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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걸음 치는 한국안경… ‘학교에 달렸다’
  • 나홍선 기자
  • 등록 2010-11-16 14: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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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사 면허증 취득자 10명 중 4명 타 직종 근무… 낮은 취업률은 사회적 위상ㆍ급료체제 미비가 원인
안경사 수급 불균형에 대한 진단 보고서

안경사 면허를 취득해도 직업인으로서의 안경사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도로 시행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수급 추계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12월 기준으로 안경사 면허등록인원은 2만 9,266명에 사망자와 해외이주자 등을 제외한 가용인력은 2만 8,534명이고, 이 중 보건분야와 복지분야, 비보건의료분야 등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1만 6,688명으로 조사되었다.

이 수치는 안경사 면허 취득자 가운데 97.5%가 국내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정작 보건ㆍ복지ㆍ의료분야 등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율은 59.1%로 안경사 면허 취득자 10명 중 4명이 타 직종에 근무하고 있다는 수치이다.

또한, 면허 취득 후 관련업계에 종사하는 비율에서 안경사는 조산사(38.5%), 치과기공사(46.4%)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고, 의무기록사(57.0%)와 임상병리사(58.6%), 약사(56.8%)와 비슷한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타 보건의료인은 관련 의사에 종속되는 업무 특성상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 즉 관련 기관ㆍ업체ㆍ연구기관 등 상대적으로 진로 범위가 넓은 약사 등과는 다르게 안경사의 취업 상황이 매우 열악한 것을 알 수 있다.

안경사는 국가 공인 자격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취업률이 저조한 것은 낮은 사회적 위상과 소위 배고픈(?) 현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후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면허증을 취득해도 처음 안경원에 취업하면 일반 중소기업보다 낮은 보수와 복지를 접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러다 보니 근무시간이나 보수 등 근무조건의 불만으로 이ㆍ전직율이 높고, 원장들이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 신규 배출된 안경사의 고용을 선호하는 경향 등으로 안경사로서의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좌절하는 사례가 많다.
불투명한 진로와 부정적인 전망도 문제

반면에 안경광학과 입학생은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현재 전국의 안경광학과 입학정원은 2,435명(2년제 662명, 3년제 1,003명, 4년제 770명)으로 매년 2천명 이상이 안경광학과에 입학해 안경사의 꿈을 꾸고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초창기 때 안경광학과는 취업이 잘되는 인기학과, 취업과 전문자격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는 전문학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막상 졸업하고 직면하는 직업 환경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매년 안경사 국가시험 합격자가 꾸준히 배출되고 있지만, 정작 안경원과 안경업계에서 소화할 수 있는 인원은 턱없이 부족하여 열악한 근무여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안경원 및 안경업계 상황으로는 안경광학과 진학 희망자들의 기대수준을 충족시켜 줄 수가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예비 안경사들의 상당수가 좌절감을 맛볼 여지가 높은 셈이다.

게다가 안경사의 국가시험 합격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안경사 국가시험에 대한 통계를 보더라도 국가시험 응시자의 40% 가량은 안경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2,500명 가량이 안경사 국가시험에 응시하고 있으며, 이 중 합격자는 대략 1,400여 명 가량이다. 해마다 약 1,100명 정도의 안경광학과 졸업생들이 안경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연간 응시 및 합격률을 보면 2006년(18회)의 경우 2,391명이 응시해 1,441명이 합격해 60.3%의 합격률을 기록했으며, 2007년(19회)도 합격률은 61.8%, 2008년(20회) 합격률은 64.8%를 보였다.

더구나 2009년(21회)에는 응시자 2,569명에 1,451명이 합격해 56.5%로 합격률이 낮아졌지만, 올해(22회)의 경우 2,557명 가운데 1,731명이 합격해 67.7%로 다소 합격률이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최근 5년간의 국가시험 합격률은 평균 60%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합격률에도 불구하고 안경사의 과잉배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교육이 변화해야 안경사도 산다

더 나아가 안경원의 과다경쟁에 따른 가격하락 추세도 안경사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국직업정보시스템’에서도 안경사의 업무와 관련해 “안경원의 포화상태에 따른 안경원간의 과다 경쟁, 그로 인한 안경사의 수익 감소는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자리 전망에 대해서도 TV와 다양한 영상매체의 발달과 컴퓨터 사용 인구의 증가, 노인인구의 증가 등으로 안경 착용 인구가 늘면서 향후 5년간 안경사의 고용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라식이나 라섹수술 등으로 안경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으며, 안경원의 포화로 인한 경쟁심화가 안경사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무 중심의 현장교육 하루빨리 서둘러야

더 근본적으로 학교 교육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현행 안경광학과 교육과정 및 교수진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안경사들에게 미래가 없다는 심각한 주장도 제기될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안경사는 안경광학을 전공하지 않은 타 과 출신 교수들이 대부분인 현 안경광학과 교수 구성이 조속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경광학과의 이해도가 부족한 교수들이 안경광학과의 교육을 주도하고 있어 안경광학과 출신들의 사회 적응력은 그야말로 최악”이라며 “실제로 대다수 안경사들이 실무를 처음 접하면 거의 초보자 수준이며, 100% 합격생을 배출했다는 학교 역시 이론만 앞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나치게 취업률과 합격률 위주로 운영되는 대학 및 안경광학과의 운영방식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상당수 대학이 실무능력을 갖춘 안경사를 양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커리큘럼을 운영하기 보다는 입학률과 취업률, 국가시험 합격률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두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교수들이 교육 내용을 바꾸고 싶어도 취업률과 합격률을 높여야 입학률도 높아지고, 학교도 운영될 수 있다는 학교의 논리를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 안경사는 “교수가 아무리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입학전형 비율과 취업률이 최고 가치가 되는 한 취업률과 국가시험의 합격률 올리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안경사는 “실무에 적합한 안경사를 키우지 못하면 현장과 학교는 점점 멀어질 것”이라며 “대학이 취업률과 합격률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반면에 학교 교육에 만족하지 못한 학생들이 실무형 교육기관을 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동부 인증을 받은 직업 전문학교나 평생교육원, 안경체인의 교육기관들이 속속 생기는 것이 그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산업정보대학의 이원진 교수는 지난해 안경사 국가시험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안경사 업무의 중요성과 업무영역의 확대, 학제의 개편 및 다양성 등을 감안할 때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안경사 양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며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교육현장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기고 있는 만큼, 국가시험 역시 실무형 인재 양성 차원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내 안경업체의 교육 분야에서 근무하는 안경사 역시 “학교에서 업계 현실 보다는 이상만을 주로 강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안경광학과의 교육이 변화하지 않는 한 안경사의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나홍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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