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협회 회장의 말은 천금의 무게를 갖는다.
안경사의 앞날과 협회의 미래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의 안경사 보수교육장을 찾아서 수없이 반복한 말이라면 더욱 더 업계의 미래와 연결된다. 협회장의 행동과 말은 그만큼 무게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회원들은 올해 보수교육 개강 축사에서 김영필 회장의 말을 듣고 희망보다 걱정이 앞섰다고 말한다. 편안한 안정감 대신에 불안감이 생겼다는 얘기다.
협회의 수장으로 정책의 잘잘못을 어느 정도 확대하고 축소하는 것은 차치해도 시비에 휘말릴만한 문제는 아예 입에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먼저 회원들은 국내 안경광학과를 20여 곳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회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회원 안경원을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던진 말이라도 같은 울타리에 있는 학과의 존폐를 대놓고 거론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일이고, 안경광학과 교수진과 학생에게 취할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회원들은 이번 개강 축사에서 협회장의 정치적 발언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 성향이 서로 다른 수만 명의 회원들에게 협회가 도움을 받기 위해 지지 서명이나 후원에 나서야 한다는 김 회장 발언이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는 오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김 회장이 특정 정치세력에 치우친 행동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협회는 영원히 존재해야 되는 곳이다. 권력이 10년을 못 넘기는 것과 다르게 협회는 안경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순간까지 존재해야 하는 곳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대통령도 임기가 5년에 불과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자도 반대쪽 정치세력이나 상대단체가 반대하면 포기하는 것이 정치판의 생리이다.
그래서 협회 같은 단체가 혼탁한 정치판에 얽매이면 나중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그야말로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 현명한 처세이다.
허무맹랑한 안경사단독법을 만들겠다고 국회의원 뒤만 쫓아다니다 정부에 미운털이 박혀서 안경원의 9가지 장비를 삭제당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협회는 쓸데없이 정치색을 띄면 안 되는 것이다.
김영필 회장은 또 이번 보수교육장에서 정관 개정의 부결이 대의원의 정족수 미달 때문이라며 부결 책임을 대의원에게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협회비를 엄청나게 쏟아 부으며 개최한 수안보 워크숍에서 대의원 정족수 부족으로 정관 개정이 자동 부결된 책임을 집행부가 대의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오만한 발언이다.
더구나 이번 정관 개정안은 곳곳에 회원의 뜻에 반하는 조문이 담겨서 처음부터 여러 지부에서 반대해 동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데도 집행부가 한 번 부결된 정관 개정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또다시 상정해 재차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된 것은 회원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협회는 집행부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 협회 회원은 집행부가 회원의 뜻을 살펴 봉사하고, 회원의 심부름꾼으로 땀을 흘릴 때 회원이 행복해진다.
협회장의 말은 무거울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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