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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의 저공(狙公)이 원숭이들을 비유한 것이 어원인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유명한 고사성어다. 도토리를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준다는 주인의 말에 원숭이들이 화를 내자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하니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는 이 말은 어리석음을 꾸짖을 때 쓰인다. 이야기 속 원숭이들이 당장의 이익을 좋아하는 것처럼 현실에 사람들도 말하는 순서에 따라 마음이 달라진다.
말을 하는 순서에 대한 연구 사례를 보면 이런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사회심리학자 앨리어트 애런슨과 다윈 린더는 80명의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여 호감도의 변화에 대한 실험을 했다. ①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말하기 ②처음부터 부정적으로 말하기 ③긍정적으로 말하다가 부정적으로 말하기 ④부정적으로 말하다가 긍정적으로 말하기가 그 방법이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긍정적인 말하기의 호감도가 가장 높고, 부정적인 말하기의 호감도가 가장 낮을 것 같지만 실험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일관적인 긍정과 부정은 순서대로 2, 3위를 차지했고 ④의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하는 말하기의 호감도가 1위, ③의 긍정에서 부정으로 변하는 말하기의 호감도가 4위로 가장 낮았다.
③의 긍정에서 부정으로 변하는 말하기는 부정적인 평가로 인해 처음의 긍정적인 요소가 왜곡되어버렸다. 반면 ④의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하는 말하기는 나중의 긍정적인 평가가 처음의 부정적인 말을 진실된 충고처럼 들리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쓴 약을 마신 후에 먹는 사탕이 평소보다 단 것처럼 상대의 부족한 점이나 잘못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는 문제를 지적한 후에 칭찬을 곁들여 이야기 해보자. 처음에는 인상을 찌푸려도 마지막에는 호의가 담긴 지적이라 느끼고 달콤한 웃음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