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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갑안경의 알파와 오메가
  • 강현식 교수
  • 등록 2013-07-31 14: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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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도 근해의 열대성 해수서 서식하는 1m 이상의 대모 등딱지로 제작, 희귀성과 변색•변형 없고, 재생 가능한 소재의 특성으로 부르는게 값
 
■ 구갑테•별갑테•귀갑테
거북이의 등딱지로 만든 안경테를 일컬어 구갑테•별갑테•귀갑테라고 한다. 이렇게 호칭하게 된 데는 거북이를 뜻하는 한자 ‘龜’를 ‘거북 귀’ 또는 ‘나라이름 구’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또 별갑테(鼈甲)라고 부르기도 하는 까닭은 옛날 일본의 강호시대에 거북(대모: 玳瑁)의 등딱지를 장식용으로 못쓰게 하자 일본인들이 별갑(자라의 등딱지)이라고 슬쩍 둔갑해서 호칭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구갑테•별갑테•귀갑테의 호칭은 모두 다 옳은 표현은 아니다. 관습적으로 그렇게 불러 온 것뿐이다. 정확하게는 대모갑테(玳瑁甲: Hawksbill turtle frame)라고 불러야 옳은데, 대모는 적도 근해의 열대성 해수에서 서식하는 거북이의 일종이다. 대모갑은 대모의 등딱지 각질판을 가공해서 만든 장식용 재료이다. 이 재료를 사용해서 안경테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대모갑테라고 불러야 옳다.

■ 귀갑테(대모갑테)의 매력
귀갑테는 옛날부터 주로 장년층이나 노년층의 극히 소수의 애호가나 수집가가 구입한다. 타임 피스와 마찬가지다. 고가의 명품시계는 한번 구입하면 한평생 사용하듯이 귀갑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귀갑테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 번째 매력은 옛날 양반이나 세도가의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위엄의 표상(表象)이자 징표로써 사용한데서 찾을 수 있다.
귀갑테에 경주 남산에서 채석한 남석을 연마해서 만든 알(렌즈)을 끼워서 만든 돋보기는 6.25 전란이 발발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그 당시 노인들에게는 오늘날 명품 타입 피스를 찾는 사람들만큼이나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왜정시대만 해도 귀갑테 돋보기 안경은 권세와 재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은 귀갑테를 즐겨 썼다.
둘째로 희귀성이다.
귀갑테는 몸길이가 1m 이상의 대모갑을 이용해서 만든다. 대모의 등딱지 복판에는 5개의 조각이 목 부분에서 꼬리 쪽으로 덮여 있고, 좌•우 양쪽에는 각각 4개의 조각으로 덮여 있어서 한 개의 등딱지를 구성하는 큰 조각 수는 모두 13개이며, 25개의 작은 조각이 등 주변을 따라 덮고 있다(그림2). 등딱지 두께는 2~6mm, 색상은 반투명성이면서 황적색인 것이 가장 좋고 진흙색은 다음으로 좋다.
그런데 이러한 등딱지를 가진 대모 한 마리를 사용해서 겨우 2~3개의 귀갑테(대모갑테)를 만들 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 장을 붙여서 두께 4~6mm의 대모갑 판재를 만들어야 귀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재료의 한정된 양으로만 귀갑테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귀갑테는 대모갑을 최대한 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수작업으로 만든다. 귀갑테를 만들기 위해서는 2~3년의 도제 생활과 4~5년간의 제조기술을 연마해야 비로소 장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재료 면에서나 기술인력 면에서나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품목이다. 따라서 귀갑테는 희귀성이 높은 상품이다.
세 번째 매력은 착용상의 매력이다. 귀갑테를 쓰면 자신이 왠지 특별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귀갑테는 가볍고 오래 착용해도 편안하다. 더구나 미려한 문양과 색감, 피부색과의 조화, 그리고 풍부한 광택은 중후하고 멋진 모습을 연출해서 즐거움을 준다. 또 Business suit와 necktie와도 코디가 잘 되는 것이 귀갑테의 매력이기도 하다.
네 번째는 수리와 재생이 가능해서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다른 테에서 볼 수 없는 매력이다. 변색이나 변형이 안 되므로 A/S를 받으면 언제나 새 것처럼 착용할 수 있다.

■ 귀갑의 분류
귀갑은 등딱지의 컬러에 따라 수갑(首甲), 배갑(背甲), 주갑(舟甲), 본갑(本甲), 수갑(袖甲), 조갑(爪甲)으로 구분한다. 1매의 수갑(首甲), 4매의 배갑, 2매의 주갑, 4매의 본갑, 2매의 수갑(袖甲), 4매의 조갑으로 분류한다(그림2).
귀갑은 문양이 아름답고 색감이 좋고 가벼워서 안경테 이외에 전통 공예품 재료로도 이용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귀걸이, 목걸이, 귀이개, 머리핀, 빗, 단추 등을 만든다. 귀갑제품은 투명도가 낮고 색깔이 진할수록 가격이 떨어진다.
대모의 등껍질로 만든 귀갑은 색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데 투명에 가까운 것이 가장 비싸다(그림1).

 
■ 귀갑테용 형판(lens pattern) 제작
귀갑테는 수작업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테의 좌•우측 옥형 크기(eye size)가 비대칭일 경우가 많으므로 원칙적으로 좌•우측 옥형의 형판을 만들 경우에는 각각 따로 만들어야 한다. Hand made로 형판을 제작하든가 또는 성형기를 이용해서 주의 깊게 제작한다.

■ 귀갑테의 렌즈 홈(lens groove)
귀갑테(대모갑테)는 홈의 깊이가 깊은 것, 얕은 것 또는 홈의 위치가 뒤쪽으로 치우친 것들이 있으므로 조제하기 전에 홈의 각도와 위치를 살핀 다음 형판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홈이 얕은 것이 많으므로 bevel의 각도는 테의 홈보다 둔각(鈍角)이 되지 않도록 한다. 또 귀갑테는 신축성이 거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는 꼭 맞는 사이즈로 완성시켜야 한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작게 하지 않고, 여름철에는 약간 헐거운 듯 완성시키도록 주의해야 한다.
귀갑테 자체(서몬트형 또는 올 귀갑테)에는 깊게 커브를 붙이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외관을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로 렌즈를 약간 편평하게 beveling한다(그림4).

■ 귀갑테에 렌즈 끼우기
귀갑테에서 렌즈를 끼울 때에는 테 자체의 고유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다음 순서로 행하는 것이 좋다.
①좌쪾우측 다리를 해제할 것
②귀갑테는 건조시키면 실금과 균열, 접합부의 노출 등의 원인이 되므로 기본적으로 증기와 수분을 주면서 가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전기포트나 주전자 등의 뚜껑을 열고 그 증기를 이용해서 열이 도망가지 않도록 테를 붕대 등으로 감아서 가열한다. 온풍기, 전열기 등의 방법도 있으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④렌즈를 끼울 때에는 원칙적으로 코 쪽을 먼저 끼우고 엔드피스 쪽을 끼운 다음 마지막으로 림 하부를 끼우느 것이 안전하다. 지문이 남지 않도록 한다.
⑤가열 후 급냉시키면 귀갑을 상하게 하므로 주의를 요하며 식힐 때에는 냉풍으로 천천히 냉각시키는 것이 좋다.
⑥가열 후에는 표면의 광택이 다소 저하되므로 적봉을 사용해서 버프(buff)로 가볍게 연마한다. 귀갑을 물에 적셔서 표면을 연마한다. 이 때 속새 또는 무환자 잎과 같은 특수 식물성 연마제를 사용한다.

■ 귀갑테의 가열방법
귀갑테의 다리를 조정할 때는 열풍이나 가열식 히터를 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증기 가열식 히터를 사용한다. 만약 열풍이나 히터로 가열할 경우 귀갑이 건조되어 균열될 위험이 있다. 반드시 증기 가열식 히터로 서서히 가열하고 서서히 냉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귀갑테는 초음파 세척기나 끓는 물로 세척하면 균열이 발생하거나 접착부가 떨어지기 쉬우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접착 부위가 떨어졌을 때에는 귀갑테 전용 특수 접착제나 계란 흰자위를 바른 후 체결시켜 두면 접착된다.
귀갑테를 닦을 때는 부드러운 가죽으로 가볍게 닦고 반드시 케이스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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