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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하는 라식 광고… 눈 안전 ‘흔들’
  • 나홍선 기자
  • 등록 2013-10-31 21: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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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 2~3장 가격으로 라식 수술하는 안과 수두룩… 수술 후 각종 부작용으로 안경원 찾는 사례 빈발
 
라식과 라섹을 홍보하는 안과의 광고가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다. 버스와 지하철은 물론 거의 모든 광고 채널을 점령하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과 모바일 역시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눈만 돌리면 안과의 라식•라섹 광고를 발견하는 게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라식•라섹을 선전하는 안과의 광고를 보면 60% 할인은 기본이고 70% 할인이나 수술 비용 50~60만원 등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당일 수술시 10만원 할인 및 친구 추천 시 10만원 할인 등 젊은 층을 자극하는 수많은 문구들도 가득하다. 마치 하루라도 빨리 수술 받아야 하며,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적극 홍보해야 한다며 유혹하는 메시지까지 난무하고 있다. 그 어떤 경우에도 라식•라섹 수술이 우리의 소중한 눈에 직접 손을 대는 수술이라는 문구는 전혀 없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라식, 라섹이 불가능한 고도근시나 각막이 얇은 이들도 통증이나 부작용 없이 시술이 가능한 안내렌즈 삽입술을 선전하는 안과도 등장했다. 이 안과는 299만원이라는 경제적인 가격에 통증과 부작용 걱정 없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라식•라섹 증가로 젊은 안경 착용자 감소
이처럼 안과의 라식•라섹 광고가 무차별적으로 성행하면서 그 여파가 안경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안경 착용 인구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점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PC와 스마트폰 등 각종 IT 기기가 보편화됨에 따라 시력 교정이 필요한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이들 시력교정 대상이 안경원 대신 안과로 흡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성행하는 안과의 라식•라섹 광고로 인한 영향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안경 착용 인구의 감소는 안경원 현장에서 쉽게 인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안경원에서는 10~20대의 안경 착용 인구가 크게 줄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층이 많거나 안과와 인접한 지역에 위치한 안경원의 경우 안경 착용자 급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젊은 층을 비롯해 많은 안경 착용자들이 라식•라섹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안경 2~3장 맞추는 가격이면 라식•라섹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니 평생 안경을 쓰는 것보다 라식•라섹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안경 착용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다 다양한 홍보 및 광고를 통해 ‘통증이나 부작용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라식•라섹을 선택하는 이유다.


갖가지 부작용에도 수술자는 증가 추세
하지만 라식•라섹의 부작용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많은 안과에서 부작용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실제 라식•라섹의 부작용을 겪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안질환 등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본지가 몇몇 안경원에 직접 취재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부작용 사례들이 적지 않게 드러났다.

대전 A안경원의 H 원장은 “3년전 수술을 받은 30대 후반 여성의 경우 차츰 시력이 나빠져 안경원에 왔는데 검안을 해보니 잔여난시가 -1.50D로 나타났고, 사축방향으로 난시가 심했다”며 “결국 불편함 해소와 야간운전의 안전성을 위해 안경을 처방해줬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H 원장은 “약 10년전 엑시머 수술을 받은 30대 중반 여성의 경우 근시 -2.50D, 난시 -0.50D로 확인됐는데, 이는 분명히 시력이 원상태로 돌아간 것”이라며 “엑시머 수술은 수술 존이 좁아 이런 경우가 흔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 여성의 경우 각막 커브가 다시 복원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과에서 10년 이상 검안사로 활동했던 서울 B안경원의 J 원장은 “20대 초반에 라식을 한 30대 중반 남성의 경우 양안의 백내장 수술을 받아 누진다초점렌즈를 처방해줬다”며 “그 원인이 라식 때문인지 확증할 수는 없지만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라면 라식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J 원장에 따르면, 시력교정 관련 수술 이후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는 근시 과교정으로 근시가 원시로 변하는 것인데 이 경우 당사자로서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원시로 인해 근거리를 볼 때 많은 피로를 느끼게 되는데 후에 노안이 왔을 때 같은 나이 대 보다 원거리 시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생긴다.

또 다른 문제는 불규칙 각막 난시다. 라식수술은 각막을 깎아내 정시로 교정하는 것인데, 아무리 레이저로 깎는다 하지만 완전하게 깎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난시가 일부 남거나 전혀 새로운 난시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난시 유무 확인은 수술 전 검사에서도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고, 이전의 규칙 난시가 불명확한 깎임으로 인해 불규칙 난시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구추적장치가 좋아져 눈동자의 흔들림까지 감안해서 깎는다고 하지만 이 같은 난시 문제를 정확히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이런 경우 하드렌즈를 착용하거나 재수술을 하게 되는데 재수술을 해도 회복될 확률은 매우 적다.

마지막으로 수술 이후에 눈이 계속 피곤한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양안이 균형 있게 교정되지 않은 것을 의심할 수 있다. 단안으로 검사할 때는 1.0 이상의 좋은 시력이 나오지만 양안 시력은 잘 볼 수 없는 것이 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안경단체는‘강 건너 불구경’서울 강남의 L 원장도 “가장 많은 사례는 각막이 많이 깎여서 원시가 생기는 경우와 시간이 지나서 근시가 생기는 근시퇴행”이라며 “최근에는 특히 안위와 조절력 이상을 많이 호소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수술 이후 안위와 조절이 달라져 겹쳐 보이거나 쉽게 피로를 느끼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사람들이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사람의 약 15% 이상은 된다”고 말했다. L 원장은 특히 “예전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빛 번짐, 근시 등이 문제가 됐지만 최근에는 안위와 조절 등 양안시 문제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봐도 각종 통증이나 눈부심, 시력 저하 등 라식•라섹 관련 부작용과 실패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안과의 무분별할 정도로 적극적인 홍보 및 광고로 이 같은 부작용과 실패사례 보다는 각종 성공사례가 난무하고 있다.

어디서도 라식•라섹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시장 위축에 위기의식, 대응 시도는 전무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작 안경업계는 손 놓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어디서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을 논의하거나 시도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어찌보면 이 같은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안경업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안경사협회를 비롯해 업계의 대표적인 단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구체적인 움직임이나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라식•라섹 광고 범람과 그에 따른 안경 시장의 감소 추세에 대한 위기의식만 있을 뿐 제대로 된 대응을 고민하거나 논의하는 모습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안경사를 대변하는 안경사협회가 정작 안과에 대해서는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심지어 안경사협회가 아무런 대책 마련 없이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안경사협회를 중심으로 이 같은 라식•라섹의 유행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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