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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안경// 신즉물주의 대표화가 '오토 딕스' 다비치안경체인 부회장 박성훈 2022-01-29 10:28:19

신문기자 실비아 폰 하르덴의 초상

▲ 오토 딕스, 1926년, 121*89cm, 나무에 오일과 템페라를 혼합한 기법, 상트르조르주 퐁피두, 파리.

오토 딕스(1891~1969)는 제1차 세계대전에 자원입대해 3년간 자신이 전장에서 겪은 참상과 전쟁으로 야기된 도시의 비극을 잔인하리만치 생생하게 묘사한 20세기 초 독일 신즉물주의(Neue Sachlichkeit) 대표화가다.

1926년의 어느 날, 화가는 독일 베를린 시내를 걷던 한 여성에게 불쑥 다가가 나는 당신을 반드시 그려야 해요! 당신의 모든 게 이 시대를 대변합니다라고 그녀에게 초상화 모델을 제의했다.

작품의 모델인 실비아는 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시집도 출판한 독신의 작가 겸 여성 기자였다.

작품에서 그녀는 분홍색으로 꾸며진 카페 한구석에 보브 헤어스타일의 짧은 머리와 몸매를 완전히 가리는 체크무늬의 빨간 에이라인 원피스를 입고, 테이블 앞에 다리를 꼬고 앉아 명색이 기자인데도 테이블 위에는 메모지 한 장 없이 누런 이를 드러낸 채 남자 손같이 큼직한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있다.


평소 바쁘게 글을 쓰느라 근시안이 되어버린 오른 눈에는 시커먼 테의 단안경을 착용한 채 짙은 화장에 찡그린 표정, 흘러내린 한쪽 스타킹 차림 등에서 여성 기자의 고단한 삶을 절절히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화가는 실비아를 통해 1차 대전 이전 독일사회의 전통적인 여성상에 길들여 있던 일반적인 독일 남성들의 전후 새롭게 등장한 신여성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성냥팔이

▲ 오토 딕스, 1920년, 141.5*166cm, 캔버스에 유채, 슈투트가르트.

지나가는 개도 한쪽 다리를 들고 오줌을 싸고 갈 정도의 비참한 그의 모습이 보이는가.

시커먼 선글라스를 끼고 길거리에 쪼그리고 앉아 구걸을 하고 있는 상이군인인 성냥팔이의 자화상이다.

오토딕스는 세상에는 설명이 불필요한 것들이 존재한다. 나는 철학자가 아니다. 나에겐 말보다 행위가 더 중요하다. 나는 현실에 실재하는 것들과 진실을 위해 말할 것들을 그림으

로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장에서 불구가 된 참전용사들과 거리의 매춘부, 전쟁이 낳은 과부와 고아들을 적나라하게 표현함으로써 전쟁의 비참함과 함께 인간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고든 진정한 휴머니스트였다.



출처: 옵틱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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