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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안경/ 로마가톨릭 최고의 신학자, 히에로니무스
  • 다비치안경체인 부회장 박성훈
  • 등록 2023-02-28 11:44:28
  • 수정 2023-02-28 11: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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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과 있는 성모자] 니콜로 디 리베아토레, 1465년, 캔버스에 유화, 바르베리니궁 국립미술관. 로마. 이번 칼럼엔 화가가 아닌 그림의 대상이 되는 인물(오브제)에 대한 얘기다.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는 ‘예로니모’로, 영어권에서는 ‘제롬’이라 불리는 고대 로마시절 달마시아(지금의 크로아티아) 지방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기독교로 개종해 로마가톨릭의 4대 교부(교회의 아버지) 중의 한 성인이자 신학자가 된 히에로니무스(347~420)의 이야기다. 

 

성인이 살았던 1600년 전인 4세기에는 안경이 있을 턱이 없었음에도 성인의 훌륭한 업적과 고매한 위상을 감안해 안경이 꼭 필요한 캐릭터라 판단했던 중세의 유명한 화가들이 그를 묘사할 때 안경을 낀 모습으로 자주 그렸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 

 

먼저 이 그림에선 성모 옆 네 명의 성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검은 테 안경을 콧등에 걸치고, 깔맞춤 한 붉은색 모자와 성복을 차려입고 사자 한 마리가 두발을 들고 성복을 당기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하게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성 제로미니] 리오넬로 스파다, 1614년, 112×143cm, 바르베르니궁 국립미술관, 로마. 성인은 390년경 베들레헴의 성당 지하동굴에서 히브리어 성서를 토대로 구약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하였으며, 이전에 라틴어로 번역한 신약과 합본하여 유명한 ‘불가타(Vulgate)’를 발간, 이는 오늘날 가톨릭교회의 표준 라틴어 성서로 사용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최고의 성서 번역가이자 신학자답게 ‘바니타스(모든 것이 헛되도다)’를 의미하는 해골을 옆에다 두고 코걸이 안경을 걸친 채 저술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성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글 읽는 성 히에로니무스] 조르주 드 라투르, 17세기, 캔버스에 유채, 122x93cm. 이 작품은 단정하게 붉은색 성복을 차려입고 오른손으로 안경을 잡고 서서 성경을 해독하고 있는 성인의 모습을 그렸다. 

 

루브르미술관이 200년 동안 묻혀있던 작품의 진가를 알게 된 프랑스 태생의 바로크 화가 조르주 드 라투르는 책상 위에 펼쳐진 두꺼운 성경책과 열려진 안경 케이스를 대비시켜 대학자인 성인에게 가장 유용한 물건이 바로 안경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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