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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원 10곳 중 1곳이 폐업 또는 파산신청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7-02-16 15:12:38
  • 수정 2017-02-16 15: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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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전국 4개 권역의 안경렌즈 도매업체 조사 결과 안경원 12.2% 폐업 확인
  • 신한은행 조사서는 안경원 폐업률 14.8%로 나타나


▲ 본지 조사결과 전국 4개권역의 안경렌즈 도매업체의 거래안경원이 동기대비 평균 12.2% 감소해 안경원의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폐업한 서울의 한 안경원의 모습(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국내 안경원의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간 계속된 불경기와 최순실 사태, 여기에 새로 집권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보호정책과 사드 배치로 불거진 중국의 수출 견제 등 안팎에서 밀려드는 냉기류로 안경원의 폐업이나 개인 파산신청이 늘고 있다.


안경원의 폐업이 늘어나는 객관적인 증거는 국내 안경렌즈 도매업체에서 거래하는 안경원의 숫자가 감소하는데서 잘 알 수 있다. 본지가 지난 2월초 서울 등 전국 4개 권역에서 안경렌즈를 공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매업체 4곳에 ‘거래 안경원의 증감’을 질의한 결과 평균 12.2%가 폐업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조사에 응답한 부산의 한 렌즈 도매업체 관계자는 “모든 안경원들이 매일 구입하는 중굴절렌즈의 판매 추이를 보면 거래 안경원의 증감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며 “우리 도매업체가 2015년 3분기에 거래한 안경원은 200곳이 넘었는데 지난해는 170곳 정도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씩 안경원들이 렌즈 도매상을 다른 업체로 옮기기 때문에 거래가 끊어진 안경원을 모두 폐업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예전보다 많은 안경원이 폐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도매업체 관계자 역시 “우리 회사는 재작년보다 거래 안경원이 약 7% 이상 감소했는데, 더 큰 문제는 폐업보다 안경렌즈 거래량이 20% 이상 줄은 점”이라며 “물론 지금은 예전보다 여벌렌즈가 많이 갖추어지기는 했지만, 과거엔 주문렌즈의 비중이 많았는데 2~3년 전부터 여벌렌즈도 줄고 거래 안경원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안경렌즈 도매업체 대표는 “거래 안경원이 약 5% 가량 감소했는데, 이런 감소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분명한 사실은 거래 안경원의 거의 대부분이 종사 안경사를 감축할 정도로 매출 하락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할인경쟁 자제하는 업계 자정운동 절실

2015년 8월 신한카드가 밝힌 업종별 폐업률 조사를 보면 안경원은 폐업률 탑10 중 14.8%를 기록하며 9위에 올랐다. 폐업률 상위인 노래방(1위, 36.1%), 옷가게(2위, 33.8%) 등과 비교할 때 14.8%는 낮은 수치이지만,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야 개설하는 안경원은 상대적으로 폐업률이 낮기 마련이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폐업률이 낮은 업종으로 분류되던 안경원의 폐업률이 15%에 육박했다는 것은 그만큼 안경원이 전례 없이 불경기를 겪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공개한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폐업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와 임대료 상승을 꼽았다. 중소기업 대출금리의 이자율이 0.1% 늘어나면 폐업위험도는 7.0~10.6%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대출금리는 평균 1.1% 증가했는데, 이는 자영업자의 폐업률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국내 안경원의 매출은 해마다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안경사나 업체 관계자이든 지난해 11월과 12월은 역대 최고의 최저 매출을 기록한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물론 안경계 일각에서는 심각한 불경기로 안경원의 폐업이 증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기도 한다. 왜냐하면 2015년 8월의 통계청 자료에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의 안경원 수는 매년 평균 2.8%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의 4개 권역의 국산 안경렌즈 도매업체의 안경원 거래 증감율 조사에서 안경원의 폐업과 개인 파산 및 회생신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작년 말부터 주변 안경원이 폐업했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듣고 있다”며 “그러나 이처럼 힘들 때일수록 서로 할인경쟁을 자제하고, 또 장기 불황을 타개하는 혁신적인 변화에 전체 안경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불경기에 뜨는 립스틱 판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연말 국내에서 팔린 브랜드별 판매량을 잠정 집계한 결과, 1t 트럭인 포터가 전체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이 연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현대자동차의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자영업자들이 생계형으로 많이 쓰는 포터의 판매량은 불황의 가늠자’라고 말하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일명 립스틱 효과도 두드러졌는데,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지난해 더페이스샵의 립스틱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1%, VDL 립스틱은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의 매출집계 결과 지난해의 재봉틀 판매량은 전년대비 141% 증가했다. 이는 새 옷을 구입하는 대신 지난 옷을 수선해 입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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