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경력 40년의 흔적이 담겨 있는 어느 안경사의 엄지손톱이다.
요즘은 전자동 옥습기로 누진렌즈부터 단초점렌즈까지 버튼 하나로 간단히 안경렌즈를 조제하지만, 불과 15여 년 전만 해도 안경렌즈를 조제하려면 안경사가 손으로 꼼꼼하게 면치기를 했다.
콜라병이나 맥주병의 밑바닥을 손으로 절단하고 갈아내며 림에 맞추는 장인의 손길이 이용되던 것도 불과 4반세기 전의 일이다.
국내에 옥습기 출현 이전에 안경렌즈를 조제하려면 안경 장인들이 두꺼운 종이에 안경테 림의 형태를 그린 후 그라인더에 렌즈 하나하나를 깎아내며 안경테를 완성시킨 것이다.
지금은 오래된 책장 속에 있을 흔적이지만, 40년 넘은 어느 안경사의 엄지손톱에서 지난날 안경인의 삶의 흔적이 묻어 있어 가슴이 저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