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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선글라스에 어린이 눈 ‘빨간불’
  • 신지훈 기자
  • 등록 2014-02-28 1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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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가 100원짜리 중국산 렌즈 장착된 불량제품 무더기 수입… 성장기 어린이 장시간 착용 시 눈질환 등 부작용 우려
 
선글라스 철이 다가오면서 ‘불량품’에 가까운 저가 소아용 수입 선글라스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른바 ‘한탕주의’를 노린 유통업체들이 제 기능은커녕 오히려 어린이 시력을 해치는 렌즈가 장착된 저가 소아용 선글라스를 중국과 대만 등지에서 수입해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눈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5세에서 10세 이하의 어린이를 주소비 타깃층으로 하여 엄청난 양의 불량 선글라스를 수입해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가 소아용 선글라스는 인터넷 오픈마켓과 팬시점, 문구점 등에 풀리며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흔하게 볼 수 있는 만원 이하의 저가 소아용 선글라스는 대부분 원산지를 중국으로 하고 있다.

디자인도 일반적인 형태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까지 그 종류와 컬러가 매우 다양하며, 가격도 2800원부터 9900원까지 수많은 제품이 점차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산 고급 렌즈를 취급해 선글라스를 생산하고 있는 한 제조업체 대표는 “소아용 선글라스는 성인 제품에 비해 제조 시 프레임의 소재와 디자인, 렌즈 등 전체 공정이 까다롭게 제작되는 반면, 저가의 수입품은 여과 없이 수입이 가능한게 문제”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저가의 소아용 선글라스가 인터넷과 노상판매를 통해 많은 양이 판매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제조에 대해 무지한 유통업체들이 오직 가격에만 초점을 맞춰 수입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인보다 성장기 어린이 눈 보호 중요

안과 전문의들은 어린이들의 경우 대체로 성인보다 야외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고, 수정체가 더 투명해 자외선이 쉽게 망막까지 도달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성인보다 어린이가 눈 보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운대학교 안경광학과 김재도 박사는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적응력이 뛰어나 소아용 저가 선글라스를 사용해도 당장은 눈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방치하고 장시간 착용할 경우 눈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는 착용하고 있는 렌즈가 눈에 맞는지에 대한 적합성 여부와 피로도 증상에 대해 판단력이 떨어져 오히려 이런 적응력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박사의 지적이다.

계속해서 김 박사는 “무엇보다 어린이 눈의 세포, 조직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성장기 시기의 부작용은 성인이 되어서도 눈 질환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글라스 제조 관계자들은 현재 유통 중인 5,000원 이하의 저가 소아용 선글라스는 어린이 눈 보호에 오히려 위해를 끼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소아들이 사용하는 저가 선글라스의 렌즈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저가 AC(아크릴계) 소재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AC렌즈는 가공방식과 다른 재료의 혼합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크게 나는 소재로써 저가로 생산되는 경우 렌즈의 변형 탓에 자외선 차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시야의 왜곡으로 두통 및 시력저하를 유발한다.

최근에는 AC 소재의 사용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소아용 선글라스의 경우 미용 측면이 부각되어 간과하거나 제품표시란에 제대로 기재가 안 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이다.

기술표준원은 지난 2013년 7월부터 정부가 정한 110개 공산품 안전품목들은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거, 정해진 실험기준을 준수해 KC마크를 획득해야 시중에 유통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특히 선글라스의 경우 안전인증, 자율안전확인, 어린이보호포장, 안전품질표시 등 생활용품 규제 대상 중 ‘안전•품질표시 대상’ 제품은 사전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며, 업체가 자체적으로 시험을 한 뒤 KC마크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자율적인 운용방식이 저가 선글라스의 확산을 부추기도 있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더구나 시중에 제품이 먼저 유통된 후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되어야만 사후 조사가 이루어지는 실정이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가에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에 제조공장을 두고 있는 관계자는 “아무리 싸도 기본 PC렌즈의 원가는 1,000원, 선글라스테 1,000원, 관세와 유통경비 등을 다 합쳐 최소 5,000원 이상은 돼야 정상적인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그 이하 가격대의 제품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조악한 선글라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수입되는 제품의 렌즈는 단가 100원짜리의 데모렌즈 수준에 불과해 문구점과 노상판매점, 옷가게 등에서 판매하거나 사은품으로 주는 선글라스는 가능하면 사용을 자제하고 차라리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안경사 전문성 부각한 홍보 필요

반면에 저가 선글라스의 범람은 안경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선글라스가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면서 눈과 시력을 보호하는 기능성이 외면되고 있는 점을 시력 전문가인 안경사가 집중 설명해 양질의 선글라스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대한안경사협회는 주요 정책사업 중 하나로 ‘선글라스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 유통업계에 뺏긴 선글라스 시장을 되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국민의 눈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확실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여러 자료를 각종 매체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며, 4.12 시력보건의 날을 기점으로 검증받지 못한 제품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겠다”고 말해 안경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경운대학교 김재도 박사는 “우선 안경원은 소아용 저가 선글라스의 매입을 거부하고, 만약 고객이 불량 선글라스를 착용했을 때는 눈 보호 차원에서 그 부작용을 정확히 설명해 정상 렌즈를 이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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