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경기 어떠세요?’
‘별로예요, 최악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경기 좋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판에 짜인 각본처럼 모두들 힘들다는 신음에 가까운 말들을 주고받는 게 일상인 요즈음 안경사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내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출혈경쟁이 아닐까 한다.
어디 그 뿐인가. 월세, 인건비, 물건값, 부대비용 등 모든 물가가 상승했지만, 우리의 영업이익과 안경원의 가치는 나날이 하락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을 원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우리의 목소리가 너무 작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이제 우리의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안경 착용비율은 해마다 증가해 50%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장시간 노출이 되어 있는 청소년층의 안경착용 비율은 그 이상이어서 근래 신병훈련소에 입소하는 장정들 대부분이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경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건강보험에서는 시력교정을 위한 지원은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필자는 프랑스 파리 출장에서 안경관련 보험제도를 듣고 우리 사회에도 적용해야할 제도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안경사와 안경원이 우리와 똑같이 존재하고 있는 프랑스는 패션의 나라 이전에 국민의 시력교정은 국가와 시력교정을 위한 안경사의 몫이란 사명감이 서로 어우러져 바우처 제도라는 결실을 맺고 있다.
프랑스의 바우처 제도는 보험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년 또는 격년으로 보험 수급자에게 안경 구입의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보험사와 국가가 지원하는 이 제도가 우리나라도 생긴다면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안경원으로 유입되고 시장이 확장되어 안경사에게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국가마다 제도와 세금 체계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눈 건강을 위하는 마음은 하나이기에 다른 나라의 우수한 정책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을 피할 이유가 없다.
이제 안경사들은 안경의 정당한 조제가공료와 기술료, 그리고 국가의 지원을 위해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그리고 대한안경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 그리고 보건복지부의 협치를 통해 우리의 밝은 미래를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