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바꿉시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즐겁게 마련하는 송년회. 안경업계 역시 유난히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를 정리하는 송년회 모임이 한창이다.

그러나 기분 좋게 참가하고 준비하는 송년회 때만 되면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는 유통업체 대표들. 일부 안경원에서 연말을 맞는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협찬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직원들을 위한 연말 선물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의 한 도매업체 대표 A씨는 거래 안경원 4곳에서 송년회 협찬 요청을 받았다며 “과거에는 다소 여유가 있었지만 올해처럼 매출이 30% 이상 급감한 때에 협찬 요청을 받으면 큰 부담이 된다”며 “그렇다고 거절할 수만은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B 업체 대표도 “소위 큰 안경원 은 어쩔 수 없이 협찬을 하고 있을 뿐 나머지 안경원은 어려운 사정 이야기를 하면서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가 몇몇 업체에 확인한 결과, 협찬 요청을 받은 업체들 대부분이 어쩔 수 없이 협찬하고 있지만 애로점이 많다고 실토했다.

현재 안경업계는 이 같은 연말 회식에 대한 협찬 문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유통 분야의 경우에는 관행처럼 협찬 요구가 일반화됐을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안경원 입장에서는 한 업체에 한 번 부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업체로서는 보통 10여 곳에서 협찬 요구를 받는다”며 “올해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이런 협찬 요구를 받으면 괴롭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대형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K원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여름휴가나 야유회, 기타 직원 회식 시 거래업체에 어떠한 금품 요구도 하지 말 것”을 지시한다며 “결국 업체가 물건을 팔기 위해 안경사에게 뒷돈을 주거나 회식 같은 때 협찬을 하는 것은 그 비용이 물건 값에 다 포함되기 마련”이라면서 업계에서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