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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평정한 울템, 한국에선 가짜 기승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2-08-31 15: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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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어난 내열성과 복구력으로 울템 안경 판매 급상승… 곧이어 인기 편승한 유사품 범람으로 가격 하락 부채질
뿔테 계열이면서 품질은 훨씬 뛰어난‘울템(ultem)’안경테가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가운데, 가짜 유사품이 업계에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GE社가 최초로 개발한 울템은 비결정의 열가소성 수지로 정식 명칭이 폴리에테르이미드(PEI)이다.

이 물질은 방열과 난연성, 내약품성 등이 뛰어나 전기전자 부품, 항공기 내장부품, 의료기기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 안경업계에서는 2007년 말부터 안경테 템플 장식으로 일부 사용되다가 2009년 6월 ㈜휴맥스옵틱이 프레임 전체를 PEI로 제작한 ‘MONODESIGN’이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울템 안경테의 시대가 열렸다.

특히 PEI 소재인 울템은 기존 뿔테 소재로 많이 이용되는 TR90의 내열성 100도보다 2배가 넘는 210도를 견뎌내는 특성으로 무더운 여름에도 변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아세테이트, TR90 등 기존 뿔테의 장점 이외에 뛰어난 복원력과 착용감으로 2010년 초부터 국내 안경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울템 안경테 ‘모노디자인’은 2011년 3월부터 일본의 대형 프랜차이즈인 메가네 슈퍼社에 약 13만 장이 수출되었다.

휴맥스의 한 관계자는 “메가네 슈퍼가 판매하는 울템테‘Betapla’는 전국 체인점들이 인테리어 콘셉트까지 베타플라 위주로 바꿀 정도로 400여 가맹점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며 “일본의 요미우리신문 등 유력 일간지 광고를 펼치던 메가네 슈퍼가 지난 2월부터는 공중파 TV까지 대대적으로 광고를 진행하면서 이제는 일본의 거의 모든 체인본부가 울템테 광고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파행적인 유통•생산 습관 개선 절실

대구의 안경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울템테 생산에 뛰어들면서 시장에 가짜 유사품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신림동에서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L원장은 “시장에서 울템테가‘탄력이 좋은 안경’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모조품이 많이 나돌고 있다”며 “상당수 소비자들이 울템 안경테의 품질에 만족하면서도 가격을 말하면 ‘다른 안경원은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한다’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장에서 정품 울템테의 평균 소비자가격이 16~18만 원인 것에 비해 가짜품은 정품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6~8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울템테를 생산하는 업체 관계자는 생산단가와 안경원의 최소 마진 등을 고려했을 때 정품은 10만원 이하에 판매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대구의 한 안경 제조공장 관계자는 “350~400도의 높은 사출온도를 거친 후 표면에 여러 차례 컬러를 입혀야 되는 울템은 TR90에 비해 제조단가가 월등하게 높다”며 “현재 시중에 에틸렌초산비닐 등 공업용수지를 섞은 가짜 울템테가 많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경원에서 울템테의 소재를 확인하는 방법은 현재까지 나와 있지 않다. 일부에서는 강한 내열성을 가진 울템테를 직접 불에 달궈서 진위 여부를 가리고는 있지만, 이 같은 파괴검사를 안경원에서 직접 확인하기는 쉽지도 않을 뿐더러 검사의 정확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품질시험연구소와 안경관련 유관기관 역시 울템의 비파괴검사법은 아직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안경사는 “생산업체가 공인기관을 통해 ISO인증을 받으면 안경원에서 안심하고 사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을 주문 했다.

결국 국내 안경시장은 어느 한 품목이 인기를 얻으면 곧이어 가격을 앞세운 유사품이 양산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안경원도 판매가 잘되고 인기 있는 제품은 별다른 의심 없이 가격만 보고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 유사품이 만연하다보면 곧바로 시장이 혼란되고, 심지어 정품마저 신뢰성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모처럼 찾아온 효자상품을 업계 스스로가 추락시키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모조 유사품을 근절하려는 업계와 안경사들의 단호하고 이성적인 행동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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