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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비전 제로’ 프로젝트
  • 김현선 검안사
  • 등록 2023-06-15 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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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률 제로 목표로 추진
  • 국내도 안경사 참여 등 사회적 합의 필요

고령 운전자 관련 교통사고 방지를 위한 유럽연합(EU)의 운전면허 개혁 프로젝트인 Vision Zero 법률 초안은 아직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5년마다 시력검사를 의무화하는 비전 제로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률을 절반 이하로, 그리고 2050년까지는 제로를 목표로 한다. 

 

EU 위원회는 현재 이 야심찬 목표를 위해 무엇보다 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운전 및 시력검사를 의무화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법과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EU의 법률 초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안경사 관련 사항을 논의하고자 한다. 

 

올해 3월 1일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법률 초안에 따르면, 무엇보다도 고령 운전자들에 대한 표준 도로주행 테스트가 도입될 예정이다. 

 

70세 이상인 사람은 최장 5년 동안 유효한 운전면허증만 받게 되고, ‘의료 검진 또는 재교육 과정을 포함한 기타 특정 조치’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EU의 계획에 따르면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려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자동차 운전에 충분한 시력과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시력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검사를 말한다.

 

그러나 유효한 시력 검사기관이나 검사자에 대해서는 초안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에 독일의 안경사 및 검안사중앙협회(ZVA)의 법률부서 책임자인 카스텐 슈미트는 공인된 운전면허시험자인 안경사도 검사자의 자격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 부분이 누락되었다는 것은 ZVA 및 다른 EU 회원국의 안경사협회와의 조정 후 유럽검안 및 광학협회(ECOO)에서 성명을 낼 예정이라 밝혔다.

 

이번 법류 추진은 EU 차원의 변화라는 점과 개별 회원국의 안경사 업무범위가 크게 다른 점이 시력 검사자에 대해 명확히 언급되지 않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법률 초안은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비판할 여지가 있다. 

 

첫 번째로 운전면허증 소지자의 자체 평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운전자는 보통 일반적으로 본인의 시각적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공식적인 시력검사를 계획한다. 

 

이는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검사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두 번째로 미교정 시력은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시기나 나이와 상관없이 운전 적합성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70세로 규정하기보단 나이에 관계없이 정기적인 시력검사가 필수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편 관련 법안에 대해 독일의 최대 시민연합인 VDK는 ‘70세 이상의 운전자에 대한 필수 체력 테스트는 연령 차별에 가깝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유럽 최대 자동차연맹인 ADAC 또한 프로젝트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ADAC은 건강 상태가 운전 능력을 제한할 수 있지만, 이는 모든 연령대에 해당되는 사항이기에 특정 연령대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독일의 한 월간지에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의 응답자 100%가 정기적인 건강 검진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한 만큼 참여자의 연령대가 프로젝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젊은 세대일 것이기에 조사결과를 신뢰하긴 어렵다. 

 

이미 65세나 70세 이후에 운전면허증을 갱신해야 하는 영국이나 스페인 등이 있지만. 비전 제로 프로젝트가 모든 회원국에서 시행되기까지는 아직 합의가 더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제도 시행 전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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