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협회 회장 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2월에 선출하는 협회장은 차수로는 제20대이고, 인물수로는 강중화 회장으로부터 현 김영필 회장에 이어 열네 번째이다.
안경사협회장에 출마 후보자는 대략 12월 정도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지금까지 20대 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이는 지난 11월 초순에 열린 홍콩안경전시회에서 김종석 서울 회장이 유일하다.
다만 내년 협회장 선거는 안경원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힘든 때여서 출마자들은 자신의 몸을 불사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선거에 나서야 한다. 행여라도 영광만 생각해 출마한다면 자신이나 회원들에게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안경사 회원들은 새 협회장으로 전쟁터의 람보 같은 영웅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회원들이 바라는 새 협회장은 안경의 가격파괴를 완벽하게 근절시키고, 땅바닥에 떨어진 안경가격을 최소한 10년 전 가격으로 올리고, 안경원을 외면하는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는 지혜를 갖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안경 조제료의 현실화시킬 수 있는 능력 있는 인물이 당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임기 중엔 힘들겠지만 안경의 의료보험화를 위한 뼈대정도 세워놓는 인물이라면 금상첨화다. 곳곳이 상처투성이고 앙상하게 메마른 안경원에 속살을 찌우는 탁월한 영웅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새 협회장은 협회 밖으로는 관계부처와의 관계를 찹쌀떡처럼 끈끈하게 회복시키고, 안경원의 잃어버린 9가지 장비를 되찾는 인물을 원하고 있다. 30년 전에 만든 안경사의 업무범위를 확대하고, 정부의 규제 개혁 프레임에 갇혀 시시때때로 터져 나오는 콘택트렌즈의 온라인을 철저히 막는 수성(守成)에 탁월한 인물의 등장을 바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협회장 선거는 안경원을 혼란에 계속 빠져있느냐 아니면 위기 상황을 정상화로 이끄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적어도 협회장에 출마한 인물 중 이런 일을 해결하는데 적합한 인물에 투표하면 절반의 성공은 거둔다.
지금까지 일부 대의원은 협회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심지어 어느 대의원은 정치꾼처럼 지역에 얽매였고, 때론 지부장의 입맛에 맞추어 거수기 노릇을 해왔다.
그 결과 심하게 표현하면 협회와 회원에게 피해를 입히는 협회장의 동조자가 되었다. 협회와 회원을 위한 참 일꾼을 뽑아야 하는 대의원이 오히려 회원에게 피해를 주는 선거를 해왔던 것이다.
또한 내년 협회장 선거는 편 가르기나 상대를 헐뜯는 흑색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 실익도 없는 피로스(Pyrrhic victory)의 승리 같은 선거가 되지 않도록 출마자나 대의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안경사 협회장 선거는 고대 에피로스의 왕 피로스가 모든 전쟁을 승리하고도 아군의 피해가 너무 극심해 승리를 스스로 포기한 상처뿐인 ‘피로스의 승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새 협회장은 회원의 고단한 삶을 희망으로 바꾸는 참봉사의 인물이 선출되어야 안경원에 웃음이 다시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