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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광학, 30년 외길 인생… 제품마다 ‘함박웃음’
  • 신지훈 기자
  • 등록 2013-05-30 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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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부한 노하우로 생산된 제품 5년 전부터 동남아에 수출… 윤태완 대표 “뿔테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어”
 
일본 도쿄의 긴자역 부근에는 ‘스키야바시 지로’라는 유명한 초밥집이 있다. 메뉴도 초밥 하나뿐이지만 세 달 전에 예약을 해야 그 맛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초밥집의 주인이자 요리사인 오노 지로 씨는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25세부터 60년 동안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외출 시에는 손 보호를 위해 장갑을 꼭 끼고 다닌다. 더구나 오노 지로 씨는 60년간 똑같은 시간에 잠에서 일어나고, 똑같은 번호의 플랫폼에서 지하철을 타서 똑같은 시간에 손님을 받고, 하루 식재료의 양을 똑같이 사용해 스시를 만든다. 오직 고유의 맛을 유지한다는 일념 하나로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선글라스와 뿔테 안경을 생산하는 유성광학의 윤태완 대표도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집중력이 남다른 인물이다. 1년 365일 언제 어느 때라도 예외 없이 생산 현장에서 안경 만드는 일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을 하루처럼 안경 모델을 개발하고 금형을 제작하는데 변함없는 사이클 속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유성광학의 도수테나 선글라스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소리 소문 없이 유명해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집중력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 공장을 비운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안경을 생산하는 것이 때로 지루하지 않은가.

“(웃음) 본래 나는 특별한 취미가 없는 재미없는 사람이다. 다만 나도 사람인데 때때로 안경을 만드는 것이 왜 지루하지 않겠나. 단지 취미도 없고 특별히 갈 곳이 없다보니 공장에서 일하고 있을 뿐이다.”

- 안경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하다. 유성광학은 언제 설립되었나.

“집중력이 대단하다기보다는 솔직히 말해 안경 만드는 일이 재미있다. 공들여 만들어서 판매가 잘 될 때 느끼는 충만감은 돈을 주고도 살 수가 없는 묘미가 있다. 바로 그 충만감이나 만족감을 맛보기 위해 집중할 뿐이다.
원래 안경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이 있는데, 1997년 4월에 유성광학을 설립해 17년 동안 그런 충만감을 몇 번이나 느꼈겠나. 처음 직장생활을 안경 제조업체에서 시작해서 안경을 만진 지가 벌써 30년이 넘었는데, 그런 행복감을 느낀 것은 몇 번 안된다. 더구나 요즘은 예전에 비해 안경 만들기가 꽤 쉬워졌는데도 갈수록 어렵다는 생각만 든다.”

- 안경은 디자인이 소비의 최고 소구점이 다. 브랜드의 유명도도 중요한데.

“생산업체로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브랜드 유명도의 낙후성이다. 아무리 안경을 잘 만들어도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외면을 받는다. 브랜드 홍보에 투자가 많지 않았으니까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리는 모든 제품을 우리만의 고유의 금형으로 독자모델을 출시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타 업체와 모델이 섞이는 것을 피하려고 금형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생산한다. 코스트가 높아지지만 포기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나만 착용하는 흔치 않은 디자인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

- 한 분야에서 30년이 넘으면 일가(一家)를 이루었다는 뜻에서 장인이라고 한다.

“(웃음)장인은 아무나 되나? 물론 안경 만드는 사람으로 최고의 안경을 만들고 싶다. 기술로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다만 국내시장은 트렌드의 변화가 빠르고 소비자의 취향도 상당히 편차가 심해서 그것을 모두 섭렵할 수 있는 선글라스와 안경테를 만들 때 비로소 ‘장인’이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유성광학에서 생산하는 대표 브랜드 WILSON과 Vertte에 대해 듣고 싶다.

“WILSON은 다양한 연령층 공략을 위해 태어난 선글라스 브랜드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모델이 계속 늘어나면서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꾸준히 어필하고 있는 브랜드이다.
Vertte는 도수테 위주로 생산되는데 가볍고 착용감이 우수하며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이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제품의 화이트-레드, 블루-화이트. 호른무늬의 퍼플, 브라운, 옐로우 등 화려한 컬러 대비로 주목받고 있다.”

- 선글라스 제조과정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선글라스 제조업체는 대부분 10월부터 이듬해 3~4월까지 가장 바쁜 시기이다. 지금은 한창 안경원에 진열•판매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내년 신제품 개발을 위해 금형 제작에 들어가 있다.
우리 회사는 금형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금형은 좋은 선글라스를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틀로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소비자들에게 ‘유성광학의 선글라스라면 믿을 수 있다’는 찬사를 들을 수 있도록 독자모델 개발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결국 금형 제작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 내년 모델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올해 모델은 반응이 좋아 5만장 정도를 생산했는데 내년에도 수량 면에서는 비슷하게 만들 생각이다. 반응이 좋았던 마담용 선글라스를 축으로 젊은층을 겨냥한 모델까지 10가지 컬렉션을 선보일 생각이다.
아시안핏인 코패드와 안구 사이즈로 편안하고 안정된 착용감과 시각적인 효과를 고려한 제품을 계획하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액세서리 장식을 통해 다양하고 만족감 높은 제품을 만들어 볼 계획이다.
선글라스는 우리 회사의 주력 품목이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최고라 불릴만한 제품들을 매번 선보이고 싶지만 경기와 날씨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 모델 개발이 성패를 좌우하지 않는가.

“가장 어렵고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 부분이 디자인 개발이다. 직업병이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길거리에서도 안경과 선글라스만 보고 다닌다.
가끔 우리나라 사람이 서양인 얼굴에 맞춘 수입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을 보고 어울리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자주 있는데, 그런 점에서 한국인에 맞는 선글라스를 만들고 싶은 욕구를 자주 느끼고 있다.”

- 유성광학의 목표는 무엇인가.

“17년 전 유성광학 간판을 올리면서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타 업체와 비교할 수 없는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때 가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또 5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 등에 대한 수출도 대폭 늘려 세계에 유성광학의 우수함을 알리고 싶다.”


이탈리아 명품 수제 구두 ‘아 테스토니’는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즐겨 신은 명품이다. 특수 제작된 공기 가죽 주머니를 밑창에 넣어 발가락이 구두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볼로냐 공법을 사용해 발이 편한 구두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브랜드가 ‘아 테스토니’이다.
유성광학은 바로 세계인이 인정하는 아 테스토니 같은 명품 플라스틱 아이웨어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유성광학의 아이웨어는 한번쯤 만나야 될 충분한 이유가 있는 흔치 않은 컬렉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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