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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뿔테’… 죽어가는 ‘업계’
  • 본지 합동 취재반
  • 등록 2011-05-17 16: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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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 등 뿔테의 인기 지속으로 메탈테 생산 기반은 붕괴… 싸구려 뿔테의 소비 증가로 안경원 매출도 계속 하락
소재와 저가격으로 뿔테 안경 장기 군림

뿔테 아이웨어의 인기가 장기화되면서 대구 안경테 제조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천년대 중반부터 안경테의 절대 품목으로 급부상한 뿔테가 지난 7~8년간 굳건하게 철옹성을 구축하면서 안경테 생산업체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뿔테의 장기간의 유행은 저렴한 가격, 소재 특성, 컬러감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뿔테의 장기 유행의 결과로 4년 전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메탈테 생산 비중은 30%가 채 안될 정도로 줄만큼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수많은 안경 제조사들이 어쩔 수 없이 싸구려 TR테 생산에 뛰어들고 있지만, 모델 개발 여력이나 저가격 구조로 출시와 중단을 반복, 오히려 도매 납품가나 소비자 가격만 잔뜩 흐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메탈테 생산 공장의 한 관계자는 “일부 수출업체를 제외한 대부부의 생산업체와 원자재 업체가 뿔테의 장기간 유행으로 대구 안경산업 전체의 생산 기반이 흔들리고있다”며 “지난 4년간 대구 공장 중에서 프레스나 TNC 기계 등 생산시설과 관련된 기계를 구입한 공장이 한 군데도 없을 정도로 관련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괴됐다”고 단정했다.

메탈 소재의 힌지 등을 납품하고 있는 한 부속공장의 처지도 마찬가지이다. 메탈 소재의 부품 수주가 60~70%까지 급감하면서 관련업체들 대부분이 근무 종사자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뿔테에 메탈 소재를 가미한 콤비테가 종종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아세테이트, 셀룰로이드 등 한 가지 소재의 컬렉션이 판매 주류로 떠오르면서 30여 가지 공정으로 분업화된 대구 지역 생산공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전체 안경업계 차원의 대책 하루빨리 세워야

일선 안경원의 걱정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저가격의 뿔테 판매가 장기간 주종을 이루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안경원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방의 소규모 안경원의 경우 메탈테 판매는 더욱 심각한 상태이다.

전북 정읍시의 한 안경사는 “대다수 고객들이 값싼 뿔테만 찾고, 여기에 안경원간의 저가 경쟁까지 겹치면서 마진이 거의 없는 상황이 되었다”며 “잘나가는 안경원이라도 뿔테 판매가 주종이고 보니 속으로는 냉가슴만 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지역의 또 다른 안경사는 “싸구려 안경테 판매가 늘어나면서 ‘안경점(眼鏡店)’이란 잘못된 용어가 표준어처럼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2008년 말 국립국어원에서 ‘안경원(眼鏡院)’을 정식 국어로 등재키로 확정했지만, 싸구려 안경테의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안경원 호칭까지 싸구려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뿔테 중에서도 초저가 뿔테인 TR제품이 집중 판매되다보니 안경원의 수익성은 고사하고, 소비자의 안경원에 대한 인식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으로써 범 안경업계 차원의 대책이 절실해 지고 있다.

다양한 소재 개발로 돌파구 모색 절실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뿔테의 인기로 전체 안경업계는 적잖은 피해를 받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메탈테 판매 수요가 더 떨어졌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매년 3~4월이면 계절적 요인 때문에라도 메탈테 판매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 경향인데 오히려 메탈테가 줄어드는 이상 현상으로 이미 안경원의 비수기와 성수기가 사라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뿔테의 계속되는 유행에 대해 대구 생산업체의 한 원로는 “4~5년 주기로 교체되는 패션 트렌드가 기본인데, 뿔테 유행은 안경인들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거꾸로 가면서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생산업체와 안경원 모두가 살기 위해서는 뿔테 유행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뿔테의 유행으로 업계 전체적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고, 담배 한 갑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가격 안경테 판매로는 그 어떤 업체나 안경원이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생산업체에서는 뿔테 생산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뿔테를 만드는 공장이 대폭 늘어나면서 수익을 맞추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지만, 마진도 거의 없는 뿔테 생산에 신경 쓰느니 차라리 뿔테의 마티에르를 갖고 있는 콤비테 생산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어느 대형 생산•유통업체는 뿔테 인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스타 연예인들의 선호 때문이라고 판단, 패션성이 강한 메탈테나 콤비테로 스타 마케팅을 활발하게 집행하여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메탈과 뿔테의 장점을 살린 콤비네이션테의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우리 안경시장은 메탈테와 뿔테의 소리없는 전쟁이 7년 이상 벌어지고 있다. 소재의 장점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뿔테의 일방적 승리가 계속되고 속에서 메탈테 역시 더 이상은 물러날 곳이 없다는 위기감으로 일부 공장들이 배수진을 치고 역전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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