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먹거리의 변천사(3) 삼겹살
  • 우암 문윤서
  • 등록 2017-09-15 14:35:07

기사수정

우리는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한다. 먹는 데는 맛과 영양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열량도 수반되지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식물성보다 동물성 먹거리가 영양가가 높다.

우리들이 쉽게 접하는 육류 먹거리는 닭, 돼지, 소의 순서이다. 우리는 과학적 측정 이전의 속된 말로 닭은 하루, 돼지는 3, 쇠고기는 1주일을 잡는다. 이른바 허기 없이 속이 든든하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돼지의 삼겹살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삼겹살이란 돼지의 갈비에 붙은 살로서 비계와 살이 세 겹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삼겹살이란 것.

그런데 맛있고 고소한 삼겹살을 만들려면 일반적으로 흔히 농가에서 기르는 돼지사육법으로는 안 되고 특수한 사육이 필요하다. 어린 새끼돼지 때부터 성돈(成豚)이 될 때까지 사육하는 일이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육자는 갓 시집왔는데 어떤 운명인지 신랑이 급사하자 청상과부(靑孀寡婦)가 된 여인이 젖 뗀 새끼돼지를 사다가 정성껏 밥 주고 물 주어 살이 통통하게 쪄 몸값을 하여 가져간 곳이 상감이 계시는 궁전이란다.

신랑 없는 수심(愁心)을 애오라지 돼지새끼에게 쏟아 정성들여 키우다가 어명으로 돼지를 잡으러 올 때에 하루 한 끼를 건너뛰고 잡혀가지 직전에는 두 끼를 거른 후 보내면 돼지의 기름기가 딴딴해지며 줄어들어 고소한 비계 맛이 나 임금의 밥상인 수라상에 올려도 칭찬받는다는 것이다.

돌아간 애틋한 사부곡의 정()이 돼지에게 쏠리어 탐스럽게 돼지는 사육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돼지를 걷으러 갈 때 굶겨 비계가 줄어들면서 딴딴해지니 여느 돼지의 비계보다 고소하고 딴딴해 한층 맛이 날 수밖에.

헛된 개가(改嫁)의 엄격한 제도 때문에 삼겹살의 진미가 수라상에 가득 채워진다 하더라도 어쩐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 글은 아동문학가 마해송 선생(1906~1966)먹거리타령수필집에서 일부 초록한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몇 가지 슬픈 데가 있다.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하고 보내야 하는 슬픔이 첫째이고, 몸이 몹시 아픈 것도 진짜 슬픔이며, 배고픈 것도 진짜 슬픔이다.

 

배고픈 경험이 없으면 이 슬픔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은 들을 수도 없는 말인즉 개떡 같은 소리하지 말라의 개떡은 어떤 떡인가. 두부를 뜨고 나서 남은 찌꺼기를 주물러 만든 떡 같이 생긴 먹거리가 개떡이다. 참 맛이 없다.

 

하지만 요기(療飢)와 열량은 보충된다. 음식보고 타박하고 투정부리지 말라. 끼니를 때우지 못해 하는 말이 아니다. 아끼라는 뜻이다.

 

야외에서 음식 함부로 버리지 말라. 그것은 크나큰 죄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벌은 반드시 내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놀이하는 인간, 다 좋다. 인간의 문화는 놀이로부터 결국 경제나 정치 같이 실생활, 그러나 유희 못잖게 지혜도 필요하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끊이지 않는 보험사기, 작년에만 총 4,414건 제보 지난해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과 보험회사가 설치한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접수된 백내장 수술 등과 관련된 각종 보험사기 제보가 총 4,414건이며, 이중 3,462건(78.4%)이 보험사기 적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 17일 ‘적극적인 제보가 보험사기 적발로 이어집니다’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금감원에 보...
  2. 신간 소개/ 안경사의 기술 안경사의 기술│손재환 지음│라온북 발간│209쪽│29,500원안경사 생활을 하면서 가끔 답답할 때 펼쳐보면 신통하리만치 쪽집게 같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안경사의 기술’은 30년간 안경원을 성공 경영해온 손재환 원장의 실전적 자전 체험서이다.  안경원 준비부터 고객만족, 검안과 조제, 가공, 피팅까지 안경원의 모든 세세한...
  3. 새로운 ‘레이셀’의 3가지 컬러는? 바슈롬코리아 ‖ 문의 070-7167-9922/ 9927레이셀의 새로운 컬러 오로라 블랙, 프리덤 허니, 메리 모카 등 신제품 3종은 레이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섬세한 패턴의 컬러렌즈로 새로운 패턴과 컬러 믹스가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안전한 컬러 처리와 55%의 높은 함수율로 촉촉하면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무도수부터 -10.00D까지의...
  4. 국내 안경사의 업무범위… 말레이시아에서 길을 묻다 국내 안경사 관련법이 공포•시행된 때는 1989년이다.  그러나 35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안경사의 업무범위는 지난 2012년 콘택트렌즈의 안경원 단독판매 법률이 개정된 것 이외에는 꼼짝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에 반해 말레이시아는 1991년(Optical Act 1991)에 등록 요건과 실무 필요성 등이 명시되어 등록에 인정되지...
  5. LG전자, XR 스마트글라스에 진출하나? 세계적 빅테크 기업인 Meta가 산업용 증강현실(VR) 기기로 선보인 스마트글라스에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능을 대거 적용할 예정인 가운데, 핵심 협력기업인 LG전자가 확장현실(XR)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메타와 협력해 AI 기능이 접목된 XR 기기를 산업용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기업간거래(B2B) 사업 모델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