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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메탈테, 옵틸테 장기집권에 반기들다?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3-10-31 22: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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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모•iOFT 등 해외 유명 전시회서 메탈테 컬렉션 속속 등장… 시장에선 안경원 수익구조 개선 위해 메탈테 유행 원해
10년 가까이 국내 안경테 유행을 이끌고 있는 아세테이트, 셀룰로이드, 울템, TR 등 이른바 ‘뿔테’의 아성을 무너뜨릴 대항마가 나타날 수 있을까.

업계 전문가들의 여전히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최근 안경시장에 ‘메탈테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고 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지난 9월의 실모쇼와 10월의 iOFT에 다녀 온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아이웨어의 트렌드에 변화가 생길 것’을 예견하고 있다.

실모를 참관하고 온 대구의 한 중견 안경 제조업체 관계자는 “실모에서는 특히 하우스브랜드 쪽에서 메탈 프레임이 강세였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뿔테가 유행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을 정도로 뿔테 유행이 비정상적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안경업계 전체를 위해서라도 유행이 바뀔 때가 됐다는 그는 “우리만 해도 6대 4 정도였던 뿔테와 메탈의 생산 비중이 근래 거의 비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시장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iOFT를 다녀온 한 아이웨어 도매업체의 관계자는 “전시품의 대다수를 메탈테가 차지하고 뿔테의 비중은 극히 미약했다”며 “일본의 트렌드가 대략 1년여 뒤에 한국 시장에 나타나는 경향이 맞는다면 적어도 내년 3~4분기부터는 메탈테가 아이웨어 트렌드의 주된 테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말경에 메탈테인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출시한 정인 아이웨어의 최재춘 대표는 “뿔테가 너무 길게 유행을 타면서 30~50대들이 선호하던 엔틱 아이웨어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온통 젊은 층을 위한 빈티지 프레임만 난무하고 있다”며 “자사는 인구 밀도로 보아 오히려 30대 이상의 비중이 더 넓다는데 착안해 전략적으로 버킷 리스트를 런칭했다”고 설명했다.


안경사들 “뿔테의 10년 이상 유행은 비정상”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의 뿔테 유행이 ‘비정상적’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2~3년 또는 5년여를 주기로 트렌드가 바뀌는데 지금의 뿔테 유행은 2004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0여 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새로운 테마를 추가하며 새 시장을 형성해온 이 같은 뿔테의 장기 유행은 안경원의 매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미치고 있다.

저가의 뿔테가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메탈테 판매가 실종되면서 객단가가 하락하고, 그 결과 업계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동일 트렌드의 제품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업계에 채산성을 떨어트리고, 수익구조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과 다르게 트렌드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J&B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국내의 아이웨어 유행은 연예인들의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그들이 온통 뿔테만 선호하는 현 상황에선 메탈테가 부각될 여지가 거의 없다”며 “메탈테만으로 트렌드를 형성하기엔 역부족이고, 그렇다면 아세테이트와 메탈 등 콤비네이션 프레임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뿔테 전문생산업체인 해리의 관계자 역시 “TR 프레임을 찾는 안경원이 많았는데 이젠 콤비 스타일을 주로 주문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을 메탈테로의 트렌드 변화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고, 단지 트렌드의 다양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란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안경테 소재가 다양해야 안경원이 산다’
‘신(神)도 모른다’는 트렌드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뿔테 전문업체들에게는 서운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뿔테 유행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됨으로써 국내의 안경산업은 절름발이 신세가 되었다는 점이다.

유행하는 뿔테의 디자인도 20가지 내외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쓰고 다니는 모델이 ‘거기서 거기’일 정도로 뻔하다. 또 지금 당장 철테 유행이 현실화된다고 해도 현재의 국내 생산 여건으로는 제대로 대처할 능력이 없다.

뿔테의 장기 유행으로 대구의 메탈테 생산 인프라는 거의 초토화된 실정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2002~04년도 사업체 기초조사 당시 대구의 ‘종업원 4인 이하 업체’는 363개였는데 반해 2011년도 조사에서는 254개로 약 30%가 감소했다. 이런 실정에서 메탈테의 트렌드가 돌아왔을 때 과연 그 변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것이 지금 대구 생산공장들의 현주소다.

대구의 한 안경 제조공장의 공장장은 “메탈테를 대구에서 100% 생산하는 일은 이미 불가능해 지금은 상당 부분을 중국이나 동남아에 발주하고 있다”며 “한 마디로 대구의 메탈테 생산 인프라는 고사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공장설비 같은 하드웨어가 녹슬고 방치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이를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숙련공이 이미 생산 현장을 떠난 지 오래 됐다는 것이다.

뿔테의 유행이 10년여 지속되면서 노쇠한 대다수 메탈테 관련 숙련공들의 대다수는 심지어 세상을 등지거나 기술이 쇠퇴했다는 것이 대구 생산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제 아이웨어 트렌드의 교체는 생존 차원에서 업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된다는 의견이 많다. 지금과 같은 객단가, 지금과 같은 한정된 유행 모델로는 업계가 침체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업체들의 생산 스케줄 변경, 메탈테 인프라의 재구축 등 선결과제가 남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안경원이 살기 위해서 뿔테 트렌드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업계의 대다수 관계자들은 안경테 유행이 수시로 변해야 전체 안경계가 커진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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