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안경사회(회장 김종석)에 소속된 안경사의 2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경 조제가공의 유료화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자의 88.5%(255명)이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경 조제가공의 유료화를 반대한다는 의견은 10.4%(30명)에 불과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본지가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지역의 현직 안경사 288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설문 조사한 결과이다.
먼저 ‘안경의 조제가공료 및 부대용품의 유료화에 대한 찬성 여부’를 묻는 설문에는 조사 대상 안경사의 절대 다수인 88.5%(255명)의 안경사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그 반면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10.4%(30명)에 불과해 일반 안경사들의 조제가공료 유료화에 대한 찬성 의견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Q1 참조).
이번 설문에 응답한 마포구의 한 안경사는 “안경사가 조제가공료를 청구해야 되는 이유는 안경사 업무가 서비스 영역이 아니라 전문가의 고유 기능이기 때문”이라며 “국내 안경사는 국가 면허인으로 당연하게 조제가공료를 청구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서구의 한 안경원 원장도 “안경의 조제가공료 적용은 안경사의 정당한 행위로써 유료화가 정착되면 안경사의 권위도 자연스럽게 인정받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 당장 유료화하는 것은 소비자의 거센 반발 등 무리가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대국민 홍보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시도지부에서 조제가공료의 유료화를 추진한 사실의 인지 여부’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83.7%(241명)가 ‘알고 있다’고 답했고, ‘모르고 있다’는 응답은 16.3%(47명)에 그치면서(Q2 참조) 서울지역 대다수의 안경사들이 일각에서 조제가공료 시행을 추진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귀 안경원은 안경 조제가공료를 어느 정도 적용하고 있나요’를 묻는 설문에는 조사 대상자의 56.6%(163명)가 ‘일부 적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Q3 참조). 이어서 ‘전혀 적용 안하고 있다’ 23.9%(69명), ‘조만간 적용할 예정이다’ 7.3%(21명)로 나타나 63.9%인 184명의 안경사가 조제가공료를 일부 적용 또는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유료화를 전혀 적용할 생각이 없다는 안경사는 12.2%(35명)에 그쳤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 조제가공료를 ‘적용 안 한다’와 ‘적용할 생각이 없다’는 응답률도 36.1%(104명)를 차지해 이 제도의 완벽한 정착을 위해서는 안경사 간에 충분한 교감과 단합이 선행되어야할 것으로 드러났다.
안경사 대다수가 조제료 추진 인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대다수의 안경사는 안경 조제가공료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장기간의 불경기에 이은 중산층의 축소, 시력교정술의 발달 등 안경원 매출을 추락시키는 외부 요인이 커지는 속에서 공테 고객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안경 조제가공의 유료화에 대한 안경사의 요구가 커진 것이다.
더구나 일선 안경사들은 부산시안경사회(회장 고문길)가 소속 안경원에 조제가공 요금표를 배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와 26조(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데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안경사들의 이 같은 반발은 그동안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행하던 안경과 선글라스의 피팅도 안경사의 전문행위라는 의식이 커지고 있는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부 안경원은 안경 조제가공료를 소비자에게 아직 청구는 못하더라도 안경사의 전문업무를 강조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조제가공 요금표를 만들어 매장에 비치하고 있기도 하다. 국가면허자로서 정당한 업무 행위에 권리를 찾자는 공감대가 안경사 사이에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인천시안경사회의 최홍갑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사업자 단체가 일괄적으로 가격을 인상 추진하는 등의 행위는 담합행위로 보지만 개인이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며 “결국 개인 안경사의 조제가공료 청구는 일반 카르텔(기업 간 담합행위)과는 구분되는 임의의 행위로써 안경사의 조제가공 유료화는 충분한 정당성과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안경사회의 김종석 회장은 “지금처럼 안경사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환경이 계속되면 안경사의 전문성은 퇴보할 것이 뻔하다”며 “안경사의 전문 조제가공 업무가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국가 면허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국민의 시력을 보호•유지하는 전문업무에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있는 안경사에게 조제가공은 생존권과 자존심의 문제”라며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규정 준수는 당연한 의무이지만, 이와 함께 우리의 업권은 우리 스스로가 찾아야 하는 것도 당연한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시의 현직 안경사 총 288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진행하고, 조사의 신뢰수준은 98.2%에 표본오차는 ±2.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