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란 다면적으로 쓰이는 용어다. 글자풀이로는 ‘뜻을 앎’이란 뜻이다. 상술해 부연하면, 의식이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나 사물에 대하여 인식하는 작용을 말하는가 하면, 사회적·역사적으로 형성되는 사물이나 일에 대한 개인적 집단적 감정, 견해나 사상을 말하고 감각하거나 인식하는 모든 정신작용을 일컫는다.
좀 더 깊이 철학의 관문으로 들어가면, 의식이란 인간에게 특유한 심리적 활동의 총체를 말한다. 좀 더 풀이하면 객관적 세계를 인식하는 능력, 미래를 예측하고 목표를 정하고 목적을 세우고 동시에 그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을 위한 계획을 만드는 기능, 결정하고 결단을 내리는 기능, 나아가 행동의 규범, 가치의 설정과 행동의 그 목적과 수단의 평가기능 등이다.
이밖에 우리 인간의 정신·마음·몸에 대한 의식도 있다. 의식불명이 있는가하면 의식혼탁(stupor)도 있고 의식상실(asthymia)도 있다. ‘의식’ 의 낱말 앞뒤에 다른 단어가 붙으면 본디 의식의 뜻과는 다른 의미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의식화’가 바로 그것인데, 이 말은 계급의식을 갖게 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주체의식’이란 것도 있다. 단군릉(檀君陵)을 성대하게 꾸며 놓고 자주적 주체가 있는 것처럼 주체사상을 선전하지만 내용으로 들어가면, 김일성의 우상독재를 찬양 고무하기 위한 것임을 뜻 있는 명사들은 꿰뚫어 알고 있다. 「조선일보」에서 박학다식(博學多識)으로 ‘이규태 코너’를 장식해 오던 선생의 간책(簡冊),‘한국인의 의식구조’에서 한국인이 갖는 의식구조의 특성을 논한 바 있고, 일본의 학자 고무로 나오키(小室直樹)가 저술한 한국인의 비극도 한국인 의식의 특성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의식’의 앞뒤 낱말이 어떤 것이 붙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지게 된다. 대한안경사협회는 ‘의식개혁’이란 화두로 또는 모토(motto)로 구성원들을 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의식 앞에 어떤 낱말이 붙지 않으면 막연하고 추상적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구체성을 띤 낱말이 들어가면 규칙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한 마디로 제언하는 것은 공허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역사의식 또는 공동체의식을 아젠다(agenda)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체제에 살고 있다. 여기에 발생되는 갈등은 개인 이기심과 도덕심이다. 과잉욕망의 제어를 위한 도덕심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입지도 무시될 수 없다. 경제적 가치란 낮은 가치지만 삶의 기본 가치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