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흑기 쭻 침체기 쭻 발전기 도달한 국산 광학기기… R&D 투자 확대 통한 기술 개발이 성패 좌우
국내 광학기기 산업은 한마디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10여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수출도 명맥만 유지하던 처지에서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도 충분히 갖추었고, 안경류의 대표 수출품목으로까지 우뚝 섰다.
기기의 기술개발 속도도 눈부시지만, 판매 시스템도 2~3년간 튼실하게 축적되었다. 그야말로 한국 광학기기는 지난 5년여 간 ‘초고속 열차’로 비견될 정도 숨가쁘게 달려왔다.
수입품을 유통하던 업체들도 경쟁력이 강화된 것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수많은 업체들이 환율 상승이나 불경기 여파로 자연 정리되면서 세계적 브랜드를 확보한 업체들이 기기의 뚜렷한 특징을 무기로 시장 점유비 상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국산 광학기기의 내수 판매의 성장세도 뚜렷하지만, 수출의 경우를 보면 그 위세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는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럽의 재정악화로 수출이 잠시 주춤댔지만, 2010년의 경우 11억 달러 이상을 수출해 한국 안경업계 전체 수출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통계청, 2010).
이러한 괄목할만한 실적 향상은 기술 우위를 내세운 일본과 저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의 업체들의 견제 속에서 매년 30% 이상씩 증가한 기록이다.
물론 국내 광학기기 산업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 수요에 발맞추기 위한 R&D 투자 등 신제품과 원천기술 개발이 아직 아쉬운 면이 적잖고, 안경원 장비 중 최고가로써 장기간 사용하는 단점과 A/S체계도 골칫거리다.
따라서 업체들은 생존이라는 대명제를 위해 마켓 볼륨의 확대에 주력해야 하는데, 그 기반이 되는 것이 바로 기술력의 제고이고 업체가 풀어야 할 숙제꺼리가 아닐 수 없다.
기술 제고 위해 업체 공동 개발도 추진해야
현재 한국은‘세계 최고의 테스트 마켓’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말은 국내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은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국내 광학기기 업체의 원천기술 개발이나 제품 우수성을 우선적으로 한국의 안경사에게 감동을 주는 데 목표를 삼는다면, 지금 국산 기기 수준이 어느 정도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대답은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일례로 지난1980년대 복사기를 수출하는 일본에게 자극받은 국내 업체들이 일본제 복사기를 카피해 수출했을 때 일본 업체들은 기존 복사기에 전화기와 스캐너 기능을 첨가해 국내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렸었다.
결국 현재도 일본 기업이 전 세계 복사기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찬가지로 국산 광학기기도 한국의 신기술로 제시되는 LCD를 이용한 시력측정 차트의 개발 등 끊임없는 기술력 보강은 업체들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명제이다.
또한 안경사들과 교감을 함께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 중에 하나이다. 철저하고 세밀한 시장조사를 통해 국내 안경사들이 감동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보다 더 신속하고 신뢰가 강화된 A/S 시스템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경사들이 광학기기를 선택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이 주위 안경사, 선배들의 입소문이란 사실을 상기한다면 실무 현장의 안경사들과의 교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내구성이 외제보다 떨어진다’는 기존 인식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고, 휴대폰 등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국내 광학기기 생산업체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부품은 일원화함으로써 생산 원가를 줄여야 한다.
㈜휴비츠의 한 관계자는 “광학기기 업체들 간 상호교류의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며 “동종업계 관계자들끼리 모여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면 국내 업체 전체가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 간의 경쟁은 경쟁이고, 한 업체가 해결할 수 없는 기술은 서로 머리를 맞대어야 세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한국의 광학기기 업계의 현주소는 암흑기와 침체기를 지나 발전기에 도달해 있다. 다만 어느 한순간이라도 신기술 개발을 등한시하여 경쟁력을 상실하면 위기가 순식간에 닥칠 수 있을 만큼 예민한 산업이 광학기기다.
그래서 광학기기 업체들에게 맑은 하늘이 지속될지, 아니면 흐린 날이 찾아올지는 업체들 스스로가 거머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