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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금 물 쓰듯이 쓰는 대안협
  • 합동취재반
  • 등록 2016-03-17 00: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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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도 안경사 축구대회에 5천여만원 집행 물의
  • C업체 개최 시 2천만원 → 대회 인계받은 협회는 250% 초과한 5천만원 집행

안경사협회(회장 김영필)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의 제보를 추적 취재한 결과, 축구대회를 주최한 협회 중앙회가 업체들의 협찬금으로 진행하는 대회 경비를 흥청망청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해 12개 팀에 300여명이 참가한 안경사 축구대회가 주최 측인 대안협 중앙회의 과도한 경비 집행으로 회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2015년도 안경사축구대회에서 선수단의 선서 모습.

흥청망청 경비를 사용했다는 제보자의 지적대로 주최 측인 대안협은 하루 열리는 축구대회에 5,100여만원(제43차 정기대의원총회 회의자료 90p.)을 집행했다.

 

더구나 이 액수는 2014년도 대회 때 14개 팀이 참여해 3,500만원을 집행한데 비해 2015년도 대회는 오히려 2개 팀이 줄어든 12개 팀이 참가해 인상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과다한 집행이라는 지적과 함께 의혹을 사고 있다.

 

대안협에 축구대회를 인계했던 C사는 대회 당시 선수단의 팀별 참가비 30만원을 합쳐 2,000만원 안팎을 사용했다. 대안협 집행부가 똑같은 축구대회를 개최하면서 C사보다 250%를 훨씬 초과한 금액을 집행해 빈축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안협 정기총회 회의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도 1회 축구대회 때는 대략 3,400만원을 집행하고, 2013년 2회 대회는 4,000만원, 2014년은 3,500만원 등 매년 평균 3,6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에 제보한 한 대의원은 “아무리 따져 봐도 하루에 열리는 행사에 5,000만원을 넘게 썼다는 것은 돈을 물 쓰듯이 흥청망청 썼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천만원이면 축구대회 개최 충분

이 같은 제보로 대안협에 축구대회 집행내역을 요청했으나 협회 관계자는 “필요한 사항은 공문으로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결국 대안협이 축구대회를 개최하며 실제 사용한 집행내역은 확인할 수 없지만, 본지가 당시 축구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단과 천안 축구장 관리소, 식당 등을 종합 취재한 결과 대회에 필요 경비는 3,5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우선 천안 축구센터 인조잔디구장 3면의 2시간 대관 비용을 평일 25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총 대관료는 200만원이고, 협회 임원과 참가선수 등을 300명으로 계산할 때 선수단 식대(1인당 7천원)와 임원들의 식대를 포함한 가격이 대략 300만원이고, 콜라와 커피 등 음료대 150만원, 우승상금 100만원을 포함한 상패 제작비 400만원, 추첨 경품인 TV와 태블릿PC 등을 크게 잡아도 500만원 안팎이며 경품으로 지급된 축구공, 양말, 타월, 음향기기 대여료 등등을 감안해도 총 경비는 2,50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예년처럼 대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지역에서 봉사활동 명목으로 초청한 밸리댄스와 난타 공연팀의 수고비 등을 감안할 때 3,500백만원 정도면 넉넉하게 대회를 치룰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축구대회에 참가한 한 선수는 “대회 기념품으로 수건과 양말 등이 지급됐을 뿐인데, 지난해 축구대회에 5,000만원이 넘게 경비를 사용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더구나 지난해 축구대회는 대안협의 임원들이 조그만 칸막이 너머에서 푸짐하게 고급 음식을 먹는 반면에 참가비를 35만원씩 납부한 선수들은 초라한 한식 뷔페를 먹게 해서 몹시 불쾌했다”고 꼬집었다.

 

 

‘잉여 협찬금은 회원지원사업에 사용해야’

기타 경비를 넉넉하게 감안해도 3,500만원 안팎이면 충분하게 치룰 수 있는 축구대회를 5,000만원 넘게 사용했다는 소식에 회원들의 성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총회 회의자료에 적힌 대로 경비가 투명하게 집행되었다고 해도 회사들이 어렵게 지원한 협찬금을 눈먼 돈처럼 물 쓰듯이 쓴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대안협 집행부가 회원지원사업도 아닌 축구대회에 흥청망청 거금을 쏟아 부었다는데 심한 불쾌감과 배신감이 든다”며 “자기들 돈이 아니라고 정신 나간 사람들처럼 돈을 헤프고 쓰고, 또 이런 집행부를 제지할 수 없을 정도로 자정 기능을 상실한 대안협은 일대 개편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원들의 이 같은 격앙된 반응에 대안협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축구대회에 소요된 비용에는 단 한 푼도 회원들의 회비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모든 비용은 여러 업체에서 제공한 협찬금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회비가 들어간 것도 아닌데 무슨 야단이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서울시안경사회의 한 임원은 “회비가 아니면 흥청망청 집행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정단체인 협회는 자금 집행이 투명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 어느 곳보다 절약해서 사용하는 것도 명심해야 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협찬금도 협회의 수익금의 일부로 절약해서 잉여금이 생겼다면 회원지원사업으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참봉사의 자세”라며 “솔직히 2014년과 비슷하게 치러진 2015년 축구대회가 갑자기 1,600만원을 넘게 초과해서 집행했다는 것은 의혹받기에 충분하다”고 잘라 말했다.

 

협찬사도 볼멘소리를 내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축구대회에 협찬금을 지원한 한 업체의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로 힘들어하는 업체에게 툭하면 학술대회다 축구대회다 해서 협찬금을 요구하는 협회가 좋게 보일 리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어차피 한 번 지출한 협찬금을 두 번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협찬금을 지원받아 과도하게 사용했다면 불쾌한 일”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솔직히 협회에서 전화 오는 것이 두렵다”며 “협찬금 요구는 갑질”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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