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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돈은 쌈짓돈?
  • 본지 허선
  • 등록 2018-01-31 21: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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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태생의 시인 T. S. 엘리엇이 지은 황무지라는 시의 서문이 문득 생각났다


이 시의 서문은 <</span>한 번은 쿠마에서 나도 그 무녀가 조롱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어요. 애들이 무녀야 넌 뭘 원하니?’하고 물었을 때 그녀는 대답했어요. ‘죽고 싶어>이다.

 

이 시는 한 무녀가 젊었을 때 아폴로 신의 사랑 덕분으로 예언하는 능력과 반영구적인 생명을 얻었지만, 영원한 젊음을 얻지 못해 끝내 늙어서 몸이 쪼그라든 채 작은 항아리에 갇혀 세상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시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죽어서 재생하길 바라는 한 무녀가 죽음도 자기 마음대로 못한 채 힘들게 부질없는 삶을 이어간다는 뜻일 것이다.

 

그동안 본지는 황무지의 서문처럼 협회 집행부를 지적하는 기사를 적잖게 보도해 왔다. 그러면서 더 이상 불미스런 기사를 쓰지 않기를 바래왔다. 심지어 어느 때는 협회를 일부러 외면도 해보고, 어느 때는 쇠귀에 경을 읽는 것이 났겠다며 체념도 했었다.

 

본지가 협회 집행부를 미워해서 일부러 지적한 것이 아니었기에 때때로 눈감고 귀 막고 싶은 때가 많았었다. 더구나 본지는 19대 집행부의 임기 마지막 달까지 잘못을 지적하는 기사를 적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현 집행부는 끝까지 본지에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태를 제공하고 말았다.

 

협회 중앙회에 대한 정기감사에서 집행부 수뇌부가 하나카드 수수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일반 회사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 협회에서 그것도 집행부의 임기 막바지에 불쑥 터져 나온 것이다.

 

더구나 전국의 회원들이 힘을 합해 사용한 카드에서 얻어진 수수료를 사용하려면 정기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도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협회 수뇌부가 이를 무시한 채 1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회의 한번 없이 무단으로 빼낸 것이다.

 

더구나 기가 막힌 일은 카드 수수료가 저축된 통장을 제출하라는 중앙회 감사들의 요구에 집행부 수뇌부가 통장이 없다. 잃어버렸다. 아니 다시 찾았다고 그때그때 말을 달리하며 변명을 늘어놓았다니 이런 황당한 일도 없다.

 

협회비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단돈 1원이라도 사업계획서에 의거해 정확히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 사업계획서에 없는 일이 부득이 발생해 예산을 전용하려면 이사회의 의결 등 정식 절차를 거쳐서 집행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그렇지 않고 임원 몇 명이 입을 맞추고 협회 자금을 인출하는 것은 누구도 묵인할 수 없는 범법행위이다.

 

지금 일선의 안경사는 심각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오는 8월부터 저도수 근용안경이 온라인 판매를 기다리고 있고, 뒤이어 콘택트렌즈까지도 이 안에 포함될 수 있는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몰려있다.

 

이런 처지에서 협회의 핵심 수뇌부가 협회 자금을 무단으로 전용하는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참으로 기막힌 일이 막판에 또 터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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