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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은 안경인의 시작과 끝
  • 본지 허선
  • 등록 2016-08-12 17:36:54
  • 수정 2016-08-13 13: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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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안경원을 건강과 비교하면 어떤 상태일까. 솔직히 안경원의 현재 상태를 ‘좋다’와 ‘나쁘다’ 두 가지로 물어보면 안경사 대부분이 ‘나쁘다’를 꼽을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세상을 비관하는 염세주의의 영어 단어인 Pessimism은 라틴어의 나쁘다(Pessimum)에서 유래했다. 또 좋다는 뜻의 낙천주의 Optimism 역시 라틴어의 좋다(Optimum)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니까 지금 안경계는 염세주의가 만연해 있다는 말도 된다.

국내 안경업체를 보면 건강이 나쁜 것이 더 분명해진다.

하나의 산업이 사양화되려면 주요 생산품이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를 밟는데, 안경은 아무리 후하게 점수를 주어도 성장기 성숙기라고는 볼 수가 없다.

하나의 산업이 사양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그 산업이 신규 투자보다 비용절감에 치중하는지를 따지는데, 안경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업체들끼리 제품 가격으로 경쟁업체를 궁지에 몰아넣고, 안경 기술이 오십보백보이며, 원가경쟁을 위해 생산기지를 후발개도국으로 이전했다면 이미 사양산업이 되었다는 뜻이다. 안타깝게도 안경산업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국내 안경계의 미래를 예측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안경광학과도 안경계를 어둡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건강해져도 부족할 판에 안경광학과를 폐과하는 대학이 속출하고, 3년제 학제를 2년제로 축소하는 일이 이어지면 안경계 희망은 자랄 수 없다.

유명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이 앞 다투어 안경광학과를 노크하던 일이 어제 같은데, 불과 10년도 안되어 고교 졸업생들에게 안광과가 외면 받으면 희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경원의 열악한 근무시간과 낮은 임금, 기본 정년이 보장되지 않고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없다.

안경인 모두가 새 마음으로 변화를 쫓아야 되는데 과거만 붙잡고 있으니 후진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헌장에 적혀 있는 건강의 정의는 간단하다. WHO는 건강을 질병 없고 허약하지 않은 것보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내 안경계는 그동안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경사 개인의 기본 권리보호에 소홀했다. 또 옆집 안경원과의 경쟁으로 건전한 사회생활 영위와 동떨어진 건강을 해치는 쪽으로 미끄러져 왔다.

더구나 국내 안경계는 시장의 절반이 붕괴되는 인구 감소와 맞닥뜨리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1971년 한 해에 신생아가 102만명이 태어났고, 2002년생은 49만명, 지금 중학교 2학년생부터는 40만명 이하로 계속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안경 인구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드는 위기 상황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안경원은 여전히 가격경쟁에 휩싸여 뒤죽박죽 더 엉키고 있다.

이제 안경인은 모든 것을 다 잃어도 저마다 전문성 하나만큼은 꼭 움켜쥐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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