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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떠밀린‘메탈테’… 봄은 오는가?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4-10-31 22: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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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뿔테의 10년 이상된 장기 유행 속에 시장서 메탈테 20% 이상 점유… 메탈테 부속 / 협력업체•기능인 등 붕괴된 대구 생산공장의 인프라 복구 시급
최근 안경시장에서 메탈테의 소비자 선호도가 상승하면서 ‘메탈테의 도래’를 점치는 안경사들이 늘고 있다. 10년 넘게 국내 안경시장을 잠식해온 아세테이트, 셀룰로이드, TR, 울템 등 일명‘뿔테’의 철옹성에 빠져있던 소비자들이 서서히 메탈테 구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패션선글라스社의 경우만 보아도 메탈테의 변화 바람은 쉽게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에 가을을 대비해 울템과 메탈 프레임 등 각각 10모델씩을 출시한 결과, 한 달 사이에 울템은 2종류, 메탈은 5종류가 매진됨으로써 메탈테의 부활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선글라스의 한 관계자는 “매출을 키우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겠지만, 과거에 비해 메탈테를 찾는 안경사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추세는 내년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 생산공장 관계자들이 느끼는 분위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 노원동에서 연마공장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올해 2분기 말부터 메탈테 주문이 대략 20% 이상 증가했다”며 “그간 메탈테가 팔리지 않음으로써 3공단 내 메탈테 생산업체들 상당수가 폐업하는 등 적잖은 진통을 겪었는데, 이젠 메탈 주문이 조금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경 유형 메탈테로 이동 중?

최근 폐막한 iOFT에서도 메탈테의 전시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iOFT를 참관한 서울의 한 하우스브랜드 생산•유통업체 관계자는 “출품 컬렉션의 상당수가 메탈 프레임이었고, 이번 행사에서 테마 국가로 선정된 프랑스관도 뿔테보다는 메탈테를 주로 선보였다”며 “일본 시장의 영향을 받는 우리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내년도 아이웨어 트렌드는 메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사실 그동안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뿔테 소재가 비이상적일 정도로 오랫동안 시장을 주도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 3~4달에만 깜짝 인기를 모으던 뿔테가 어느 순간 인기를 모으더니 10년 이상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안경시장을 주도했다.

물론 뿔테의 유행에 따라 TR이나 울템, 이중사출 안경테 등이 연이어 개발됨으로써 세계에 대구 안경산업이 새로운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그 반면에 뿔테의 유행이 길어질수록 일선 안경원에서 객단가가 떨어지면서 업계 전체는 수익률 하락이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대다수 안경사들은 무테에 이어 실테로 5년 정도가량 이어지던 유행의 흐름이 뿔테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유행이 멈춰버렸다고 의아해 하기도 했다. 경남권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한 안경사는 “오랫동안 소비자들이 뿔테만 찾음으로써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물론 객단가 하락으로 안경사 삶이 팍팍해졌다”며 “이젠 소매나 도매, 공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소재의 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격경쟁력•관련 기능인 준비도 서둘러야

하지만 문제는 안경시장에서 메탈 바람이 불었다고 국내 생산공장들이 이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뿔테가 10년이 넘게 장기 유행하면서 메탈테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가 거의 붕괴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업체 기초조사만 보아도 뿔테 트렌드가 시작되기 전인 2002~04년도에 대구의 ‘종업원 4인 이하 업체’가 363개였던 것이 지난 2012년도 조사에서는 182개로 50% 이상 감소했다.

대구에서 소규모 업체들의 메탈테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하던 공장들이 그야말로 초토화된 것이 요즘의 대구 안경공장의 현주소이다. 심지어 메탈테 생산에 가장 기초가 되는 용접공들이 생산 현장을 떠난 지 오래이고, 메탈테 생산에 필요한 부속, 도금, 금형업체들의 생산 기반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대구 노원동의 한 안경 제조업체 대표는 “확실히 예전에 비해 안경원에서 메탈테를 많이 찾고 있지만 생산 기반이 거의 무너진 대구는 이제 가격 경쟁력도 완전 상실한 상태”라며 “예전에도 중국산 메탈테에 가격경쟁이 안 되던 대구 공장들이 이제는 생산단가가 차이가 더 벌어짐으로써 오랜만에 불어온 메탈 유행을 거의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메탈테 한 장을 생산하는 단가가 적게 잡아도 8천~9천원인데 비해 중국산 메탈테는 이보다 50% 가까이 저렴한 5천원 안팎에 판매되다 보니 대구에서 메탈테를 생산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금 안경업계 종사자 대부분은 메탈테의 유행 조짐을 반기고 있다. 안경업계 전체를 위해서는 뿔테와 메탈테가 서로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다. 몇 가지 변형된 라운드 스퀘어 림이 대부분인 뿔테만으로는 업계의 파이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다수 안경 관계자들은 고사 직전 상황에 빠진 안경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뿔테 트렌드의 독주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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