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경렌즈도매협회 긴급이사회 상보
안경렌즈 도매업체들이 뿔났다. 체인본부 안경원에 공급되는 자가(自家) 렌즈 때문이다. 일명 PB(private brand) 안경렌즈에 대해 해당 도매업체들은 한국안경렌즈도매협회(회장 김영환, 이하 안도협)를 중심으로 즉각 중지해야 한다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안도협은 지난 14일 도매업체 대표 10여 명이 남대문 아시아광학 사무실에서 긴급상임이사회를 갖고, 국산 PB 렌즈의 공급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또 각 생산업체에 PB상품의 즉각적인 공급 중단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전체 회원 명의로 발송키로 결의했다.
안도협 회원사들의 보기 드문 이 같은 행동 통일은 PB상품이 도매업체 매출에 직격탄이 됨으로써, 이번만큼은 그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어물쩍 넘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안도협의 이 같은 일사불란한 행동 통일은 지난해 12월 15일 가진 연말총회 결의에 따라 각 회원사에 ‘PB상품에 대한 안도협의 결정에 동의하며 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동의서를 보냈을 때, 전국 도매업체로부터 100%에 가까운 동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물샐틈없이 뭉치면서 막강한 힘이 축적됐다는 뜻이다.
사실, 안도협은 연말 총회 직전 제조업체에 PB 안경렌즈 공급을 중단하는 협조 공문을 제조업체에 발송했다. 그러나 여전히 프랜차이즈에 제조업체들이 PB상품을 공급하자 보다 강력한 제지 방안을 협의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회원사… PB 안경렌즈 대응에 한 목소리
이번 긴급이사회와 관련해 안도협의 김영환 회장은 “모든 회원사들은 도매업체 매출을 곤두박질치게 하는 근본 원인이 PB상품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며 “도매업체 대표들이 안도협을 중심으로 PB상품을 계속 공급하는 생산업체와는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초강경 대응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 회장은 “이미 안도협은 제조업체들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들과의 회합에서 도매업체들의 입장을 전달, 관련 회사 대부분이 도매업체의 애로점을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결국, 전국 안경렌즈 도매업체들은 그동안 ‘싱글비전만 PB로 하고, 나머지는 자제해 달라’는 요청에 제조사들이 일정 부분 협조를 해왔었다. 그러나, 연초 모 프랜차이즈에서 Rx PB상품이 출시되면서 도매업체를 자극, 더 이상 용인하면 자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안도협의 한 업체 대표는 “지금 PB상품을 확실히 매듭짓지 못하면 모든 안경렌즈가 프랜차이즈로 확대될 것이 분명하고, 그 결과 도매업체의 생존은 끝나는 것”이라며 “PB상품은 도매업체에게는 살갗을 파고드는 흉기로써 이는 반드시 업계의 공동 발전과 상생 차원에서 근절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PB (private brand) 상품이란? |
‘판매업자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상표’로써, 현재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체인 안경원에 필요한 제품을 제조사에 직접 주문•공급받아 이를 체인 안경원에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