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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희망 찾는 한국 안경계… ‘생존’ 잰걸음
  • 특별취재반
  • 등록 2024-01-31 19:36:59
  • 수정 2024-02-07 13: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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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안경업계의 풍향계

2024년 벽두, 우리나라 안경업계는 어느 곳에 위치하고 있을까. 

 

10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불황으로 ‘출구가 안 보인다’는 하소연이 업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내일을 준비하는 안경원과 업체들이 있다. 

 

본지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업계 각층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얻어 안경업계의 현주소를 짚어보며 미래를 대비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안경렌즈

안경사 자존심이며 안경원 지켜주는 보루로 ‘맑음’

안경원을 지켜주는 영원한 보루(堡壘)이면서 안경사의 마지막 자존심인 안경렌즈. 

 

앞으로 다가올 100년도 안경원을 변함없이 지켜줄 안경렌즈는 국가에서 안경사에게 법적으로 ‘처방과 조제’라는 권한을 부여받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문 분야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안경렌즈도 안경원 간의 경쟁으로 그 가치성이 점차 훼손되고 있다. 

 

국가로부터 유일하게 보장받은 안경렌즈가 경쟁에 내몰리며 가격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느 곳에서는 안경렌즈를 공짜로 판매한다는 고객 유인성 광고까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사실 국내 안경원은 지난 20여년 전부터 대부분의 판매품목을 온라인이나 쇼핑몰 등에 빼앗겼다. 

 

기능성 안경렌즈도 마찬가지여서 도수가 없는 변색렌즈나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는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다. 

 

더구나 인구가 해마다 감소해 안경 인구가 줄어들고, 여기에 라식과 라섹수술의 유행에 이어 최근에는 노안교정수술이 확산되면서 누진렌즈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안경렌즈는 안경사의 역할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분야다. 

 

일례로 시력이 굳어진 18세 이상의 안경 착용인에게 개인별 맞춤 안경렌즈를 처방할 수 있고, 또 근용안경을 중거리용과 근거리용 안경 등 시야의 필요에 따라 2~3장의 안경을 혼용케 하는 것도 안경사의 처방으로 달라질 수 있다. 

 

안경렌즈를 안경원의 주요 수익원으로 만드는 것은 오로지 안경사들의 몫인 것이다. 

 

더구나 국민 시력을 보호 개선할 필요성이 강조된 분야가 바로 안경렌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년 전부터는 변색렌즈, 블루라이트렌즈 등 고기능의 렌즈가 속속 개발되어 안경원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안경렌즈의 시장 상황은 안경사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맑음’을 유지할 수 있는 안경사의 유일한 시장이다. 

 

문제는 가격경쟁이다.

 

 

콘택트렌즈

해마다 온라인과 가격경쟁에 시달리며 약간 ‘흐림’

스마트콘택트렌즈, AI콘택트렌즈 등 첨단의 콘택트렌즈가 속속 개발 예정인 가운데, 국내 콘택트렌즈 업계는 정부의 온라인 허용 여부에 모든 눈과 귀가 쏠려 있다.

 

2011년 11월에 개정 공포된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제12조에 의거해 도수의 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콘택트렌즈는 오직 안경원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이런 콘택트렌즈에 대해 정부가 10여년 전부터 해마다 규제개혁을 내세우며 온라인 판매를 적극 추진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의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첨예한 가격경쟁이다. 

 

일부 대형 체인이나 안경원들이 큰 폭의 할인율로 구매한 콘택트렌즈를 소비자에게 저가 판매함으로써 가격 혼란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안경원에서는 콘택트렌즈를 행사 증정용품이나 미끼상품으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 결과 현재 적잖은 소형 안경원들은 아예 콘택트렌즈의 판매를 포기하고 있다. 

 

인근의 대형 안경원이나 체인점에서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서 마진을 챙기기는커녕 오히려 고객에게 불신감만 심어주어 콘택트렌즈 판매를 아예 포기한 것이다.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현재 우리나라 콘택트렌즈 시장이다.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의 문제는 또 있다. 

 

바로 국내 콘택트렌즈 생산업체들이 글로벌 회사와의 경쟁에 밀리면서 내수판매를 접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안경원의 콘택트렌즈에 대한 헐값판매가 일상화되면서 내수시장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PB상품만 생산하고 거의 모든 물량을 해외수출로 쏟아내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업체의 시장 지배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되고, 글로벌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독점하는 체계가 굳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 안경원에서 콘택트렌즈의 수익률은 최악이다.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바로 해외직구이다. 

 

국내 안경원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해외직구보다 오히려 30% 이상 저렴한 것이다. 

 

결국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을 발전시키려면 열악한 수익성을 개선하고 온라인 허용을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프랜차이즈 

불경기 때 더 커지는 안경원 체인은 ‘쾌청’

국내에서 안경원 프랜차이즈는 경기가 침체될수록 활황세를 보이는 유별난 곳이다. 

 

특히 안경원 간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가맹률이 올라가는 희망찬 분야다. 

 

심지어 그 어렵다는 팬데믹 시절에도 개원하는 안경원의 대부분이 프랜차이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옛날 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격언이 통하는 곳이 안경원 프랜차이즈인 것이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현재 등록된 안경 프랜차이즈는 총 73개로 2020년 55개에서 3년 만에 25% 증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국내 전체 안경원 중 대략 50% 정도가 프랜차이즈 안경원일 것으로 추정하는데, 체인 안경원을 선택하는 안경사가 그만큼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계도 시간이 지날수록 부익부 빈익빈, 즉 승자가 독식하는 마태효과가 두드러질 것이 예상된다. 

 

군웅활거의 프랜차이즈 춘추전국시대인 현재 상황에서 성공하는 체인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안경원을 개설할 때 체인 가입을 고려하는 안경사는 본부의 자금력이나 정책, 이념과 목표 지향점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가입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자칫하면 체인 본사가 사라져 외톨이로 전락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업계 일각에서는 외국의 거대 자본을 내세운 글로벌 회사들의 진출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의 선글라스훗, 렌즈 크레프트, 바오다오안경, 진스안경 등 외국의 거대 프랜차이즈가 국내법을 역이용해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국내의 일명 안경사법으로 진출이 쉽지는 않겠지만, 여러 변형된 방법으로 참여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국내의 안경원 프랜차이즈는 이미 안경시장의 주류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그만큼 안경원 프랜차이즈의 날씨는 맑은 하늘과 같다. 

 

 

안경테

안경테 생산과 판매 비상구를 찾아야 ‘흐림’

1980년대 국내 안경산업은 초 활황기였다. 

 

대구의 삼성광학 같은 곳은 한때 3천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부산지역도 90년대 초까지 부산안경제조협의회 내에 60곳 가까운 공장에서 내수와 수출용 안경을 생산할 만큼 왕성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안경테 생산과 판매 상황은 한 마디로 잿빛의 흐린 날씨다. 

 

한때 세계 4대 안경 산지라는 화려한 명성을 날렸던 대구3공단은 생산 인프라의 붕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침체되고 있다. 

 

안경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나 부속품, 코팅, 용접 등 협력업체들이 근근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대구의 안경관련 사업체 수는 792개사, 종사자는 2,618명이다. 

 

이러한 수치는 전국으로 분류했을 때 사업체는 69.2%, 종사자는 37.4%를 차지한다. 

 

즉 국내 안경산업에 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사업체 비중이 70%인데 비해 종사자 비중은 40%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대구 안경업체들이 대부분 영세사업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안경 수출도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 

 

대구의 안경테 수출이 2019년네는 8천만달러(약 1,071억원)였으나 2022년엔 30% 줄어든 5천 7백만달러(약 763억원)로 급감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구3공단의 한 안경생산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한 안경디자인학과가 대구보건대학교에 개설됐지만 신입생 미달로 결국 10년 전에 폐과한 이후 현재 국내 시장에서 제대로 된 안경 디자인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안경사협회와 진흥원. 학계는 머리를 맞대고 디자인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하나 문제는 생산공장에 젊은이들이 수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대구 안경제조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평균 연령은 60대 안팎의 중장년층이 차지하고 있다. 

 

안경이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면서 젊은 인력의 수급이 거의 끊기다시피 된 것이다. 

 

젊은 인력의 수급이 시급한 것이다. 

 

결국 국내 안경테 산업은 앞에 놓인 장애물을 걷어내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출처: 옵틱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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