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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안팔리는데…” 인터넷 안경 도매상 날벼락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2-05-16 15: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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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값싼 가격으로 급속 확산… 소비자끼리 사고 파는 첫 신호탄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강 모 군은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A로 시작하는 안경 도매 사이트를 발견했다.

이 사이트의 메인화면에는 ‘도매 사이트입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안경테 12장 묶음의 한 세트를 최소 구매량으로 정해 놓고 초저가 판매하는 A社의 사이트가 눈에 띤 것이다.

강 군은 언뜻 A사 사이트가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여겼지만, 안경의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도 좋아서 다시 꼼꼼히 들여다봤다.

안경원에서 안경 한 장 구입하는 가격으로 무려 12장이나 주문할 수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띤 것이다.

그리고 강 군은 친구들끼리 나눠 쓰는 게 전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주저 없이 1세트를 주문했다.

그리고 물건을 받기도 전에 선 예약까지 받아 안경을 주변 친구들과 1~2장씩 손쉽게 나눠 썼다.

뿔테 유행 업고 전국 좌판점에 대량 공급

강 군이 우연하게 찾은 A사는 신종 안경테 인터넷 도매상 사이트다. 1994년에 설립한 이 회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제 안경류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판매하는 공급가격도 장당 5백원에서 5천원까지 초저가다. 웬만한 고급 스포츠 고글도 4~5천원이면 품질 좋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안경을 마음대로 골라서 구입할 수 있고, 판매하는 품목도 선글라스부터 스포츠 고글, 아동용 선글라스까지 다양하다.

그만큼 A사는 안경에 관해 이미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 곳이다.

더구나 요즘 잘 나가는 인기 모델까지 구비할 정도여서 일부 컬렉션은 이 카테고리에서 옥션, G마켓, 11번가 등 대형 오픈마켓에서 바로 접속시켜 놓아서 낱장 구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원래 A사는 일명 ‘노방’이라고 불리는 길거리 좌판 상인들에게 열쇠고리 등 수많은 유형의 팬시나 생활용품을 공급하던 도매상이었다. 그러다 중국산 선글라스가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에 조금씩 들여와 판매하다 뿔테가 유행하면서 안경류 판매에 뛰어들었다.

현재 이 같은 인터넷 도매 사이트는 수없이 많다. 좌판상이나 지하철 행상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이들 도매상의 대부분은 동대문 E호텔 뒤쪽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이들 도매상들은 규모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서울 명동이나 압구정동, 홍대입구 등 전국 대도시 중심가에 산재한 좌판상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A사는 이들 도매상들 중 하나로써 노하우를 축적한 후 중국산 싸구려 뿔테나 선글라스를 전문적으로 대량수입하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노안용 돋보기의 경우만 보아도 이들 규모가 얼마나 큰지 쉽게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연간 소비되는 약 400만장 중 노점에서 판매하는 비중이 70% 이상’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의 노점상 창업 토털사이트인 노점상닷컴에서 ‘안경’을 검색하면 A社가 쉽게 등장한다. 이 같은 변종 도매상이 안경 노점상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엄청난 파급력으로 안경사 업권 속속 침투

안경원은 최근 1년 중 최고 성수기로 손꼽히는 5월에 심한 매출 부진에 빠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5월 달에 이런 불경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다.

더구나 국내 안경원은 이미 작년 10월부터 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터이다.

소비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안경의 최대 고객이던 중산층의 씀씀이가 줄어들고, 각종 물가가 오르면서 덜 먹고 덜 쓰자는 소비심리가 팽배해지며 안경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1~2년 사이에 신규 안경원이 많이 생기기도 했지만, 선글라스가 제철이라는 요즘에 이 정도로 매기가 없는 것은 난생 처음이라고 합창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A사와 같은 신종 인터넷 도매상까지 슬그머니 등장해 안경원 매출에 생채기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도봉구의 한 안경사는 “안경원 수익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이런 사이트에 안경 도매가격까지 노출되기 시작하면 안경원 영업은 끝장난 것”이라며 “결국 우리들 안경원은 안경사끼리 끝도 없이 벌이는 가격경쟁, 온라인 판매, 백화점, 그리고 대형 온라인 도매상과 노점상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A사 같은 인터넷 도매상이 등장했어도 마땅하게 이를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대한안경사협회가 노점상의 싸구려 선글라스 판매를 막기 위해 2000년대 초 15대 홍지화 집행부 때부터 길거리 홍보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안경의 노점상 판매는 뿔테가 유행하면서 이제는 완벽하게 하나의 상권을 구축하고 있을 정도이다.

물론 안경관련 단체에서는 안경테의 의료기기화를 성사시키겠다는 다소 엉뚱한 시도를 몇 번씩 벌인 적이 있었다. 회장 선거철만 되면 단골 메뉴로 등장한 것이 안경테의 의료기기화였다.

그리고 이 문제가 막다른 골목에서 출구를 차지 못할 때 등장해 한 가닥 기대를 걸게 했던 안경의 의료보험 적용도 연기만 피운 채 오리무중에 빠져 있는 상태다. 그렇다고 안경원 이외의 장소에서 구입한 안경에 렌즈를 조제하는, 일명 알갈이를 할 때 안경사들은 정당한 시력 검사료나 피팅료를 받는 대신에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변형 인터넷 도매상은 어쩌면 업계 전체에 이제까지와는 전혀 엉뚱한 모습으로 엄청난 화근 덩어리가 될지 모른다.

어렵게 설명할 것도 없이 변형 인터넷 도매업체가 성행하여 그 결과 소비자들이 앞 다투어 도매 사이트에서 안경을 세트로 구입해 주변에 나눠가지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몰아닥치면 기존의 도매업체가 와해될 것은 뻔하고, 안경원은 고작해야 인터넷 도매 사이트에서 안경을 구입하거나 아니면 안경테 판매를 포기한 채 안경렌즈 전문 조제업소로 전락할지 모른다.

제로 지금도 명품 브랜드가 아닌 일부 수입 유통업체들이 안경원 뒤편에서 야금야금 인터넷 바다에 뛰어들고 있기도 하다.

지나친 상상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소비자 한 명이 인터넷 도매 사이트에서 안경을 세트로 구입해서 주변에 나눠 썼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그 전파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1명 →12명→144명→1,728명→20,736명→248,832명→2,985,984명→35,831,808명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 한 명이 일곱 바퀴만 돌면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경사들의 일심(一心)이 중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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