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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5주년 기념 특집 한국 안경산업, 현장에서 듣는다 특별취재반 2025-02-03 22:01:45

2025년을 맞는 대한민국의 안경산업은 터널 속을 달리는 모양새다. 

 

과거에도 몇 차례 불경기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은 있었지만, 지금 현재 상황은 비수기에 탄핵정국까지 겹침으로써 그야말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암흑’의 연속이다. 

 

본지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국내 안경산업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안경렌즈, 콘택트렌즈, 프랜차이즈, 아이웨어 업계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하는 순서를 마련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하는 상황은 2025년 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특집기사는 기탄없는 의견 제시를 위해 무기명을 원칙으로 했다. (편집자 주)

 

 

안경원의 마지막 희망 카드 ‘안경렌즈’

불경기로 국산 렌즈 주문•판매 급감

기능성 렌즈 개발 및 판매 역점 두어야

장기불황의 여파가 극심한 국내 안경렌즈 업계. 

 

일반 안경원에서의 주문 급감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 빠진 것이 안경렌즈 업계이다. 

 

특히 외국산 렌즈와 달리 국산 렌즈를 취급하는 서울 남대문의 한 대형 안경렌즈 유통업체는 일반 단초점렌즈의 주문량이 지난 분기대비 20% 이상 감소, 안경원의 매출이 급락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안경렌즈는 일반 로드샵과 심지어 노상에서 판매되는 안경테에 비해 오직 안경원에서만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리면 안경사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실제로 외국산 안경렌즈 회사들이 불경기 상황에서도 매출 상승을 기록 중인 가운데, 지난 4~5년 전부터 변색렌즈를 비롯해 자외선, 근적외선, 블루라이트 차단렌즈 등의 기능성 안경렌즈는 안경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근래 그 어느 나라보다 시력이 낮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근시억제 안경렌즈가 학부모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안경사 입장에서 큰 희망 포인트다. 

 

이 같은 고기능 안경렌즈의 세분화는 해당 업체는 물론 안경원의 수익률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세계적인 안경렌즈 업체들은 새로운 분야의 안경렌즈를 개발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일선 안경사들은 앞으로 안경렌즈가 가격경쟁 품목이 절대 아닌, 안경원을 떠받치는 유일한 솔루션으로 그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국내 안경렌즈 제조회사들도 신개념 안경렌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가격경쟁으로 골병 든 ‘콘택트렌즈’

가격경쟁 대표 품목으로 전락한 C/L

고기능 렌즈 판매로 수익률 높여야

콘택트렌즈가 처음 시장에 선보인 19세기 말엔 단지 시력보정용에 머물렀으나 현재는 시력 보정에 이어 눈동자의 색체를 바꾸는 컬러렌즈는 물론 눈이 더 커 보이게 만드는 서클렌즈까지 그 활용도가 대폭 커졌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글라스보다 더욱 웨어러블에 근접한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약물 전달이 가능한 의료용 콘택트렌즈가 여러 유명 글로벌 업체에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고기능 콘택트렌즈가 속속 개발되어 수요가 늘어난 것에 비해 판매처인 안경원에서의 콘택트렌즈 수익률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이는 안경원들이 앞 다투어 ‘서클렌즈 1+1’ ‘콘택트렌즈 90% 세일’ 등 콘택트렌즈를 주요 할인 또는 미끼상품으로 전락시키면서 콘택트렌즈를 많이 판매해도 그만큼의 이득이 남지 않는 불효제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국내 대다수 콘택트렌즈 생산업체들은 생산량의 80~90%를 수출하고, 나머지 제품은 일부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의 기호에 적합하게 PB상품으로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예전과 달리 영세한 일선 안경원은 현재 아예 콘택트렌즈 판매를 포기한 상태다. 

 

콘택트렌즈의 가짓수가 엄청 늘어나 구색을 맞출 자금 여력이 없으면서 대형 또는 체인 가맹점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음으로써 판매를 포기한 것이다. 

 

또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 점유율의 80% 이상을 외국계 글로벌 업체가 차지함으로써 제품 구비 자체가 힘든 때문이다. 

 

결국 국내 콘택트렌즈의 시장은 대형 또는 체인 가맹점은 ‘맑음’, 영세 안경원은 ‘흐림’으로 고착화되어 있다. 

 

 

불경기 속 ‘나 홀로 성장’ - ‘프랜차이즈’

2023년 대비 2,2% 증가해 가맹점 3,998곳

정체성에 빠진 체인, 새 시스템 개발 서둘러야

올해 1월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안경 프랜차이즈 업체는 2018년 52곳에서 21.2%가 증가한 총 66곳으로 집계되었다. 

 

장기불황에 빠진 안경업계에 그나마 꾸준히 성장하는 분야가 프랜차이즈 업계다.

 

지난 2023년 통계청 조사결과 전국의 안경원은 총 10,113곳인데, 이중 프랜차이즈 안경원은 39.5%를 차지하는 3,998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악의 불황을 겪는 경제상황이라는 지금 2022년 3,911곳에서 2.2%의 증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일반 로컬샵 대비 프랜차이즈의 안정적인 성장을 증명하고 있다. 

 

경기도에 체인본부가 소재한 모 안경 프랜차이즈의 본부장은 “수년째 이어지는 불경기 속에서 체인 안경원이 성장하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힘들 때 체인샵이 서로 정보 교류와 합심함으로써 생존하기에 유리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자사는 지난해 3~4분기에 창사 이래 가장 많은 가맹점을 오픈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다만 근래 선글라스훗, 렌즈 크레프트 등 미국과 EU, 인도의 안경시장을 석권한 외국계 프랜차이즈가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우리 국내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수익률 개선 등 사업적 역량을 키우는 일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2025년 1월 현재 국내 안경 프랜차이즈 업계의 상황은 예전만 못하다. 

 

이미 과다한 프랜차이즈의 설립과 가맹으로 정체성에 빠진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혁신 시스템이 요구되는 것이 최근의 프랜차이즈 상황이다. 

 

이제 안경 프랜차이즈는 새로운 시스템과 전략을 개발할 때다.

 

 

긴급 수혈 필요한 안경의 꽃 - ‘안경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침체되는 안경테

신소재•디자인 개발로 생산의욕 높여야

한때 세계 4대 아이웨어 산지로 유명했던 대구의 안경 제조업체들이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의 붕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대구 3공단에선 안경테 한 장 제대로 만들어낼 환경이 붕괴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처참하게 후퇴한 한국 아이웨어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에 따른 생산자의 생산 의욕을 잃은 때문이다. 

 

과다 공급된 제품이 주요 판매처인 안경원에서 ‘뿔테 공짜’ ‘선글라스+도수테 1만원’ 등 낯 부끄러운 과다광고가 일상적으로 벌어지며 추락한 때문이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아이웨어 포털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안경관련 제조업체 수는 총 1,145곳, 종사자는 총 7,014명이고, 이중 단독사업체는 1,093곳에 종사자는 4,296명에 이른다. 

 

이는 업체 수에선 전체의 95.5%, 종사자는 61.2%를 차지하는 비중이지만, 이 수치는 국내 안경 생산업체의 대다수가 소규모 영세업체임을 말하고 있다. 

 

이처럼 취약한 제조환경에서는 소재 개발과 디자인 연구 등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없다. 

 

대구3공단의 한 안경 생산업체 관계자는 “솔직히 지금 대구에서 안경 디자인을 제대로 개발할 회사는 몇 곳에 불과하고, 전문 인력도 거의 전무해 카피가 일상화되어 있다”며 “이제는 제조업체들이 개별연구가 아닌 관련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안경 제조환경은 매우 열악한 긴급 수혈이 절대 필요한 상태다. 

 


출처: 옵틱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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