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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식물 언론이 될 것인가? 허선 대표 2024-11-29 21:10:21

우리는 흔히 움직이지 못하거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을 ‘식물’이라고 한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며 제구실을 못하면 식물국회, 사람이 큰 사고로 움직이지 못하는 중태에 빠지면 식물인간이라고 표현한다. 

 

언론도 마찬가지여서 주요 사건을 이해관계에 얽혀 흘려버리거나 외면하면 식물언론이 된다. 

 

그러나 자연에서 자라는 식물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과 달리 해충의 공격이나 가뭄이 계속되면 공기나 땅속의 주변식물들에게 경고 신호를 보낸다. 

 

나뭇잎은 곤충이 공격해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유독성 페놀과 탄닌 성분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한다. 

 

또 사탕단풍나무는 곤충의 공격을 받으면 화학물질을 보내 이웃 식물에 위급 신호를 보내고, 야생담배는 애벌레를 잡기 위해 화학물질을 배출해 노린재를 부르는 등 자신의 역할과 기능을 톡톡히 해낸다. 

 

때때로 자연의 식물보다 제 기능을 못한 것이 식물국회이고 식물언론이다.

 

식자(識者)들은 민주주의의 3대 병폐로 정경유착, 빈부격차, 부정부패의 세 가지를 꼽는다. 

 

정경유착(政經癒着)은 정치와 경제가 부도덕한 이유로 밀착된 관계를 말하고, 빈부격차(貧富隔差)는 모두가 알다시피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격차이고, 부정부패(不正腐敗)는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재물이나 기회 등의 이득을 얻거나 또는 다른 사람이 이득을 얻도록 돕는 일탈행위를  말한다. 

 

식자들은 민주주의를 해치는 이 폐단들이 사회의 암적인 존재로 이들 병폐를 없애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 3대 병폐가 근절되지 않고는 진정한 발전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그런 면에서 국가나 단체에서 공적인 임무를 맡은 대표자는 매사에 공사(公私)를 엄격하게 구별•처신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만약 대표자가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르면 깊은 자숙은 물론이고, 전체 대의(大義)를 위해서 희생되는 기본이다. 

 

만약 불법적인 사태를 소나기 피하듯 시간 때우기로 면피하는 것은 국민과 소속원을 무시하는 행위다. 

 

미국의 언론인 벤 브래들리는 진실의 힘과 가치를 중시한 인물이다. 

 

뭇사람들은 그를 ‘닉슨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언론인, 미국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한 신문인’이라고 존경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인으로서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불법 침입과 도청 사실을 은폐한 닉슨 행정부를 진실 보도해 대통령을 사임시켰다. 

 

그는 언론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퓰리처상을 18회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작금에 경기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며「옵틱위클리」가 언감생심(焉敢生心) 「위싱턴 포스트」지에 근처도 못 가고, 벤 브래들리를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한낱 전문지이지만, 그렇다고 귀머거리에 눈 뜬 장님 같은 식물언론일 수는 없다. 

 

대통령의 부정을 혼자서 사실 보도할 때 고뇌하던 벤 브래들리가 생각나는 참으로 얄궂은 상황이다.


출처: 옵틱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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