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가격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얼마나 될까?
80%? 아니면 50%? 그러면 안경착용인 10명 중 안경가격을 신뢰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10명 아니면 1명?
우리나라 안경원의 할인경쟁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할인경쟁으로 소비자 불신은 물론 시장 왜곡현상까지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안경원이 치열한 할인경쟁을 벌였음에도 아직까지 시장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국내에서 안경 못지않게 가격경쟁이 치열한 산업이 아이스크림과 아웃도어용품이다.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빙과업계는 스스로 수년째 권장 소비자가격을 표시하며 가격정찰제를 추진했지만, 아직도 아이스크림 가격은 판매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소비자들이 파격적인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구입하고도 비싸게 구입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격 불신이 큰 곳이 빙과업계다.
시장조사 업체인 닐슨코리아는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2015년에 2조184억원이었으나 2018년에는 1조6322억원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아이스크림을 대체하는 식품이 많이 늘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빙과시장은 업체 간의 가격경쟁으로 해마다 침체하고 있다.
아웃도어업계의 매출 하락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오랫동안 업체 간의 가격경쟁이 깊어지면서 아웃도어의 구입을 망설이고 관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어느 곳에서 더 싼 가격에 판매하는지 살피며 구입을 꺼리는 것이다.
업체 간의 가격경쟁이 결국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그 결과 전체 아웃도어 시장은 2018년 마이너스 3% 하락한데 이어 2019년 상반기는 5% 이상 감소폭이 늘어났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가열된 가격경쟁이 역성장을 일으킨 것이다.
지금도 아웃도어의 판매처들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이유로 전국 곳곳에서 70~80%의 연중 파격가 할인경쟁을 벌이고 있다.
안경원의 매출을 떨어트리는 주요 요인도 안경원 간의 가격경쟁이다.
국가공인 안경사로서 전문성으로 경쟁해야할 안경원이 가격경쟁으로 시장을 스스로 망가트리고 있다.
국가공인 면허자가 재래시장에서 콩나물 장사하듯 비닐봉지에 안경을 쓸어 담듯이 안경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길거리 노점상의 안경 판매상들도 제 살 깎아먹는 세일을 하지 않는데, 안경원 스스로 가격경쟁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안경을 제값 주고 구입하면 바보’라는 이야기가 이미 안경착용인들 사이에 폭넓게 퍼져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파격세일’ ‘왕창 세일’이라는 안경원 광고문구에 현혹되지 않는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구매욕구가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은 안경원을 신뢰하지 못해 인터넷에서 안경을 구입하고 있다.
젊은층 소비자들이 안경사와 가격 흥정이라는 불유쾌한 일을 벌이기보다 가격이 정확하게 표시된 인터넷에서 안경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소비자 스스로 자신이 구입하고 싶은 안경을 가격의 높고 낮음을 비교하며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안경원의 영업 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황폐해지고 있다.
이런 황폐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안경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큰 몫을 차지한다.
그래서 안경사들이 시급하게 개선해야 될 점은 고객과의 신뢰감 형성, 즉 안경의 가격정찰제 판매이다.
이제 안경원은 가격경쟁이나 저가격 판매보다 정확한 안경 조제로 승부해야 한다.
안경원의 쉼 없는 발전과 안경사의 전문성 확보의 출발점은 바로 가격정찰제 판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