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다수 다목적 콘택트렌즈 관리용액에 ‘노럽’ 표기… 뛰어난 ‘러빙’의 세척 효과 적극 홍보해야
다목적 관리용액의 올바른 사용법
한때 이슈화되었던 다목적 콘택트렌즈 관리용액의 ‘No Rub’ 표기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 결과 5년여 전 업계에 불거졌던 노럽, 즉 손으로 문지르지 않고 콘택트렌즈에 용액으로 세척만 해도 소독이 된다는 표기가 아직도 수정 없이 용기나 포장 박스에 표기된 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콘택트렌즈 관리용액은 일반 식염수와 다목적 관리용액 등 크게 두 가지이다. 하지만 식염수는 세균 소독 기능이 없어 안과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고, 뚜껑 개봉 후 세균 증식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봉한 뒤 3일부터는 세균 오염이 시작되어 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 등 결막염과 각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수십 종의 여러 세균이 생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업체들이 개발쪾출시한 다목적 콘택트렌즈 관리용액은 현재 10개에 가까운 업체에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다목적 관리용액은 말 그대로 콘택트렌즈의 세척, 헹굼, 소독 및 단백질 제거, 보존 등이 가능한 콘택트렌즈 관리의 토털 솔루션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다목적 용액이 ‘완벽한 콘택트렌즈 케어’가 가능한지 의문시 된다는 점이다.
더구나 대다수 제품의 겉포장에는 ‘손가락으로 콘택트렌즈를 문지르지 않고 착용할 수 있다’는 ‘노럽(No Rub)’이 강조된 것과 다르게 제품 용기에 표기된 사용 취급 문구에는 ‘안전한 관리를 위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10초간 문지르시오’라고 기재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호주 홀든 교수, “문지르는 세척법이 최고”
한 외국계 다목적 관리용액 업체의 관계자는 “자사의 제품은 미국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으로부터 노럽과 러빙(rubing)이 모두 가능한 솔루션으로 승인 받았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관리용액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잘 지키지 않는 소비자들을 위해 새로운 패키지에서는 노럽 문구를 삭제했고, 앞으로는 ‘문지르는 방법’을 권장할 계획” 이라고 덧붙였다. 즉, 제조측 관계자도 노럽 보다 문지르는 방법이 더욱 효과적인 콘택트렌즈 관리방법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모 콘택트렌즈 관련회의에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브라이언 홀든 교수는 “콘택트렌즈를 약 10초간 문지르는 세척 과정을 거쳤을 때, 렌즈 표면의 미생물 잔여 개체 수가 약 99%까지 감소한다” 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아무리 관리용액의 소독력이 좋다고 해도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질러서 세척하는 것이 세척의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노럽 표기를 유지하다 2008년 하반기 런칭한 신제품부터 노럽을 빼고, ‘가볍게 문질러 주세요’라는 문구를 추가한 모 업체의 관계자는 “노럽은 소독력이 월등히 좋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일부 업체의 공격적 마케팅의 산물이지만, 콘택트렌즈의 올바른 관리를 위해서는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별도의 추가적인 세척이 필요하다” 고 말하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노럽과 러빙은 업체별로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노럽 문구를 삭제할 용의가 있는가’ 라는 취재 질문에 한 외국계 업체 관계자는 “제품 포장지의 표기사항은 허가사항에 준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만약 FDA와 식약청의 승인 사항이 변경된다면 이에 맞게 고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업체 역시 표기의 변경을 위해 식약청에 별도의 건의를 요청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노럽이든 러빙이든 제품의 사용방법에 대한 표기에는 ‘손가락으로 10여초 문지르는 것이 소독 효과가 좋다’고 정확하게 표기하는 것이 콘택트렌즈의 올바른 관리를 위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콘택트렌즈 관리 방법(美 FDA)
- 권고하는 렌즈의 착용 주기를 따를 것
- 다목적용액 대신에 멸균 식염수를 사용하지 말 것
- 렌즈를 문지르고 헹굴 것
- 용액이 담긴 렌즈 케이스에 추가하여 용액을 넣지 말 것
- 매번 사용 후 케이스에 남은 렌즈 용액은 항상 버릴 것
- 렌즈 용액은 재사용하지 말 것
- 렌즈를 착용 후 항상 렌즈 케이스를 세척과 헹굼을 하고 자연 건조시킬 것
- 수돗물, 생수, 증류수, 호수나 바닷물 등 다른 액체에 렌즈가 닿지 않도록 할 것
- 눈이 따갑거나 감염 증세가 있으면 전문가와 상담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