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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사법 개정 공헌’… 조직 연결에 솔선수범
  • 우암 문윤서
  • 등록 2011-05-03 13: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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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후배 완충 역할에 기여한 정순원 고문, “생존 원로에 대한 존경심이 업계 육성발전의 출발점”
 
대책위원회 정순원 간사

범 안경인 안경사법 대책위원회 김호곤 위원장이 계서제(階序制)로써 조직 내에서 종적인 지휘 체계를 주도하는 조직화 원리라면, 간사 중책을 맡은 정순원(84)씨는 횡적인 연대와 협력관계를 강조하는 조직원리로써의 연결망(network)이라 할 수 있다.

황해도 영산 구월산 산록(山麓) 아래서 태어나 돛단배만 드나드는 오리포를 내려다보면서 자란 순원 소년은 일제치하에서 당시에는 극히 보기 드물던 사립 광선보통학교를 다녔다.

‘어떻게 하면 자라나는 세대에 민족혼을 불어 넣어 빼앗긴 땅을 다시 찾느냐’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 선생님들 중에는 전문학교 강사들도 있었다.

종교계통 사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가업인 정미소를 돌보다가 1•4후퇴 시 홀 어머님만 고향에 남겨둔 채 운 좋게 부부가 함께 사선을 넘어왔다. 뒤따라 두 아우들도 뿔뿔이 흩어진 채로 남하하여 피난길 노상에서 해후의 기쁨을 맛보았노라고 회고하는 정순원 씨.

그 후 오산비행장에 일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잡은 일터가 호구는 면하게 했었지만 생존을 기워가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험난한 피난생활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에 계시는 자형이 서울로 오기를 권유해 온 것이다.

중구 쌍림동에서 자형과 함께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그럭저럭 생활의 기반을 잡아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던 일이 벌어졌다.

자형이 채권관계를 인수한 것이 안경점의 물건과 비품들이었다. 억지로 떠맡게 된 안경테와 렌즈를 어떻게 재활용하느냐하는 방안을 모색하여 얻은 결론이 소매점을 차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린 것이 종로 YMCA 前터 건물이었다. 소매점에서 터득한 것은 안경의 핵심은 렌즈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유분방한 성품이 샛강에 낚시를 드리우고 앉아 있기에는 너무나 갑갑했다. 대강(大江)으로 원도(遠道)에 나선 것이 렌즈수입이었다.

소매점을 할 때 일이다. 서울서 16인으로 구성된 안경조합의 한 일원으로 말석을 차지하게 됐다. 모두 처음 보는 안면들이었고 연상 어른들이었지만 개의치 않고 대소사에서 허드렛일과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심부름꾼으로 일하면서부터 얼굴을 익히고 마음을 살 수 있었다.

현재로서는 안경업계의 대원로지만 당시 그 어르신들과 교분이 두터워지면서 경향 각지의 안경업계 원로와 중진들과 교분을 갖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故 강중화 씨, 부산의 조동성 씨, 정인근 씨 등 제씨들과도 친분을 맺게 된다.

강중화 씨가 초대 안경인협회 회장으로 있을 때 이사 자리를 비워두고 협회의 일을 같이 하자고 간곡히 권유해 왔지만 고사하고 어디까지나 뒷전에서 미는 역할을 고수하고 직접 회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것은 안경업계에서 한 발자국 물러서 객관적 시야를 갖고 애정 어린 충고를 하기 위한 속 깊은 뜻이 숨어 있어서이다.

김석주, 김화주, 이홍원 역대 회장들과 개인적인 친분은 두터우면서도 안경업계의 대의(大義)를 위해서는 올바른 충고를 서슴지 않았다.

마치 평행선이 맞닿을 수 없으면서 같이 동행해 가야하는 운명처럼 정순원 씨는 재야에서 끊임없이 굵은 선을 안경계에 그어 나가고 있다.

1986년에는 안경계 원로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현재는 많은 회원이 모였지만 그 당시만 해도 25명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회의 기금조성에 적극 협조해 주신 강세호, 김경화 씨 등에게 깊이 감사한다는 인사를 잊지 않고 있다.

그가 주선하고 기수가 된 친목회 이름은 안우회(眼友會)다. 회원은 업계의 일선에서 물러난 원로 안경인들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생존해 계신 원로들에 대한 존경심 없이 안경계 육성발전을 내용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정순원 씨의 지론이다.
 
‘효(孝)를 할 줄 알아야 효를 받을 수 있고, 사랑을 받아 봐야 아랫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업계의 어른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았기에 후배나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당위의 귀결로 여긴다.

역사의 증인으로 올바른 안경史 기록 절실

지난해 안경사법 개정 대책위원회에서도 간사로 맹활약, 상하•종횡으로 업계의 한 목소리를 내는데 융화의 역할을 다하기도 했다.

김호곤 대책위원장이 보여준 대의 앞에서의 과감한 추진력과 성의, 열정은 안경사에 밝혀 길이 남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어려울 때 일수록 중지를 모으는 지혜와 새벽을 뚫고 보는 형안(炯眼)과 대세를 꿰뚫어 살피는 통찰력을 전 안경인이 길이 새겨 높이 평가해야 될 줄 안다고 했다. 김호곤 씨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정순원 씨의 소견이며 평이다.
 
소망했던 안경사법이 안경사들의 손에 쥐어진 마당에 쾌재를 부를 게 아니라 제도적 정착화를 위해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염원하고 실천에 옮길 소망사업이 있다면 공인 안경사협회가 이뤄지기까지의 기초적 기틀을 마련하신 고 강중화 회장님의 흉상(胸像)을 제작하여 회관 안에 안치시키며, 회관 건립에 물신양면으로 헌신, 봉사하며 성금을 내어 주신 안경계 인사들의 존함을 양각으로 새긴 동판 제작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안경계의 올바른 사실을 기록한 안경사편(眼鏡史編)도 함께 했으면 하는 것이 정순원 씨의 숙원사업이다.

얼굴 모습이 ‘카르마’에 의한 탓이랄까 제각기 다르듯이 성격 또한 각기 다르다. 이 각기 다른 개성을 올바른 소지(素地) 위에 세워놓고 대의를 지향하는 융화역할을 다하여 새로운 제도권의 지평에 들어서게 새로 출범한 안경사협회 고문으로 그 소망사업을 펼치기 위해 오늘도 쉴 틈 없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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