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 ‘감정적이고 잘못된 대응’ 비판… 중앙회의 일방적 의사결정과 안경사의 날 개최일 변경 불만 표출 의심
지난 10월 2일 63빌딩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19회 아시아•태평양 옵토메트리 국제학술대회(APOC)’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정작 행사의 주체인 안경사는 하나가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치 확정 때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무엇보다 국내 안경사들이 최신 검안 정보 및 학문 교류의 현장을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대회로 참가인원만 해도 전 세계 30여 개 국가에서 500명 이상이 참가하며 성황을 이뤘지만 내부적으로는 일부 파열음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파열음의 초점은 대안협에서 16개 시도지부에 적극적인 참가를 요청했음에도 경기지부가 학술대회에 공식적으로 불참한 것으로 이미 지불한 참가비를 회수하며 불참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각종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대회 참가비 환불 요구는 감정적 처사
현재 경기지부는 이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대안협 일각에서는 이번 APOC에 대한 경기지부의 불참 결정은 그동안 쌓인 감정의 골 때문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경기지부가 중앙회에 대해 서운한 점이 있었고, 그로 인해 APOC 불참이라는 강수를 둔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대안협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산의 원셀프안경 문제를 놓고 경기지부가 다소 서운한 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원셀프안경과 주변 안경원간의 대립이 공중파 방송에도 나올 정도로 커지자 대안협 차원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협회장까지 나서 이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할 필요성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경기지부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한 감정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감정적으로 쌓인 부분이 있지 않다면 어떻게 APOC같은 중요한 행사에 불참을 결정하고, 이미 낸 참가비를 환불 요청하는 일이 생겼겠느냐”며 “그래도 APOC 불참은 너무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대안협 내부에서는 이번 경기지부의 불참 결정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감정적 대응이자 APOC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불만 누적으로 불참했다’ 소문 나돌아
이에 대해 경기지부는 아직 정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APOC 불참 결정을 하기까지 내부적으로도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참에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 입장간 의견이 분분했으나 결국 불참으로 결정됐다는 후문도 있다.
경기지부가 적잖은 비판이 예상됨에도 APOC 불참이라는 결정을 내린 데는 어느 정도 감정적인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중앙회의 일방적인 회무 처리에 대한 불만이 감정적인 결정을 내린 이유로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지부 소식에 밝은 A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라고 본다”며 “정책결정 등 공적인 행사에 감정이 개입되면 안되는데 이번 경우에는 그동안 쌓인 감정적인 문제가 개입되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경우”라고 말했다.
‘안경사의 날’이 제 날짜에 지켜지지 못한 것도 경기지부가 APOC 불참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라는 의견도 있다. 안경사의 날이 다른 행사에 묻어가는 점을 우려했었다는 의견도 경기지부 내부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A원장 역시 “경기지부의 이번 결정에는 안경사의 날 행사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더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경기지부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대안협이 ‘9•28안경사의 날’ 행사를 학술대회와 함께 진행하며 제 날짜에 지키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APOC 역시 마찬가지로 안경사의 정신을 기리는 안경사의 날이 제 날짜에 지켜지지 못하고 이른바 다른 행사에 묻어가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있었다.
국제행사에 단체 불참으로 아쉬움 남겨
불참의 또 다른 이유로는 국제학술대회의 참석 비용을 일방적으로 정한 것에 대한 불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앙회가 대회 참가비로 10만원을 부과하면서 경기지부 임원들의 아쉬움이 컸다고 한다. 참가비를 결정하기 전에 최소한 지부의 의견을 묻는 등의 의견수렴이 없었다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경기지부 관계자는 “중앙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추진할 때는 공문 한 장 달랑 보내서 따라오라고 하기 전에 최소한 지부장이 임원들과 정책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불만과 비판의 의견은 비단 경기지부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부 역시 학술대회 참가비에 대해 경기지부와 비슷한 입장이었지만 이번 APOC에 참가했다. 내부적으로 참가비와 안경사의 날이 묻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중앙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경기지부의 결정은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의 B원장도 “어떤 행사든지 불만과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APOC라는 큰 국제대회를 유치한 것은 안경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 아니겠냐”며 “큰 행사를 치르려면 경비가 많이 들어 부득이 하게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의 경우는 세미나 참석 시 자비로 참가비를 지불하는 것이 다반사이고, 안경사의 날이 지켜지지 못한 사정도 있을텐데 경기지부가 대놓고 중요한 행사에 단체로 불참한 것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