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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원 선글라스, 강펀치(백화점 파격세일•소셜 커머스•인터넷) 맞고‘휘청’ - L백화점, 명품 선글라스 기획 특가전 상시 개설… 도매가 13만원인 선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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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안경원에서 명품 선글라스를 판매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은 올봄에 유명 백화점들이 벌이는 명품 선글라스의 파격가 판매를 지켜본 일선 안경사들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아예 선글라스를 판매할 수도 없을뿐더러 어쩌다 한두 번 팔았다 해도 욕먹고 망신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안경원에서 명품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팔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푸념이 곳곳에서 들려온 지도 오래되었다.

최근 국내에서 1~2등을 다툰다는 L백화점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본점을 포함해 전국 26개점에서 5만원, 7만원, 12만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이고 선글라스 특가전을 펼쳤다.

백화점에서 예쁘게 단장하고 고객을 맞이한 명품 브랜드는 그야말로 이름값 한다는 ck부터 펜디, 에스카다, 로예베, 비비안웨스트우드 등 14개 명품 브랜드가 가판대에서 고객의 눈길을 모으고 있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1~2년 지난 재고상품이라고 항변했지만, 분명한 사실은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가격은 그야말로 그 어떤 안경원도 구입할 수 없는 파격가였다.

전국 어느 안경원이든 최소한 1~2장은 갖고 있을 명품 선글라스를 판매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고, 설사 예전처럼 판매했다가는 그야말로 안경사는 ‘눈감은 사람 코 베어 가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소셜 커머스’도 명품 선글라스 급속 잠식


안경원에서 명품 선글라스를 편안하게 팔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지금까지 십 수년째 맹위를 떨쳐온 인터넷 온라인 판매도 여전하지만, 얼마 전부터 젊은층 사이에 폭발적으로 이용되는 ‘뽐뿌’등 수십 개의 소셜 커머스에서 안경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초저가로 명품 선글라스를 판매하고 있다.

더구나 소셜 커머스 홈피에는‘안경원에서 30만원에 구입하는 ck도 10만 원대에 나오고, 이런 가격 절대 나올 수 없어요.
 
1층 로비 선글라스 매장 꼭 방문해 보세요’등 소비자들이 올린 구매 권장성 품평 문구가 하루에도 부지기수로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이런 수십 곳의 소셜 커머스에는 아동용 선글라스, 백화점 상품권 등 각종 사은품까지 증정한다는 광고 글이 떠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경기도 일산의 한 안경사는 “가뜩이나 안경원 판매가격에 소비자 불신이 심한 상황에서 대형 백화점과 소셜 커머스까지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파격행사를 벌이다보니 안경원에서 명품 선글라스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바보 되기 십상이고, 특히 젊은이들이 안경원에서 선글라스를 찾는 경우는 이제 거의 없어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안경가격이 그나마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고 알려진 서울 남대문 지역의 P 안경사도“얼마 전 신상품으로 구입해 28만 원에 판매하는 선글라스를 근처 백화점은 안경원에서 구입할 수도 없는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근처의 또 다른 안경사도 “업체들이 자금 융통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재고떨이를 한다고 변명하겠지만, 백화점의 파격가 행사가 계속될수록 안경원에서 명품 선글라스 판매는 끝장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특가행사와 관련해 L백화점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특가전은 신상품이 아니라 주로 작년도 S/S 컬렉션을 위주로 12만 5천 원에서 15만 5천 원 상당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정기적인 할인행사일 뿐”이라며 “백화점마다 매년 실시하는 정기 할인행사에 안경원이 반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이 말은 곧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지난 22일까지 일주일간 벌인 이 할인행사는 이틀 뒤인 24일부터 또다시 연장 세일 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백화점 직원의 말처럼 정기세일이 아니라 상시 세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에 선글라스를 공급하고 있는 한 유통사의 관계자 역시도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안경원도 종종 판매하는 방식아니냐”며 “컬렉션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기스(흠집) 상품전을 제외하고 이번과 같은 정기 할인행사에 신상품을 공급한 사례는 없다”는 궁색한 답변만 되풀이 했다.

선글라스 소비자들‘안경원이 비싸다’인식

현재 대부분의 안경사들은 명품 선글라스 문제는 단지 가격이나 신상품 여부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10년 가까이 복고풍이 유행하면서 명품 선글라스는 림의 크기나 장식의 유무 등 눈에 띄는 부분을 제외하면 전문가도 어느 것이 재고품이고 어느 것이 신상품인지 구분하기 어려운데, 소비자들이 무슨 정보로 신상품을 구별하겠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는 재고품인지 신상품인지를 구별할 수 없는 상태에서 디자인과 가격만 보고 선글라스를 구입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년 전부터 소비자들에게 명품 선글라스의 구입처는‘안경원이 아닌 백화점’이라는 인식이 확실하게 자리잡혀있다. 안경원이 젊은 층에게 명품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렵다는 말은 괜한 엄살이 아니라 사실로 굳어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경기 일산 지역의 한 안경사는 “해마다 업체들 말에 안 속겠다고 몇 번씩 다짐하면서도 결국은 물건을 구입하고 속 끓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이런 어처구니없는 백화점 특가전은 유통업체와 백화점의 가격 조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서 도도매를 통해 기획된 선글라스 특가 판매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소셜 업체가 안경 유통업체에 선금으로 대량 구입할 경우 도매가격으로 13~14만 원에 거래되는 제품이 인터넷은 10만 원대로 판매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도매 유통사의 관계자는 “우리는 안경원과 백화점에 대한 가격차별은 전혀 없다”며 “또한 가격 통제권은 유통업자가 아닌 판매자가 갖고 있기 때문에 도도매와 이번 특가전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선 안경사들, 협회의 강력 대응 촉구

최근 브랜드 가치 전문평가기관인 영국의 브랜드파이낸스가 발표한 2012년 글로벌기업 브랜드 가치에 따르면 삼성은 381억 9,700만 달러(약 43조 5,255억 원)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소니와 노키아 등이 첨단 기술을 앞세울 때 한국의 삼성이 내세운 캐치프래이즈는 ‘또 하나의 가족’이라며 가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삼성은 가족’이란 이미지를 만들어 다른 재벌에 비해 유독 삼성에게만은 온건한 태도를 유지하는 국민(=소비자)을 만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안경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소매나 도매를 떠나 모두 한 가족이라는 의식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월상품이니까 싸게 판매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일부 유통업체가 안경원의 명품 선글라스 판매를 가로막는 것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또 안경원의 영업 특성상 소비자가 어쩌다 찾는 선글라스라고 해도 명품을 전혀 구비하지 않아서 뒤돌아선 고객은 영원히 다시 찾지 않는다는 소비 속성을 잘 알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명품 선글라스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안경사 입장이다.

결국 소비자에게 명품 선글라스는‘시간이 조금 지나면 절반 가격 이하로 살 수 있는 제품’또는 ‘명품 선글라스는 안경원이 아니라 백화점이나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안경원은 이미 명품 선글라스에 관한한 외곽지대로 밀려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안경사들은 개인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런 문제는 안경사의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라도 대한안경사협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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