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랍 속에서 잠자는 서명부
  • 본지 허선
  • 등록 2014-12-31 13:01:37

기사수정
희노애락으로 짜나온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이맘때면 1년을 한 묶음으로 만들어 아쉬움 속에 한 해를 보내지만, 스위스의 극작가 막스 프리쉬의 말처럼 ‘시간은 우리를 변화시키지 않고 단지 우리를 펼쳐 보이는 연장선’에 불과하리라.

올해 본지는 안경사협회 KISS 프로그램의 불공정계약으로 빚어진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올해 끄트머리 달에 KISS를 새삼스럽게 또 꺼내는 이유는 안경사단독법이 KISS의 의혹을 잠재우려는 형체도 없는 신기루라는 말들이 곳곳에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겠지만, 법안 통과를 자신하는 집행부의 큰소리에 비해 어느 한 가지 진척된 것이 없을 뿐더러 자물쇠 빗장을 열어줄 주무부처가 심심하면 신소리를 내다보니 억울한 누명을 써도 할 말이 없게 되어 있다.

현 집행부가 안경사단독법의 제정이라는 카드를 빼낸 것이 올해 4월이다.

KISS 의혹이 보도된 3개월 뒤에 빼어든 안경사단독법은 그 누구도 반문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충분한 명분을 가진 매력덩어리였다.

그야말로 연극과 비교하면 안경사단독법은 시나리오가 잘 짜인 빅 히트작이다.

실제로 연극으로 비교해도 잘 맞는 <안경사단독법 연극>에서 감독은 집행부가 맡고, 배우는 지부장과 분회장, 그리고 회원은 관객이다.

이 연극의 1막은 각종 이사회 개최와 회원 홍보로 시작되어 국회의원과의 법안 협의 장면이었다. 제2막은 국회에서 개최한 법안 발의와 공청회다.

더구나 관객을 더욱 신나게 만든 2막의 백미는 서대문에 있는 독립문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다.

그러나 무슨 영문인지 극의 재미를 한창 높이는 반전과 스릴이 전개되어야할 3막에서 연극이 갑자기 중단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관계 요로의 문지방이 닳도록 부지런히 뛰어다녀야 되는 3막에서 공연이 갑자기 중단된 것이다.

더구나 집행부가 오해받기에 충분한 이유는 일반 소비자, 안광과 재학생, 안경사 등 1만명 이상이 참여해 서명 날인한 안경사단독법의 찬성 서명부를 협회 책상서랍에 집어넣고 낮잠만 재우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입장에서는 가장 필요한 시기에 서명부를 제출하려고 일부러 보관하고 있다고 항변하겠지만, 서명부가 오랫동안 낮잠 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설득력이 없고, 집행부 혼자 법안 통과를 외쳐대고 있으니 늑대가 나타났다고 호들갑떠는 양치기 소년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집행부의 어느 임원은 틈만 나면 핸드폰 카카오톡을 이용해 협회장 선출 투표권을 가진 지부 임원과 대의원을 향해 ‘법 제정이 잘 되고 있으니 힘찬 협조를 부탁한다’는 독려 문자를 쏘아대고 있다.

분명히 단언하지만 안경사단독법은 집행부 마음처럼 호락호락 통과될 법이 아니다.

그 어떤 누구라도 안경사단독법을 자신이 통과시키겠고 큰소리치는 사람은 새빨간 거짓말쟁이다.

큰 목소리로 회원들에게 헛꿈을 잘 키운다고 통과할 수 없는 것이 안경사단독법이다.

안경사들은 안경사단독법 통과가 수십 년 걸리거나 비극으로 결말나도 낙담하지 않는다.

오직 사실에 근거한 진정한 땀을 기대하고 있다.

거짓말을 잘라내야 희망이 산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끊이지 않는 보험사기, 작년에만 총 4,414건 제보 지난해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과 보험회사가 설치한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접수된 백내장 수술 등과 관련된 각종 보험사기 제보가 총 4,414건이며, 이중 3,462건(78.4%)이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 17일 ‘적극적인 제보가 보험사기 적발로 이어집니다’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금감원에 보...
  2. 신간 소개/ 안경사의 기술 안경사의 기술│손재환 지음│라온북 발간│209쪽│29,500원안경사 생활을 하면서 가끔 답답할 때 펼쳐보면 신통하리만치 쪽집게 같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안경사의 기술’은 30년간 안경원을 성공 경영해온 손재환 원장의 실전적 자전 체험서이다.  안경원 준비부터 고객만족, 검안과 조제, 가공, 피팅까지 안경원의 모든 세세한...
  3. 새로운 ‘레이셀’의 3가지 컬러는? 바슈롬코리아 ‖ 문의 070-7167-9922/ 9927레이셀의 새로운 컬러 오로라 블랙, 프리덤 허니, 메리 모카 등 신제품 3종은 레이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섬세한 패턴의 컬러렌즈로 새로운 패턴과 컬러 믹스가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안전한 컬러 처리와 55%의 높은 함수율로 촉촉하면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무도수부터 -10.00D까지의...
  4. 국내 안경사의 업무범위… 말레이시아에서 길을 묻다 국내 안경사 관련법이 공포•시행된 때는 1989년이다.  그러나 35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안경사의 업무범위는 지난 2012년 콘택트렌즈의 안경원 단독판매 법률이 개정된 것 이외에는 꼼짝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에 반해 말레이시아는 1991년(Optical Act 1991)에 등록 요건과 실무 필요성 등이 명시되어 등록에 인정되지...
  5. LG전자, XR 스마트글라스에 진출하나? 세계적 빅테크 기업인 Meta가 산업용 증강현실(VR) 기기로 선보인 스마트글라스에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능을 대거 적용할 예정인 가운데, 핵심 협력기업인 LG전자가 확장현실(XR)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메타와 협력해 AI 기능이 접목된 XR 기기를 산업용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기업간거래(B2B) 사업 모델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