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산지 대구에서 최근 선글라스가 대규모로 덤핑 판매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의 안경 제조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생산한 선글라스의 재고품을 연말경에 대규모로 덤핑 판매할 것이란 소문이 급속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취재 결과 3공단을 중심으로 떠도는 이 같은 소문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대구 3공단에 떠도는 소문은 올해 국내 안경원의 선글라스 판매가 완전히 실종되면서 생산업체 대부분이 막대한 재고 물량을 힘겹게 떠안고 있으며, 이 재고 선글라스를 내년도 신제품이 나오기 직전인 11월경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덤핑 판매한다는 내용이다.
아이빌에 입주한 아이웨어 생산•유통업체 대표는 “조만간 네임밸류가 약한 국산 하우스브랜드를 중심으로 덤핑이 시작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덤핑 판매가 현실화된다면 가뜩이나 떨어진 국산 아이웨어 가격은 완전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사실상 현재 생산업체의 입장에서 창고에 쌓인 재고 선글라스를 최저가격으로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고품으로 남겨진 선글라스를 내년에 재판매하기도 어렵거니와 지금처럼 자금 부담 때문에 마냥 창고에 쌓아둘 수도 없는 처지다.
다만 문제는 재고 선글라스의 주요 판매루트가 아울렛이나 쇼핑몰, 심지어 매년 초에 행사용품으로 증정하는 각종 보험사에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이다. 이들 재고품의 주요 판매루트가 일선 안경원이 아닌 것이다.
어차피 일선 안경원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득이 재고 선글라스를 안경원 이외의 판매루트로 처분할 수밖에 없다지만, 문제는 선글라스가 대규모로 아울렛이나 온라인 등에 판매될 경우 안경원은 더욱 궁지에 몰린다는 점이다.
인천시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소매 입장에서는 당연히 덤핑 판매를 말리고 싶지만 생산업체의 처지를 무턱대고 비난할 수는 없다”며 “차라리 대한안경사협회가 선글라스 재고품을 단체로 구입해 16개 시도지부에 분배 구입시켜서 판매에 적극 활용하면 고객을 다시 찾아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계속해서 그는 “대구의 선글라스가 대규모로 각종 쇼핑몰이나 온라인에 풀려나가면 가뜩이나 어려운 안경시장은 결정타를 맞게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 한 수입 아이웨어의 유통사의 대표는 “이미 안경원은 선글라스를 거의 포기한 상태라서 국산 선글라스가 도처에 풀려나가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이 같은 덤핑 판매가 실제로 벌어지면 안경원의 선글라스 판매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안경원의 선글라스 판매가 크게 위축되면서 생산업체의 재고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내 전체 안경시장이 조금씩 벼랑으로 몰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안경원과 생산업체를 아우르고 있는 안경사협회와 광학조합 등 안경관련 단체들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