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명절에 더 떨어지는 매출… 안경원‘죽을 맛’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6-09-19 20:03:24

기사수정
  • 추석•연말연시에 일선 안경원 매출은 오히려 50% 이상 하락
  • 대안협 중심의 전국 규모의 세일행사 개최에 한목소리


▲ 바닥까지 떨어진 안경원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한안경사협회가 주도하는 전국 단위의 세일 행사가 개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시중의 한 안경원의 내부 모습(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8월 들어 뚝 떨어진 안경원 매출이 9월에 아예 바닥을 헤매고 있다. 아무리 비수기인 9월이라고 해도 추석대목 전부터는 ‘고객 실종’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추석 전의 매출 부진이지만 더 이상 방관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내 안경원의 대다수는 추석 전후가 되면 하루 종일 매장을 지키고 있어도 고객 한 명 제대로 맞이하기 힘들 정도로 깊은 불경기에 빠져 있다. 추석대목을 노리는 여느 쇼핑업체들과 다르게 대부분의 안경원이 심각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랜 불경기에 시달리던 재래시장은 수년전부터 추석대목을 위한 갖가지 행사를 벌이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전시의 문창시장상인회 같은 곳은 시장의 전체 매출을 올리기 위해 1만 원 이상 상품구입 시 경품권 1매를 증정하는 ‘문창시장 추석맞이 경품 대잔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경품권 이벤트를 열어 온누리상품권, 라면, 화장지 등을 증정하며 전체 상인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국가적인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추석 연휴기간 동안에는 고궁 등 관람객들에게 50% 할인행사를 벌이고, 재래시장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안경원은 불경기에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고객들은 식상한 지 오래이다.

 

대전시 송촌동의 한 안경원 원장은 “백화점이나 다른 매장들은 추석대목을 위해 갖가지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안경원은 콘택트렌즈 1+1 이벤트나 가격할인 등이 전부”라며 “우리 안경계도 이제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대규모 행사를 가짐으로써 국민적인 관심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안경사협회가 컨트롤 타워가 되어 추석이나 연말 등 특정시기에 일제히 고객사은 행사를 진행하면 국민적인 관심도 커지고 안경원의 매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안경원의 중구난방식의 세일 판매가 아니라 협회가 주도한 대규모 행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해 명절 같은 시기에 매출을 끌어올려야 된다는 것이다.

 

 

명절 때마다 안경원 매출은 되레 뒷걸음

더구나 안경원의 이 같은 심각한 매출 하락 현상은 앞으로도 나아질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경기도의 한 안경원 원장은 “10년 전만해도 2억원을 투자해 안경원을 개설하면 월매출이 2천만원, 3억원이면 3천만원이란 공식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공식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소비자들이 안경 구입처로 면세점-백화점-아울렛-온라인쇼핑몰, 그리고 그 다음이 안경원이란 순서가 고착화되면서 안경원 매출이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더구나 큰 걱정은 앞으로 안경원의 매출이 좋아질 그 어떤 조짐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하철과 KTX가 정차하는 A급 상권의 1층 대로변에 위치한 그의 안경원은 보증금 2억 5천만원에 임대료 5백만원의 83㎡(약 25평)의 매장이지만 지난 8월의 매출이 1천 5백만원에 그쳤다.

 

예전 같으면 원장을 포함해 총 3명이 근무하면서 월매출을 대략 3천만원 안팎을 올려야 기본인데, 이제는 이런 공식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었다.

 

안경원의 매출이 이처럼 최악에 빠지면서 업체도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서울의 한 아이웨어 수입•유통업체가 공개한 영업자료를 보면 지난 2분기까지 매출은 동기대비 30%나 감소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수금 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0% 이상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 업체의 대표는 “안경원이 장사가 안 되어 당연히 제품 판매가 줄어들 것을 각오했지만, 미수금이 이처럼 곱절로 높아지면 회사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영업사원 4명이 근무했지만, 지금은 1명만 근무시키고 나머지는 모두 퇴사시킬 정도로 회사 운영이 힘겹다”고 말했다.

 

안경원의 매출 부진이 유통업체에 그대로 이어지면서 업체들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공동 세일로 고객 눈길 사로잡아야

현재 안경과 연관된 모든 관계자들은 소비자를 불러 모으는 도•소매 공동의 프로모션, 전국 단위의 대규모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영세한 중소업체나 자영업자가 힘을 합쳐 공동의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불황을 이기는 대안이라는 주장이다. 적은 홍보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는 일명 동종업계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마스터 브랜딩(Master Branding)을 적극 추진해야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생산업자들은 개인의 부족한 홍보 역량을 ‘Sunkist(선키스트)’라는 마스터 브랜드, 즉 공동 브랜드 행사를 벌이면서 불경기를 호경기로 바꾸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 생산업자들이 각자의 브랜드로 개인 홍보를 벌일 경우 비용이 많이 들면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판단해 선키스트라는 마스터 브랜드를 만들어 공동 마케팅을 펼치며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시면서 불경기를 극복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로 키운 것이다.

 

이 같은 대규모 할인행사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통해 그 효과가 검증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매년 11월의 마지막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일컫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전국 상점의 대규모 할인행사가 시작되는 날로 완전 정착되었다. 지금은 블랙 프라이데이가 연말 쇼핑시즌을 알리는 출발점이자 연중 최대의 쇼핑이 이뤄지는 국가적인 세일행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전국 단위의 세일기간을 뜻하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소비심리를 상승시켜 이전까지 지속된 장부상의 적자(red figure)를 흑자(black figure)로 전환시킨다는 뜻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이 행사는 1932년 미국의 주요 소매유통업체 모임에서 시작되어 연말까지 이어지는데, 지금은 미국의 연간 소비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행사로 발전했다.

 

현재 대다수 안경원 원장들은 매출 향상을 위해 대안협을 중심으로 국가적인 안경 세일기간을 마련해야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매출 하락에 시달리는 안경원에 안경의 소비를 진작시키는 적극적인 대책과 처방을 적극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대안협이 일선 안경원과 프랜차이즈 체인본사를 앞세워 ‘안경원의 블랙 프라이데이’를 전국적으로 실시하면 몇 년 후에는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협회는 추석대목이나 연말연시만 되면 더욱 심하게 매출 부진에 빠지는 일선 안경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특단의 행사, 즉 전국의 모든 안경원이 참가하는 대단위 행사를 개최해야 한다”고 집행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TAG
10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국내 안경원의 연평균 매출은 ‘2억 1,850만원’ 국내 안경원의 2022년도 연평균 매출이 2021년보다 5.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국세청(청장 김창기)은 예비창업자 등이 생활업종 통계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통계로 보는 생활업종’ 콘텐츠의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세통계포털(TASIS)을 통해 제공하는 ‘통계로 보는 생활업종’콘텐츠에선 업...
  2. 미완의 국내 안경사법… 말레이시아에 답 있다 말레이시아의 안경사 관련법이 한국 안경사들이 획득•수행해야 할 모범 정답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국 안경사들이 말레이시아 안경사법을 최종 목표로 삼아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확실하게 업무 범위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인 것. 현재 세계의 대다수 국가들은 눈과 관련한 전문가를 ①눈의 질환을 치료하는 안과의사 ②굴절...
  3. 봄철 ‘항히스타민제’ 과용 주의 당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가 지난달에 봄철 꽃가루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의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항히스타민제’의 올바른 사용정보를 공개했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주요 매개체인 ‘히스타민’의 작용을 막아 콧물, 재채기 등을 완화하는데 사용되며, 일반의약품...
  4. 망막박리 치료하는 인공 유리체 개발 망막박리 치료를 위한 인공 유리체가 개발되었다.  지난 1일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동아대학교병원 합동연구팀은 망막박리 치료에 알지네이트를 활용하는 연구결과를 과학 및 임상적 응용을 다루는 국제저널인 「Biomaterials」에 발표했다.  해당 솔루션은 해초에서 추출한 천연 탄수화물을 기반으로 하는데, 유리체는 수정...
  5. 혈당 측정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눈물의 생체지표를 통해 정확히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가 개발됐다. 지난 6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김자영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당뇨병은 대부분의 신체 부위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실시간 혈당 측정은 치료에 매우 중요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