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옵티칼 특허권 입장 선회로 대구 뿔테 제조업체 대응 유보… 극한 상황 피한 것에 대구지역 안경산업계 안도
대구지역 특허 갈등 2보
B옵티칼의 합성수지 안경테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 주장으로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 빠졌던 대구지역 안경테 업체들 간의 대립이 원만히 해결될 전망이다.
다수의 대구 안경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광고 게재를 통해 특허권 권리와 행사를 주장하던 B옵티칼의 L대표가 최근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일단 모든 대응을 유보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L대표에 대해 강력 반발하며 무효 소송과 단체장 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던 안경테 업체들로 인해 자칫 뿔테 생산에 비상이 걸릴 수 있었던 상황이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L대표의 입장 선회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들은 사실관계를 궁금해 하면서도 특허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관련 업체들뿐 아니라 대구지역의 안경산업 관계자 다수가 자칫 생산업체들 간의 분쟁으로 큰 홍역을 치러야 할 수도 있는 극한의 상황은 피했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본지가 B옵티칼의 L대표에 확인한 결과 그는 “그동안 보유한 특허가 수십 건이지만 한 번도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 문제로 소송을 제기한 적은 없다”면서 “이번 광고는 순전히 방어적인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L대표는 이어 “직원들의 제안으로 몇몇 업계지에 광고는 했지만, 이것은 순수하게 특허권 보유 사실을 알리고 유의할 것을 당부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다른 업체에 대해 경고하거나 법적 대응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L대표는 또 특허와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들을 상대로 그 같은 의사를 알릴 필요도 있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몇 사람을 불러 이야기를 나눌 생각도 했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이 있어 그만뒀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진영 센터장 양측 입장 전달로 갈등 봉합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던 B옵티칼 L대표가 이같이 특허권 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대구지역 안경산업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재)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의 손진영 센터장은 직접 L대표를 만나 입장을 바꿀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L대표는 대구지역 안경업체들의 ‘화합과 단합’ 차원에서 특허권 주장을 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손 센터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L대표가 특허 권리를 행사하기보다는 만약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광고를 냈던 것이 오히려 사업적으로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안다”면서 “L대표를 만나 업체의 젊은 대표들이 열심히 살려는데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를 L대표가 수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손 센터장은 이어 “안경지원센터 센터장으로서 대구 지역 안경업체들이 더욱 힘을 모으고, 나아가 수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사안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중간자 입장에서 업체 대표들을 만나 이 같은 L대표의 입장을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하고 “이제 관련 업체들은 이 특허 문제로 불안한 것이 없어진 만큼 생산에 전념해줄 것”을 요청했다.
L대표의 특허 주장으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됐던 업체들은 L대표의 의사를 손센터장으로부터 전해 듣고 일단 업체 공동 명의의 특허 무효 소송을 유보키로 했다.
다만 L대표로부터 특허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직접 받지 않은 만큼 업체 공동 명의로 이런 사실을 업계지에 광고하고, 개인적으로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각 업체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결국 대구 안경산업계에 큰 충격파를 던지면서 일촉즉발의 긴장 국면에 빠지게 했던 B옵티칼의 특허 문제는 뚜렷한 물증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로 ‘특허 행사 않겠다’와 ‘무효 소송 유보’라는 양측의 입장만 서로 확인한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