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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합 렌즈?
  • 나홍선,정재훈 기자
  • 등록 2012-09-27 18: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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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청, 컬러렌즈 8개 제조사 10개 제품에 부적합 판정… 엔보이비젼社 “식약청 주 검사기관 화시연은 적합 판정” 주장
컬러 콘택트렌즈의 부작용을 다룬 MBC의 보도 이후 이뤄진 식약청의 전수검사 결과, 일부 업체의 제품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콘택트렌즈 업체들은 이번 식약청의 검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이희성)은 시중에 유통되는 컬러 콘택트렌즈를 모두 수거해 검사한 결과, 30개 업체 60개 제품 가운데 8개 업체 10개 제품의 품질이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1일 밝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인터로조의 ‘FestivalⅡ’ 등 5개 업체 7개 제품에서 색소 용출 기준치를 초과했다.

또한 한스메디칼의 ‘KORINA’ 제품은 세포독성시험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지오메디칼의 ‘IMAGE COLOR’ 제품은 두께시험, ㈜바슈롬코리아의 ‘Naturelle(hilafilcon B)’는 곡률반경시험에서 각각 부적합으로 나왔다.

식약청은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중지 명령을 내리고 이미 유통된 제품은 전량 회수•폐기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또 앞으로도 매일착용소프트콘택트렌즈를 중점관리 대상 의료기기로 선정해 매년 수거•검사를 실시하는 등 품질관리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식약청의 발표는 공중파 TV는 물론 대부분의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이들 언론들은 ‘컬러렌즈의 6개에 하나 꼴로 문제가 있다.
기준치의 3배에 달하는 색소가 검출됐고 심지어 눈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독성이 검출되기도 했다’며 일제히 보도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 제품이 어느 정도 유통됐는지 파악도 안되고 있으며, 심지어 전체 컬러렌즈의 21% 이상이라는 수치까지 제시하며 대부분의 컬러렌즈가 눈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도했다.

식약청, 부적합 제품 전량 회수 조치

문제는 식약청의 발표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업체들은 우선 식약청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조사했다고 했지만, 정작 해당 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아간 것이지 유통되는 제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본지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들에 확인한 결과 모두 공장 등 생산시설에서 직접 받아갔지 시중 안경원에서 제품을 수거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식약청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조사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식약청의 이번 조사 결과를 부풀려 발표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업체들은 모두 이번 검사는 색소용출에 대해서만 실시된 것인데도 정작 발표는 예전에 실시한 검사에서 적발된 사례도 포함시켜 함께 보도했다고 전했다.

세포독성 시험 결과 부적합하다고 밝힌 한스메디칼과 곡률반경과 두께시험에서 부적합 결과를 받은 바슈롬코리아와 지오메디칼이 이 경우다.

결국 색소용출 검사와는 관계없는 업체들의 부적합 사례들을 발표, 일부러 많은 업체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식으로 확대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본지가 이들 3개 업체들에 확인한 결과 이들 업체들은 모두 상반기 검사에서 부적합 결과를 받고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 그런데도 식약청은 이번 발표에 포함시켜 마치 이번 검사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오해를 받게 만들었다.

바슈롬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제품 검사 방법과 식약청 검사 방법이 맞지 않았기 때문에 상반기 회수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품질부적합 항목에 대한 변경 허가를 완료해 지난 8월 23일 문제가 해결됐으며, 판매중지에 대한 해지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이번에 용출물검사나 독성검사 부적합과 함께 발표해 오해를 받고 있다”며 “자사 제품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안경원에 보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콘택트렌즈 업체 대표는 노골적으로 식약청을 비난했다.

그는 “바슈롬, 지오, 한스메디칼의 경우는 전시행정하려고 이미 처리한 내용을 이번에 적발된 것처럼 보도한 것”이라며 “이번 검사는 색소용출 시험 한 가지만 진행했다.

자외부흡수스펙트럼을 검사한 것인데 자외선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눈에 보이는 색소 용출을 검사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다른 검사기관도 물어봤지만 문제가 있는 시험방법이라고 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약청의 담당자들 답변도 제각각

식약청의 오락가락식 답변도 문제다. 담당자마다 답변이 다르다 보니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없고, 심지어 사실과 다른 답변도 있어서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이번 검사와 관련해 식약청에 확인한 결과 담당자들마다 조금씩 답변이 달랐다. 예를 들어 색소용출물 검사만 했다는 말도 있지만, 반면 그렇지 않다는 답변도 있었다.

검사방식 역시 전수검사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샘플검사라는 답변도 있었다.

또한 업체들은 한목소리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이 아니라 업체에서 직접 가져가 검사를 했다고 하는데, 식약청은 안경원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수거해 검사했다는 주장이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 김명호 사무관은 “공장에서 제조된 것을 가져다가 검사한 것이 아니라 안경원에 유통되고 있는 것을 한 것”이라며 “사후관리는 유통되는 것을 수거하고 검사하는 것이기에 공장에 있는 것을 수거하지 않고 안경원에 있는 제품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예외적으로 공장에서 가져갈 경우에는 시중에 샘플이 없는 경우 공장에 있는 보관품을 가져가 검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청의 이번 검사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검사가 한 달 만에 급하게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결국 MBC 등 언론의 보도로 인해 이슈가 되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진행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엔보이비젼 관계자도 “지난 7월에도 검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많은 콘택트렌즈 업체들은 이번 식약청의 컬러렌즈 시험 결과 발표가 MBC 등 언론에서 그 위험성을 지적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 콘택트렌즈 업체 대표가 “이번 식약청의 발표를 보면서 졸속대응, 전시행정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한 것이 이 같은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이번 식약청의 발표로 해당 업체들은 큰 후폭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은 일부 제품임에도 전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오해받고 있는 상태다.

당연히 안경사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매출도 크게 줄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들이 상당 부분 억울하다고 느끼면서도 이의제기 등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가기관인 식약청을 상대로 이의제기를 했다가는 괜히 밉보여 더 골치 아픈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설사 잘못된 발표로 판명된다고 해도 이를 인정했다가는 큰 문제가 될 것을 뻔히 아는 식약청이 순순히 인정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당업체들은 대부분 공인된 외부 시험기관에 재평가를 요구하는 등 제품의 문제 여부를 확인하느라 부산한 실정이다.

그 중에는 억울한 마음에 재평가를 요구한 업체도 있지만,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이래저래 억울해도 말 못하는 콘택트렌즈 업체들. 그들의 고심이 클
“매뉴얼을 만들어 문제 발생 시 대응할 터”
▲ 한국콘택트렌즈제조협회 성기정 회장/
최근 콘택트렌즈 업체에 관련한 기사들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회원사들의 고충이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크다.

회원사들이 이럴 때일수록 의연하게 대처해줄 것을 바라면서, 협회는 콘택트렌즈와 관련한 가이드라인 즉,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오는 추석 전후로 정기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뉴얼을 만드는 이유는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콘택트렌즈 시장이지만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또 현재 여러 의료기기 검사기관에서 자체 기준에 따라 콘택트렌즈를 시험하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은 제조사들이 알고 있는 기술적인 측면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대안이 바로 매뉴얼 마련이다.

우리 협회는 안경사협회, 안경관련 대학교수, 식약청 담당관,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망라해 매뉴얼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겠다. 콘택트렌즈 샘플을 수거한 전문기관의 실질적인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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