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와 비수기가 겹치면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일부 안경원의 가격파괴와 대규모 경품 증정 행사로 일선 안경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일부 안경원에서 무차별적으로 배포하고 있는 불법 과대광고 전단지. 가격파괴 일삼는 안경원 실태
안경업계의 고질적 병폐 중의 하나인 과대ㆍ과장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한안경사협회(회장 이정배, 이하 대안협)와 16개 시도지부가 안경원의 과대ㆍ과장 광고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를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중 안경원들의 과대ㆍ과장 광고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내건 안경원이 등장했을 정도다. 평소 대기업이나 백화점에서나 가능했던 자동차 등 고액 경품을 내건 안경원의 등장은 해당 지역은 물론 안경업계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구미지역에 소재한 한 안경원에서 벌이고 있는 오픈 기념행사는 그야말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엄청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안경원에서 내건 경품은 과연 안경원에서 가능한 행사인지 의문이 갈 정도로 대규모다. 1등 경품자에게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자동차, 2등에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애플 아이패드, 3등은 애플 아이폰4, 4등과 5등에는 각각 애플 아이팟과 5만원 안경상품권 등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안경테 공짜’에 안경렌즈까지 포함해 1~3만원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판매행사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1.56 중굴절 렌즈까지 포함한 안경이 1만원, 1.61 중굴절과 1.67 고굴절렌즈를 포함해 안경을 맞추는 가격이 2~3만원이다. 여기에 콘택트렌즈는 그야말로 소위 ‘헐값’떨이 판매되고 있다. 비록 선착순 1,000명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써클렌즈를 990원에 판매함으로써 주변 안경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행사가 모 프랜차이즈가 가맹 안경원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실시한 마케팅 행사라는 점이다. 해당 프랜차이즈는 대안협의 과대ㆍ과장광고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침에는 아랑곳없이 이 같은 대형 경품행사를 실시했다. 최근 안경계에서 일고 있는 자정 목소리에 대한 고려와 자제는 그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다.
이 안경원의 오픈 기념 행사도 놀라운 수준이었다. 11월 30일까지 매일 선착순 50명에 써클렌즈, 돋보기, 패션선글라스 등을 990원에 판매하는 파격행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비단 이 안경원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가격할인을 일삼는 안경원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전품목 50% 세일 행사는 차라리 애교 있는 행사로 비쳐질 정도이다.
대안협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안경원을 성토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게재되고 있다. 서울의 일부 안경원에서는 가격할인 행사도 모자라 ‘안경테 공짜’ 현수막이 곳곳에서 펄럭이고 있고, 지방의 한 안경원에서는 방문 고객들에게 인근 안경원을 비방하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대구의 한 안경사는 “가격할인도 모자라 자동차까지 경품으로 내건 안경원이 등장했다니 기가 막힌다”며 “이 같은 과대광고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 및 고발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경사들이 안경원을 말아먹고 있다”는 극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