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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 본지 허선
  • 등록 2015-09-16 16: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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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할게 많았던 안경사들의 어깨가 갈수록 처지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안경원 숫자가 4~5천 곳에 불과해 먹고 살만했던 안경시장이 어느 사이에 전쟁터가 되었다.

동료와 선후배가 오붓이 나누던 존중과 호혜의 미덕은 온데간데없고 인심 사나운 모습만 보이고 있다. 세상이 얼마나 매운 고추처럼 변했는지 사랑을 중시하는 사람은 바보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보면 인간에게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수 있다.

하나님의 노여움으로 한 천사가 세상에 버려진 후 일어나는 일상을 다룬 이 소설은 천사가 가난한 구두장이 부부와 함께 살아가며 하느님이 내린 세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하나씩 깨달아간다는 내용이다. 천사가 세상에서 모진 고생 끝에 찾아낸 것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고,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죽음’이며,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다.

사기업과 다르게 공익(共益)을 먹고사는 협회도 회원의 사랑으로 살아가기는 마찬가지다.

협회는 그 특성상 주관적인 주장이 자주 충돌하고, 배가 산으로 올라가도 끄떡없는 사기업과 달리 상대의 의견을 신경성 위장약을 먹고라도 경청하고 인내해야 되는 곳이다. 협회는 갖가지 반목과 갈등 속에서도 회원의 공동 이익을 우선해야 하는, 큰 봉사와 큰 사랑으로 뭉친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회의 최근 행보는 사랑과 협동과 동떨어진 마치 정복자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집행부는 협회 감사들이 요구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미증유의 행태를 보였다. 감사가 요구한 2015년 재무자료는 제출하겠지만, 2014년 자료는 ‘지난 일’이므로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버텼다.

회원들이 명령한 감사들의 엄중한 권리와 의무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독재집단에서나 가능한 일을 협회 집행부가 벌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현 집행부는 이제까지 2015년 사업계획서에도 없는 해외 전시회 참가비를 상임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 경비 1,500여 만원을 통과시켰다.

협회 집행부 쪽에서는 여러 명분을 들이대며 해외 전시회 참가의 합당성을 주장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협회 정관과 전국 대의원, 나아가 회원을 무시한 탈법적 행위라는 점이다. 협회의 사업은 사업계획서에 의거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승인을 받은 후 집행되어야 한다.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승인받지 않는 사업, 사업계획서에 담겨 있는 않은 사업을 협회의 최하위 의결기구인 상임이사회가 제멋대로 새 사업을 만들어 통과시키는 행위는 원칙을 무시한 불법행위다.

또 이 집행부는 지난 8월 시도지부장회의 개최 며칠 전에 협회장이 서울, 경기, 인천지부장 3인을 만났었다는 이유로 3인의 지부장을 빼놓고 회의를 진행하는 별난 일을 벌였다.

회원 화합에 모범을 보여야 할 집행부가 노골적으로 편 가르기에 나서는 소아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협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협회는 회원을 사랑하는 봉사정신으로 살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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