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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력이란?
입체시력(또는 입체시각)이라고도 한다. 심시력(hyperacuity 深視力)은 두 물체간의 최소 거리차(差)를 식별할 수 있는 눈의 능력이다. 즉, 거리가 다른 2개의 물체를 동시에 보고 있을 때 그 물체간의 거리의 어긋남(편위: 偏位)이 어느 정도인가를 식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은 양안시기능에 장애요인이 없고, 입체시가 가능할 때만 발휘할 수 있다. 사람이 사물을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양쪽 눈이 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어서 목표물을 주시할 때 시차(視差)가 발생하고, 시력이 정상인 두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오른쪽 손바닥을 활짝 핀 채로 엄지손가락이 눈높이에서 약 30cm 떨어진 정중선(正中線)위에 위치시킨 후, 왼쪽 눈을 감은 채로 오른쪽 눈만으로 바라보면 손바닥은 보이지 않고 손등만 보인다. 또 왼쪽 눈으로만 보면 손바닥은 보이나 손등은 보이지 않게 된다.
즉, 오른쪽 눈만으로 볼 때와 왼쪽 눈만으로 볼 때는 면(面)으로만 보인다. 그러나 두 눈을 뜬 채로 보면 손등과 손바닥이 동시에 보이고 입체적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이는 이유는 두 눈이 적당히 떨어져 있고, 주시물체를 볼 때 양안시차(兩眼視差)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쪽 눈을 가리거나 동시시(同時視)가 되지 않거나, 사시•약시•부등상시• 부동시•억제가 있을 때에는 양안시(兩眼視) 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 양안에서 시차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원근감(또는 거리감각 : 깊이 감각 ; depth perception)을 지각할 수 없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입체시기능은 양안시기능 중 가장 높은 차원의 기능에 속하며 동시시가 안되면 깊이감각(심시력)도 일어나지 않는다.
심시력 검사의 법제화 필요성
통계자료를 인용할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입체시기능의 대표적인 장애는 양안시기능이 없어서 원근감(遠近感)을 지각(知覺)할 수 없는 것이다. 원근감(거리감 또는 깊이감)을 지각 못하는 운전자가 대형 자동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고속으로 질주한다고 생각해보자. 추월이 빈번한 고속도로 상에서 대형사고가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고속도로에서 연일 대형자동차에 의한 대형 추돌 및 충돌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을 생각할 수 있다. 교통법규 위반•정비불량•음주운전•졸음운전•운전미숙•날씨•도로환경•차량의 노후 등을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외에 양안시기능 장애로 발생하는 심시력(입체시력)의 불량으로 인해 대형 자동차끼리의 추돌사고도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더구나 오늘날 우리나라는 중화학공업의 두드러진 발전과 수출의 활성화로 부산 •인천•울산•포항•거제•광양만• 인천국제공항 등에서 막대한 물동량이 고속도로망을 타고 대형 화물 트럭에 의해서 수송되고 있는 것과, 또 연일 속발하는 대형 자동차의 추돌사고를 감안할 때 대형 자동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심시력 불량자의 조사와 함께 안경사 등에 의한 심시력 측정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자동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심시력 검사에 관한 법제화가 시도되지 않고
있어서 고속도로 상에서의 대형 자동차의 통행량 급증에 따른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대폭 증가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형교통사고를 조금이라도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심시력 검사에 관한 법률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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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력의 측정 원리
심시력은 입체시기능에 의한 것으로, 거리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능 중의 하나로 두 눈에 맺히는 비슷한 상의 망막시차(網膜視差 : retinal disparity)를 이용해서 느낄 수 있는 거리감각을 말한다.
심시력은 보통 입체시각(立體視角)으로 나타내는데 극도로 예민하고, 시각(視角)이 작아서 초각(秒角 : 〃)으로 나타낸다. 심시력은 대략 5~15초인데 2.5m 거리에서 측정했을 때 11초 이하가 정상이다. 식(1)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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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심시력(입체시각)은 초각(〃)으로 나타내는 것 보다, 삼간식 심시력계를 이용해서 직접 측정하고 원•근 감각을 유지하는 최소거리로 나타내는 것이 간편하고 실용적이다.
식(1)을 식(2)로 바꿔 쓰면 삼간식 심시력계로 측정한 값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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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력의 측정방법
심시력계를 이용한 입체시력 측정은 장치에 짜넣은 3개의 봉(a,b,c)을 주시하게 하고, 그 중 1개가 전후로 활주한다.
전후로 활주하는 중앙의 봉(c)이 양 옆쪽에 있는 2개의 봉(a,b)과 같은 위치로 되었을 때 활주봉을 정지한다(측정장치에서는 단추를 눌러 정지시킨다). 이 시점에서의 중앙의 봉과 양 옆쪽 봉과의 어긋남(편위)을 평가한다.
(예1) 입체시력의 경우:
식(2)를 이용한다.
PD=62mm, dθ=40.9", 검사거리 2.5m일 경우 원근감을 식별할 수 있는 최소 거리를 식(2)로 계산한다.
즉, 2.5m 거리에 있는 물체를 주시할 때 이 물체의 전후 20mm에서 원근감을 식별할 수 있으나 20mm이내에서는 원근 구별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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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2) 입체시각으로 나타낼 경우:
식(1)을 이용한다.
PD=62mm, 원근 구별이 가능한 최소간격(ds)이 20mm, 주시거리 2.5m 일 때 심시력을 초(秒)로 계산한다.
(예1)과 (예2)의 계산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1)식을 이용한 심시각(深視角)보다는 (예1)과 같이 삼간식 심시력계로 최소간격을 측정하는 것이 실용적이고 현장감이 있다.
맺음말
대형 자동차 운전 사고자에 대한 심시력 측정은 교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대형 자동차 면허 및 2종 면허 갱신할 때 삼간식 심시력계(三杆式 深視力計)에 의한 심시력검사(입체시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는 필수검사로서 대형 자동차 면허 소지자에게는 친숙한 검사이며, 검사거리 2.5m에서 측정한 심시력 3회 평균치가 2cm이내면 합격으로 판정한다.
조속히 관련 대학과 전문 연구기관에서는 대형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심시력을 조사하고 관계기관에서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심시력검사에 관한 법제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심시력 검사는 반드시 법제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