 안경원보다 약 40% 이상 저렴한 112.95달러(약 12만 4천원)에 팔리고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 일반 안경원은 인터넷 직구와 경쟁할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지난 4월초 정부는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통해 독과점적 소비재 수입 개선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국민의 이익과 편의를 고려한 이 회의는 수입가격 공개, 병행수입, 해외직구 활성화로 수입공산품 가격의 10∼20% 인하를 유도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지난 14일부터는 해외직구 물품을 반품할 경우 관세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수출신고를 해서 이미 지불한 세금도 돌려받는 규정도 신설했다.

그야말로 정부가 앞장서서 해외직구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웨어의 해외직구는 가뜩이나 소비감소와 객단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안경업계에 새로운 고민꺼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안경가격의 노출도 문제지만 가격 하락의 빌미로 작용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안경업계에 보다 철저한 브랜드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편집자 주
이번 취재는 해외직구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또 안경업계에 적지 않은 후폭풍을 가져올 수는 이번 취재 결과를 기사화한 것은 해외직구로 피해 받고 있는 안경원과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이다.

본지는 업체들이 철저한 브랜드 관리를 통해 국내 안경산업의 기반이 더욱더 두터워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기사화 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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