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운전자에게 즉석 시력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운전면허를 즉석에서 취소하는 이른바 ‘캐시법’의 시행에 영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9월초부터 교통경찰이 교통단속 현장에서 20m 거리에 있는 자동차 번호판을 운전자가 읽지 못할 경우 면허를 즉석에서 취소하는 관련규정을 시행 중이다.
경찰이 운전자에게 시력검사를 시행하는 캐시법이 시행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13년의 사건 때문이다. 당시 시력이 약화된 87세의 운전자가 16세 소녀 캐시를 치어 숨지게 한 이후 특별법이 마련된 것이다.
당시 가해 운전자는 경찰의 시력 테스트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자동차운전면허국(DVLA)이 면허 취소처분을 내리는 4일간의 시간동안 운전을 하다 결국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이 현장에서 운전자의 시력을 확인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면허를 즉시 취소하자는 요구를 제기했고, 이에 따라 캐시법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많은 영국민들은 캐시법에 반발하고 있다. 영국의 차량관리 전문업체인 벤슨자동차솔루션社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조사에서 응답자의 39%만이 2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번호판을 읽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25% 이상은 ‘번호판을 제대로 읽지 못하겠다’고 답해 캐시법으로 인해 많은 운전자들의 면허가 취소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벤슨자동차솔루션의 관계자는 “모든 운전자에게 캐시법을 적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매일 운전하는 사업용 운전자는 즉시 면허취소가 필요하겠지만, 일반 운전자는 예외를 둬 삼진아웃제(three out change)를 추가하는 것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