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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유통사, ‘디옵스’불참론 ‘꿈틀’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2-06-14 19: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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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업체 위주의 안경전 진행에 수입유통사 반발… 부스 참가에 따른 시간•인원•비용에 비해 효과 적은 것이 문제
 
서울에 소재한 수입 안경테 유통업체 K社는 내년부터 대구국제안경전(디옵스)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평소 우리나라에도 번듯한 안경전시회 하나쯤은 개최돼야 한다는 생각에 웬만하면 참여했던 터였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디옵스에 부스 참가를 하지 않기로 했다. 매년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서 참가했지만 역시나’로 끝나는 일이 반복되었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K사는 2천만원 가까운 경비를 들여서 디옵스에 참가했었다.

그런데 보수교육장이 전시장과 너무 멀고 교육이 깐깐해지다보니 전시장을 찾는 안경사 숫자가 눈에 띠게 줄었고, 그나마 전시장 참관 안경사들도 시간이 촉박해서인지 서둘러 전시장을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지방의 경우 안경사 1인 체제로 운영되는 안경원이 많다보니 오후 늦게라도 업소 문을 열어야 했던 것이다. 더구나 내년부터는 중앙회에서 사이버 교육을 강화한다는 소식에 디옵스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K사의 G대표는“한 마디로 올해 디옵스에서도 효과를 못 봤다”고 잘라 말했다. “전시회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인 안경사가 드물고, 바이어라고 해봐야 해외 C급 바이어 몇 명과 안경광학과 학생이 대다수여서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효과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비단 K사의 경우만이 아니다. 다른 수입업체 관계자들 역시 “6개 지부 안경사 보수교육이란 메리트에 이끌려 참가했는데, 매번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실망감만 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업체들, “더 이상 들러리 참가 안할 것”

이번 디옵스에는 대한안경사협회 산하의 대구지부 등 6개 지부의 안경사 약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안경사 법정보수교육이 실시되었다.

전시회 참가 예상 숫자상으로는 전시 기간 3일 동안 매일 1,300여명 이상 안경사가 방문했다는 말인데, 참가업체 관계자들은 너나없이 안경사 참가 숫자가 턱없이 적었다고 투덜댔다.

그러니 디옵스 주관처인 한국안경지원센터(지원센터)에서 올해 디옵스 참가 안경사가 7,000명이었다는 발표는 타 시도지부 임원들이 수 천명 참석했다고 가정해도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숫자라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6개 지부에 확인한 보수교육 참가 대상자 4,000여 명 중 교육에 참석한 안경사를 90%라고 가정해도 3,600여 명에 불과하고, 또 이들 중 전시장을 둘러본 안경사를 80%로 계산하면, 실제 참관 안경사는 2,900여 명에 불과한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수입업체들은 디옵스를 주관하는 지원센터의 처사도 업체의 발길을 끊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체들 대부분이 ‘지원센터가 수입업체 지원에 너무 인색하다’고 입을 모았다.

어느 한 업체의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에게는 항공료에 여행까지 시키면서 국내업체에게는 철저하게 인색하고, 특히 유럽의 하우스브랜드 본사나 룩소티카, 사필로 등 메이저 업체는 전무하다”며 “수출과 수입업체 모두를 만족시키는 광학전을 지향해야 하는데, 지원센터가 노골적으로 수출업체에만 치우쳐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디옵스가 해가 바뀔수록 수출 쪽에만 올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내 수입업체는 그야말로 디옵스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이번 2012년도 디옵스 현장에서 무작위로 40여 업체를 선정해 참가 만족도를 조사했을 때, 부스 참가를 만족한다는 업체는 전체의 21%, 만족스럽지 않다는 업체가 44%를 차지했다.

본지의 이번 조사는 디옵스 개최처인 대구광역시에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에 따라 전격 실시한 것으로, 결국 10곳의 업체 중 8곳은 ‘디옵스의 들러리’로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원센터는 이번 디옵스의 폐막 직후 각 언론사로 발송한 보도자료를 통해 ‘수출 실적 약 2천 4백만 달러(약 270억 원)를 달성해 이번 전시회가 진정한 수출전문 전시회, 수주 전문 전시회로 거듭났다’고 강조하여 수입업체들의 심사를 뒤틀리게 했다.

14개 조사 업체 중 1곳만 ‘참가’ 답변

세원ITC, 다리F&S 등 수입유통사의 메이저로 꼽히는 업체들은 이미 4~5년 전부터 디옵스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해당 업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디옵스에 소요되는 시간, 비용, 투입 인력 등을 감안하면 차라리 지방의 호텔 을 대여해 자체적으로 수주회를 개최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며 “무엇보다 디옵스가 수출업체를 우선시하는 전시회로 굳어지면서 자사와는 적합하지 않은 전시회로 결정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번 2012 디옵스에는 아디다스아이웨어코리아, 쎄드인터내셔널, 신화인터내셔널 등 약 30개 아이웨어 수입 유통업체가 참가했다.

그중 본지가 14개 업체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내년도 디옵스에 참가할 것인가’를 묻는 전화 질문에 단 1개 업체를 빼고 13개 업체가 ‘참가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조사 대상의 절대 다수 업체가 내년 디옵스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디옵스의 근본적인 문제로 국내에 하나쯤은 반드시 개최되어야 할 안경전시회가 매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다시 말해 매년 디옵스를 개최할 때마다 수출 실적이나 참가자 숫자 를 부풀리는 임시방편적인 행정이 거듭되다보니 매년 의례적으로 치르는 연례행사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디옵스가 개최 성격을 분명히 해야 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풀려진 가공의 숫자를 나열하기 보다는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진단하는 자기 성찰, 다시 말해 염증을 일으키는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아픔을 겪어야 진정한 전시회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대한민국 유일의 광학전’이란 타이틀에 얽매이다 보면 중국에서 개최되는 제3, 제4의 전시회보다 못한 전시회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업계 대다수의 의견이다.

또한 안경계 한편에서는 디옵스가 ‘고양 세계 꽃박람회’, ‘이천쌀문화축제’처럼 대구 지역 축제로 탈바꿈하여 ‘색깔 있는 광학전’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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